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키터리지- 내 삶의 퍼즐은 아직도 진행 중~~

올리브키터리지(양장)-2009퓰리처상수상작 저자 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ElizabethStrout) 출판사 문학동네(2010년05월06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올리브키터리지-내삶의퍼즐은아직도진행중~~

인생이란커다란퍼즐조각을맞춰가는것이아닐까.

자기몫의일상을여기저기에끼워놓고채워넣는,아직은진행형인퍼즐.그퍼즐은느릿한,아주느릿한컨베이어벨트위에놓인듯가고있다.앞서간세대가채워놓은퍼즐뒤를연이어,자신만의색깔로채워가는계속되는퍼즐인생들.

이렇게자기몫의퍼즐을채워가다보면한편의풍경화가되기도하고만화가되기도하고동양화가되기도하고서양화가되기도하겠지.

이책은수학교사인아내올리브키터리지와약사인남편헨리키터리지의삶이녹아있는퍼즐이다.

경제적으로는전형적인미국중산층의모습을하는주인공들.그들의사고방식도미국중산층의보편적인사고방식일까.

소소한일상을깊이있게파고들고심리묘사도자세해서감정이입이쉽게되었다.올리브와그녀의아들크리스토퍼와의갈등은좀의외다.한국어머니와의모습과는다른듯해서말이다.

수학교사라면교육학이나교육심리정도는꿰뚫고있을법한데도아들을이해하지못하고받아들이지못하는점은정말의아스러웠다.어쩌면그게본능에충실한감정일테고솔직한표현일지도모르겠다.

이소설은서서히몸에배어가는나의참견본능을불러일으키며올리브의뒤를졸졸따라가게한다.

마을곳곳에서,각각의집안에서일어나는일들이한편의긴풍경화가되어퍼즐을맞추는듯했고맞추다보면어느새새로운퍼즐들이연결되는진행형퍼즐.올리브뒤로다음타자크리스토퍼가이어갈퍼즐이야기.

이웃과의소소한마찰및사랑이야기,가족내에서의갈등과연민이야기들이잔잔한물결처럼흐르다가돌멩이를던지면작은파문으로일렁이는호수를담은마을풍경화다.

아직그나이대가아니어서생경한부분도있고나와는성격이나가치관이달라서의아한부분도있지만주인공올리브여사는어딘가에있을우리이웃의모습이고이웃아낙의모습이다.

모자는순식간에격렬히싸우다가도,그분노는이내무언의친밀감처럼둘을감싸버려영문을알길없는헨리만멍하니따돌림을받는기분이되었다.(13쪽)

아들과어머니의갈등과사랑에소외감을느끼는아버지의감정표현이그럴듯하다.세밀화를보듯섬세한심리묘사에연필을들어끄적이게한다.

저희오빠들이셋이다달라요.형제끼리아주다른거,우습다고생각하지않으세요?(17쪽)

어릴적에는형제자매들이모두비슷하다고생각했다.나이가들면서차이나는걸보고우습다기보다는의아하다고생각했다.그러다더나이가들어서는아주당연하다고생각했다.인간은원래다르니까.

자식이처음열이나는날부터시작해서걱정이끊일날이없지.(35쪽)

그러게요.적당히떨어져서가는길봐주기만하는것만으로는조마조마하겠지만그래도사는게익숙해지면다들제몫을하잖아요.믿고걱정일랑서랍안에넣어두고오후의느릿한햇살이나즐겨보세요.

새로운곳에갈때마다그곳에희망이있어보였다.모든것이처음에는이렇게말하는것같았다.좋았어.여기라면살수있을거야.여기서라면쉴수있을거야.어울릴수있을거야.(79쪽)

문득시간과공간으로부터멀어지고싶을때가있다.달콤하고구수한친숙한맛과향에질리기도한다.징글징글한인생을샤방샤방한인생으로바꿀수있지않을까하는환상에부풀어올라추억속동네에대한집착을버리고훌훌떠나기도한다.돌다보면순환하듯제자리일때도있고너무멀리가있을때도있다.

익숙해질듯익숙해지지않는삶이그래서묘한긴장감을주기도한다.

오,미친,이우스운,알수없는세상이여!보라.그녀가얼마나살고싶어하는지.그녀가얼마나붙잡고싶어하는지.(86쪽)

사물에대한견해를갖지않는순간늙어가는것일까.점점덤덤해지는무딘감각은무얼말하는걸까.그렇다가도어느순간갑자기뭔가를되찾고싶은욕망은거의본능일까.

세상이변해도변하지않는진리는’오늘을,지금을재미있게즐겨라’인듯하다.

그녀는외로움이사람을죽일수있다는걸여러가지방식으로사람을죽게만들수도있다는걸알았다.

올리브는생이그녀가’큰기쁨’과’작은기쁨’이라고생각하는것들에달려있다고생각했다.큰기쁨은결혼이나아이처럼인생이라는바다에서삶을지탱하게해주는일이지만여기에는위험하고눈에보이지않는해류가있다.바로그때문에작은기쁨도필요한것이다.(본문124쪽)

뭐든다안다고잘난체하는며느리에대한올리브의질투와응징은끔찍하면서도귀엽기까지하다.시어머니올리브의심보.ㅋㅋ그러다가체념하고포기하기도했다가아들을잃은듯한상실감에우울해지지기도하는시어머니올리브.세상사는이치가다그렇다해도쉽게받아들이지못하기에더욱허전하고외롭고우울해지는건아들을가진엄마들의보편적인현상일까.

누가뭐래도삶은선물이라고,나이가들어간다는것은수많은순간이그저찰나가아니라선물임을아는것이라고.게다가사람들이연중이맘때를이렇게열심히기념하는것은또얼마나근사한일인가.(본문227쪽)

죽는다는말그렇게함부로쓰지마라,얘야.어떤사람들은지금이순간진짜로죽어가고있어.그것도끔찍하게.그런사람들은너같은입장이라면기뻐할걸.약혼자에게버림받은것쯤이야.그런사람들에게모기한번세게물린거나다름없지.(본문328쪽)

인생선배의한말씀은언제나세상사는이치를일깨운다.

마을속의삶이나내이웃의삶도내삶의일부임을깨닫는다.

삶을선물로감사하게받을게요.ㅎㅎ

저는죽는다는말이쉽게나오지는않아요.끈질기게오래살거예요.^^

이책은푸근하고친숙한공기속으로산책하는느낌이다.

문장이강렬하지는않으나세심하고개성이있다는느낌에빨려드는책이다.꼬리에꼬리를무는일상들을풀어내는해법이수더분한수다같다가정곡을찌르는철학같기도하다.

시시껄렁한수다같다가농익은사유같기도하다.

어른을위한성장소설이라는말에동감이다.

허세와거품으로가득한것같아도진실과순진함이배어나오기도하는인생.말많은세상에말이안되는일이일어나기도하고속도붙은기관차처럼질주하다가어느샌가쌕쌕거리며느려지기도하는인생.이렇듯알다가도모를인생,끝까지뭔가를모르고갈수도있는인생이지만수다떨다퍼즐채우는기분으로빈공간을그저내몫이라생각하며오늘도나만의색깔로퍼즐조각을채워가고싶다.

때로는어디다채워넣어야할지몰라낑낑대기도,실수하기도하지만결국제자리를잡아가는퍼즐같은인생.모두를만족시키지는못해도모두의주의집중을받지는못해도사랑스런나의작품인나만의퍼즐.지금나의퍼즐도진행형이다.과연어떤그림으로나타날까.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