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가게, 이나영, 문학동네 – 자신만의 시간을 윤아에게 돌려주자.
BY ary68019 ON 2. 12, 2013
시간가게-제13회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수상작
저자
이나영
출판사
문학동네(2013년01월1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아동
시간가게,이나영,문학동네-자신만의시간을윤아에게돌려주자.
‘생각한다.고로나는존재한다.’는데카르트의말을살짝비틀어보자.’욕망한다.고로나는존재한다.’이말보다더정확하게현재우리의가치관을대변할수있는말이또있을까?인간욕망의끝은어디인가?그렇게욕망하는것이진정으로우리가원하는바이며행복에이르게하는길이던가.
이책’시간가게’는욕망이꿈과희망을대신하는순간더이상행복하지않음을말하고있다.스스로소망하는일인지생각해볼겨를도없이성공하지않으면뒤떨어지는종족쯤으로인식되고,1등이아니면행복한것이아니며들러리인생인양치부되는현재교육의일그러진모습을그려내고있다.
우리는알고있다.성장가도를달리던대한민국의욕망은채워졌으나더이상행복하지않음을,OECD자살률1위인것만봐도이젠뭔가가달라져야함을,기쁨도없이휘청거리며가고있는아이들에게,부모들에게,대한민국전체에경고장이필요함을말이다.
죽은아빠에게부끄럽지않기위해윤아를좋은대학에보내고싶어하는엄마.보험설계사로고생하는엄마에게힘이되고싶어서힘들어도열심히하는윤아.두사람다살아가는일이힘에부칠것이다.그러나아무리노력해도끝은보이지않고행복을위한다는달콤한유혹도차츰효력이떨어질때쯤윤아앞에불쑥나타난시간가게.하루10분의시간을얻는대신행복한기억을하나씩잃게된다는조건에깊은생각없이시간가게의거래를받아들인다.그러나막상윤아가사용하는10분은거의시험성적과관계깊다.처음에친구의수학답안지를베끼며전교1등을하게되고영어인증시험에서대학생오빠의시험지를베껴학원최고성적을거두거나친구를골탕먹이거나감자몇알을훔치는것등이다.처음에는움칠하던마음이차츰대범해지고양심의가책도못느끼게된다.그러나시계가고장나면서다시고쳐진시계로10분의시간을얻는대신행복했던기억을2개씩잃게되는더위험해진거래.머릿속에있으리라생각했던기억들은온데간데없이사라지고모든게혼란스런윤아는다시잃어버린추억을찾고자10분의시간을되돌려주는보다더위험한거래를하게된다.하지만돌아온기억은내것이아닌가짜기억이고온통뒤죽박죽인기억속에서절망하는윤아.시간만사면행복해질줄알았는데과거와현재모두엉망진창이되어버린윤아는영훈이와의대화속에서새삼깨닫게된다.행복은시간을사는것만으로해결되지않음을말이다.내가중심인삶,내가무엇을원하는지를생각하는주체적이고자율적인삶을이제야생각하게된다.더불어지나간추억,행복했던기억만으로오늘하루가행복할수있음을,힘든순간을이겨내는추진력이됨을알게된다.
판타지같은’시간가게’는윤아를비롯한우리아이들의모습,희망사항이투영되어있다.1등성적이행복의척도가아님을,생활의편리와물질적풍요를제공하는것만으로부모의역할이다한게아님을외치고있다.
칭찬은고래도춤추게한다지만그게더부담되고더잘하라는강요처럼느껴진다는윤아의말은우리의가슴을뜨끔하게한다.엄마의모든대화는거의천재적인수준으로시험성적이라는단어와결합시킨다는윤아의생각에흠칫놀라게된다.어린줄만알았던아이들이사실은어른의속내를꿰뚫고있고모르는척하고있을뿐이라는사실이놀랍다.
내가진정으로원하는것이무엇인가.지금내가좋아하는것을하고있는가.진정으로온몸으로느끼는행복한전율에휩싸여본적은있는가.윤아의이야기를통해서우리스스로에게도이런질문을던져봤으면한다.
브레이크고장난폭주기관차처럼달려만가는부모들에게여유를갖고잠시돌아보고쉬었다가자는외침,그리고고장난기계를고쳐서대형사고를막아보자는절절한외침이바늘처럼콕콕쑤셔댄다.
자살,폭력,학업스트레스,가치관혼란등은어느시대,어느지역에서나있는문제라지만지금우리는급격한성장의신화에도취되어있다보니어느새목표가무엇인지,행복이무엇인지잊어버린게아닌가싶다.상처투성이인사회곳곳에서나는악취와고통으로이젠더견딜수없다고치유를호소하는우리모습들이참으로심각한지경에이르렀기에더이상방관할수없음을절감하게된다.
숨쉴틈없는학원투어와1등지상주의로몸이힘든것보단마음이더힘들다고호소하는아이들의모습이이젠낯설지않다.
모든아이가윤아처럼살지는않는다.그리성실하지못한아이도있고똑똑하지못해서뭔들하나제대로못하는아이,빈둥대며할수없다는부정어를남발하는아이들도있다.자기가하고싶은대로즐기면서하는아이도있을것이다.그렇다해도윤아의이야기가전혀지나친느낌이들지않는이유는윤아엄마의생각이지금부모들의생각을대변한다는느낌이들어서이다.
부모세대처럼살아가지않기를,좀더행복하기를,좀더성공해서어깨펴고살기를바라지않는부모가어디에있겠는가.문제는아이들과대화로그들의뜻을충분히수렴했는가.그들에게선택의여지와자율권이주어졌느냐의문제이다.지금내아이가행복한가의문제이다.삶이전쟁터임을너무일찍알아버려기쁨도,즐거움도없이생존경쟁에서도태되지않으려애쓰는아이들의모습은분명우리가원하던게아니지않는가?
우리사회에서학벌,명문대졸업장,학력이의미하는게무엇인지를알고있는부모세대는자신의분신과도같은자식이어떻게해줬으면하는지본능적으로감지하고있고살벌한터전에서생존하기위해성적이좋아야함을기본으로알고있다.그래서명문대를가고좀더나은직장을다녀경제적인부와사회적인명예를누리게하고싶다는열망에서어릴적부터학원투어를시키게된다.성적이좋으면행복하고여러학원을다녀야안심이라는이치다.그러나정작자식들은행복보단불행쪽에서있고불평과무기력이가득하다면한번쯤행복이무엇인지생각해보는시간이필요하다.잠깐멈추는휴식이더불행한사태를막을수있으니까.헤르만헤세의소설’수레바퀴아래서’의명민했던한스기벤라트의죽음을기억한다면아이스스로움직이게해야한다.아이만의생각할시간과놀이의추억도주어야한다.아이스스로마음을열때까지기다려주어야한다.내앞에타오르던행복이한순간에꺼질수도있음을알아야한다.아리스토텔레스는’니코마코스윤리학’에서진정한행복에대해서일침한다.행복은자기자신에게달려있다고.스스로좋아서가슴설레이며할수있을때를기다리자.
*인상깊은구절
본문150-시간만사면행복할줄알았다.그런데내과거도현재도엉망이되어버렸다.지금행복하지않은데,엄마말처럼미래에행복해질수있을까.만약에그렇다해도지금내가행복하지않은데무슨의미가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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