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못난 개항- 조선 양반들의 리더십의 부재와 타이밍의 실패
조선의못난개항-조선양반들의리더십의부재와타이밍의실패

만약시간을되돌릴수있다면다시새롭게시작해보고싶은우리역사,한발자국만일본을앞서갔더라면하는안타까운역사,제대로개혁에성공했더라면지금일본과우리의처지는달라졌을텐데하는미련과아쉬움을남기는역사는과연무엇일까?

처음이책을받아든날,나는평소에읽고싶던책이어서무척기뻤다.

평소마음속에느끼던궁금한것들을속시원히풀어줄것같은느낌이들어서였다.

이책을읽기전에도개인적으로한국역사에있어서가장아쉬운시절이있었다.그것은저자가이책속에서이야기하고있는것처럼바로개항전후부터시작해서일제식민지시대까지였다.

대구에있는근대문화골목길투어를가다보면청라언덕,3.1만세문화운동길과이상화고택,서상돈고택,근대문화체험관을구경하게된다.근대문화유산을둘러보다가가슴아픈역사의장면들을사진으로,비석으로,건물로맞닥뜨리다보면어느새눈시울이뜨거워온다.동학혁명과천도교의이야기를담은<여울물소리>,정약용형제와천주교의박해를담은<흑산>,윤동주이야기를담은<별을스치는바람>,김소월이야기를담은<소월의딸들>등의그시절에관련된역사나문학작품을읽을때도가슴이답답하고안타까운마음뿐이었다.최근에혁신과관련된경제경영서적을여러권읽으면서눈앞에아른거리던생각도130여년전의역사와관련된것이었다.’그개혁의시기가제대로되었더라면얼마나좋았을까’라고.그시절은바로나의할머니의할머니가사시던시대여서그분들의고통을헤아려보니더욱가슴이먹먹해져왔다.

과거에대한미련을갖는것만큼어리석은일도없다.하지만E.HCarr의말처럼역사란현재와과거사이의끊임없는대화요,오늘의삶을비춰주는거울이며미래를내다볼수있는창이다.그러므로아쉬웠던우리의역사를부지런히재조명해서현재와미래에는그같은실수를하지않도록그시절을자주곱씹어볼필요가있다.과거의실패를거울삼아한발더전진하고싶은마음이하늘같다.그러하기에잠시시간여행을해보면서우리민족의삶의뿌리를더욱튼튼히내렸으면하는마음이다.

저자인문소영은역사학자가아닌기자이다.기자로서의예리한눈과통찰력으로조선개항시점의역사를집요하게연구하여분석해놓았다.이책의부재처럼’일본은어떻게개항에성공했고조선은왜실패했나?’에대한이리도깊이있는책이있을까싶을정도로정말자세하게분석해놓았다.그시절에대한작가의애정이남다름을느끼게된다.

고종이즉위한1863년부터1910년한일합방에이르는47년동안조선이이것만일찍했더라면하는것이개항과개화의시기이다.일본보다한발앞섰더라면그당시정치가들에게미래세계의판도가읽혀졌을것이고그런선견지명으로나라를다스렸다면오랫동안민족전체가고통의세월을겪지않아도되었을것이다.

나라의규모나인구,지리적위치등이비슷했던두나라한국과일본.

조선과일본의역사는130여년전의개항,개국을시점으로전세가역전되고간격이벌어지면서21세기한국과일본의정치경제에까지꾸준히영향을미치고있다.그렇기에작가의말처럼,누군가는꾸준히현미경을들이대고관찰해야할과거가바로개항과개화기라는데깊은동감이다.도대체일본의성공요인은무엇이고조선의실패요인은무엇인가.그책임은누가져야할까.

조선보다23년일찍개항한일본은당시의막부통치권이천황에게이양되면서내각제와천황체제를공고히한메이지유신을단행하게된다.청일전쟁과러일전쟁의잇따른승리로조선에대한우선권을영국,미국,러시아로부터각각부여받게되면서아시아에서의위치가점점강력해진다.중국의제1차아편전쟁때일본은위기감을느낀반면,조선은18년뒤제2차아편전쟁때에위기감을느끼기시작한다.일찌감치시작된네덜란드무역상들과의교류는일본에게서양문물과세계흐름에대한정보통으로서의역할을하게된다.그리하여일본은외부정보에민감하게되고국제사회질서에적응하는방안을마련하게된다.일본이유럽열강만큼눈부시게발전한시기는1905년전후이고조선은점차합방의수렁으로빠져들어간다.

일본의하급무사들이혁명을통해부단히변화를이끌고메이지유신을성공시킬때조선의양반들은주자학을고수하고명나라를사대할것이냐청나라를사대할것이냐로다투며외부의변화는오랑캐의일이라고무시하곤했다.일본이서양의근대화문물과산업시설을발빠르게받아들이고부국강병을꾀하는사이에조선은사회적혼란과가난속으로백성들을몰아넣었다.

일본이유럽과미국에수백명의사람들을유학보내거나선진문물을견학할때조선은기껏일본과청에수십명의유람단이나사절단을보내는데그쳤다.

일본은개혁의필요성이전지식층과서민들에게발빠르게확산되어책출판과독서인구의확대로이어졌고반면에조선은일부북학파와실학자들이개화의필요를느꼈지만실학자들이나역관들은정치적세력이아니었기에정책으로연결되지도못했고붐을일으키지는못했다.

변혁을일으키려면수많은지식인들이필요하고그들에의한학문과사상의저변확대가필요하다.후쿠자와유키치가1866년에쓴<서양사정>이당시25만부팔렸고<학문의자유>는370만부이상팔렸다.그외에도<만국공법>,<문명론의개략>,<유럽문명사>,<영국문명사>,<만국신사>등의책이출판되어지식층의지적욕구를채워주었다.그러나조선은일본보다20년뒤에야<만국공법>이소개되었지만일반인들에게널리알려지지못했고최초의유학생유길준이쓴<서유견문>도1889년에완성되었다.

책을읽으면서근대를받아들이는일본지식층과일반시민들의분위기가조선과는판이하게다름을알수있다.

지금도일본에서는외국서적을빠르게번역해서소개하고있다고한다.한국은지금도300만부이상이팔려나간책으로유홍준의<나의문화유산답사기>정도라고한다.

처음시작은외세에의한강제적인개방개항이었지만점차위기감을느끼고자율적으로개혁개방을펼쳐나간일본이다.

일본은1853년미국페리함대에의해강제개항되고개항에적응해가며구체제를해체해가는과정들이광범위하게전개된다.구체제해체의주체는하급무사와지식인들이고이들을성공적인메이지유신의완성은조선과의차이를더욱벌려놓는다.반면조선의경우는어떠한가.대원군은호포제실시,서원철폐,비변사폐지등의개혁을실시하기도하고개화파들은갑신정변을시도해보지만큰성과없이단발에그치고만다.그이후로우리는외세에침략과간섭에두손,두발들고당하게되고급기야개항한30년뒤에는일본의식민지로전락하게된다.

그당시에가장아쉬운대목은무엇일까?

만약기술학을우대했더라면,주자학이외의다른학문에대한열린입장이었다면,동학혁명이나천주교의전래를적극받아들였다면…….우리의지방선비들이근대적의식을좀더일찍깨치고백성들을계몽했더라면…….흥선대원군이나고종에게강력하고현실적인리더십이있었더라면…….개방의타이밍이20년만앞섰더라면…….모든것이아쉬울뿐이다.

지금은지식정보화시대이다.

지식과정보를빠르게습득하고받아들이는개방과속도의시대.그당시나지금이나턱없이부족한독서인구도걱정스럽고평화상이외에는노벨상수상자가없다는사실도걱정스럽고개방과속도면에서도솔직히우려스럽다.

지금우리는어떻게살것인가.

지금부터라도많은고민들을해봐야겠다.

여러가지문제점을제시하고자욕을먹더라도의욕을부린기자에게나는박수를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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