여울물 소리,황석영-작지만 세차게 흘러가는 여울처럼 이름 없는 민초들의 가슴에도 꿈은 흐르고 있다.
BY ary68019 ON 2. 7, 2013
여울물소리
저자
황석영(HwangSok-yong)
출판사
자음과모음(2012년11월19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작지만세차게흘러가는여울처럼이름없는민초들의가슴에도꿈은흐르고있다.
지난해말개밥바라기별을읽고는황석영님의유머가득한문장,깊이있는글솜씨에반했고청춘,그맘때쯤이면누구나한번쯤했을고민들에지극히공감하며감동하며읽었다.왜이제야읽은거지싶을정도로푹빠져읽었다.그후론바리데기,여울물소리까지읽게되었다.
여울물소리.
제목을딱읽었을때는꽤나낭만적인이야기인가?표지도귀여운핑크색깔인걸보니…….어?여울은강이나바다에서얕거나폭이좁아물살이센곳이라서비록물소리는작지만힘이있는데그렇다면기구한사연이많은판소리꾼이야기인가?라고생각했다.
등단50주년을맞은일흔이된대한민국대표작가의넋두리같은메시지를다읽고난지금은자꾸만뭔가를생각하게만들고있다.어려운옛날용어들이많아서사전을들춰가며읽었음에도불구하고술술재미있게,때론가슴절이며읽었다.그러나그때까지도미처몰랐다.이렇게곱씹으며긴생각에빠질줄은.
2013년오늘의현실에서마주한19세기우리백성들의아우성.그자생적움직임들.언제나백성들은한결같이지켜보고소원하고있었구나.올바른세상.모두에게공평한세상.억울하고굶주린자없는세상.그런세상이오기를목숨걸었고비굴과부조리,부패에맞서용기를냈구나.라고생각하니울컥한마음에고개를조아렸다.
소설의이야기는박연옥의회상으로시작해서그의남편이신통과엮이게되고이야기꾼과동학즉천도교,그시절의만인소,임오군란,동학혁명등역사적이야기로흘러간다.그과정에서광대,민요,판소리,전기수,언패소설,민담,놀이패,육자배기,삼현육각,거벽등새로운사실들을깊이있게다루고있어서19세기로타임머신을타고간기분이다.
박연옥.그녀는시골양반과기생첩사이의서녀로태어나나이열여섯에시골부자의후처로들어가지만투전판을떠돌며집안을돌보지않던남편과삼년만에이별하고집으로돌아온다.결혼전,이미마음속에이신통을정인으로두었기에민란에참여했다가부상당하고돌아온그를지극정성으로간호하며짧은행복을누린다.하지만행복의단잠은잠깐뿐.나라에서금지한천지도의신자인이신통은도인들의고통과각지의민란을외면할수가없어연옥을떠나게되자연옥은그런신통을찾아다니게되고그과정에서그제야그를진정으로이해하게된다.
이신통.그는서얼의서자로태어나신분의한계를지닌지식인이되어주변부를떠돌게되는엄격한신분제도의희생양이다.이름난전기수로,강담사로,재담꾼으로,광대물주로,연희대본가로,천지도의교리와스승의행적의기록자로서의떠도는다양한삶은신통방통한그의글읽는솜씨만큼이나재주가많고기지가번득이기에좋은시대를만났다면더많은일을하지않았을까싶다.
‘내마음정한곳은당신뿐이니,세상끝에가더라도돌아올거요.'(p.87)
신통이연옥을떠나면서남긴이말은오히려연옥의혼잣말이되고우리민족의한서린외침같이들린다.마치정의와진실은돌고돌더라도반드시돌아올거요라는울림처럼.불의에맞서기위한항거와봉기의움직임은분명더좋은세상을꿈꾸는민초들의꿈의물결이다.
몰락해가는왕조와외세의침략이들끓던19세기그격변의시대에봉건적신분제도와성리학에바탕을둔유교사상을뒤엎는다는것은상상불가의생각이었을것이다.하지만부정부패와제국열강들의침탈을더이상목도할수없었기에농민들과일부지식인들이감히용기를내어동학혁명을일으켰다.결국권력의개입과일본의개입으로실패로끝났다.하지만힘이없을것이라여겼던민초들의도도한저항의힘이,그정신과혼들이흐르고흘러서3.1운동,4.19의거,5.18광주민주화항쟁등으로세차게스며든것이아닐까?싶어그반란의가치를높이사고싶다.
‘그게모두일본이서양것들에게당했던그대로를우리에게덤터기씌운게랍니다.석달동안에조정은미국,영국,독일과차례로수호조약을체결하였답니다.'(p.248)
‘바야흐로난세인데무슨죄를지었는지는모르나정말죽일놈들은모두벼슬아치들이지요.청은물론양,왜가함부로들어와나라의이권을제각기도적질해가는판인데힘없는백성들등이나치려고사고파니망해가고있는거지요.'(p.422)
‘사람이바로하늘이니사람밖에사람이따로있는것도아니다.좋은마음이하늘이니그마음을존귀한하늘처럼소중하게받들어서좋은마음에따라사는것이곧자연의이치에따르는길이로다'(p.372)
‘평생의근심은임금이임금답지못하고신하가신하답지못하며아비가아비답지못하고자식이자식답지못한각박한세상이되었음이라.'(p.375)
요즘영화판을휩쓰는메뉴들,26일,레미제라블,클라우드아틀라스등도더나은세상을꿈꾸는힘없는자들의목숨건반란과혁명을다루는것같아반가우면서도가슴한켠씁쓸하다.
언제쯤이면우리가바라는세상이될까?정치가들뿐만아니라우리각자가관심을갖고지켜봐야할것이다.쉽진않겠지만꼭오리라는신념과확신을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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