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수인-여운이길~~게남는이야기.
항상책을읽고나면가상과현실의경계가모호해지곤한다.
어쩌면그것을즐기는건지도모르겠다.
그래도,
그래도이토록긴여운을남기는소설은아마도오래간만인듯하다.
저자는스페인바르셀로나출신의카를로스루이스사폰이다.
이소설만의특유한기법인지는모르겠지만선과악의구도가명확하면서도예측불허의반전이곳곳에지뢰처럼숨겨져있다.추리적서사구조가매우정밀한느낌이다.
배신,복수,우정,그리움,은혜,약속등의이야기에모험과추리가보태진소설이다.읽을수록태풍급의흡입력이랄까.
기대이상이다.
어둡고음침한분위기속에서도따뜻함과포근함이흐르고,정의와의리가빛을발한다.
이소설의배경은스페인내전을전후한바르셀로나이다.
그어둠의시대에영혼과이름과사랑을잃어버린한남자의이야기가구슬프게전개된다.
바르셀로나에서’셈페레와아들’이란서점을운영하는셈페레와그의아들다니엘.
서점직원으로는페르민아저씨가있다.
불황탓인지,외부의알력탓인지서점의재정난은갈수록위태로워진다.
다행히도베아와결혼한다니엘에겐훌리안이라는귀여운갓난아기가있고페르민은곧결혼할예정이라서어느때보다마음은행복으로분주하다.
크리스마스를앞둔어느날험악한표정의사나이가찾아오면서긴장과불안,증오와슬픔에휩싸이는다니엘과페르민.
20년전의이야기가추억이아니라충격과상처의역사이자가족사임을알게된다.
"세상의좋은것들은항상열쇠로채워져있지"(22쪽)
"이세상의모든것이다거짓이요,돈을제외한모든것이."(22쪽)
열쇠와돈을강조하는의족에의수인이남자는도대체누구일까.
사람을외모로판단해서는안된다지만범죄의냄새가나는그의오만한태도는나를아마추어탐정으로만들어놓았다.(28쪽)
페르민이겪은기분더러운시기는언제일까.무엇이그의미소를앗아간걸까.
다니엘의계속되는재촉에드디어이야기를풀어놓는페르민.
20년전악명높은몬주익교도소13호감방에페르민로메로데토레스가들어가고,다리가없는살가도도들어온다.
그의맞은편에는작가인다비드마르틴,12호에는닥터라몬사나우하가있다.
수상한시절의죄목이란어찌보면권력을유지하기위한하찮은이유들이거나억지죄목일때가많다.
죄목같지않은죄목이통하던암흑의시대.
아무런죄없이감옥에들어온수인들.
수인들은다비드마르틴의이야기를좋아하게되고그에게’천국의수인’이란별명을붙여주게된다.
어느날교도소를탈출할수있는유일한방법을찾아낸마르틴.
힌트는<몽테크리스토백작>
죽지않고서는살아나갈수없는몬주익교도소에서’죽음을통한도주계획’을실행에옮기게된다.
페르민이감방동료인살가도를죽이고서로옷을바꿔입은채시체포대에들어가위장을하면탈출이가능하다는것이다.
물론살가도의보물열쇠를훔쳐서말이다.
우여곡절끝에공동묘지에내던져진포대속의페르민.그는죽을힘을다해빈민촌으로스며든다.
춥고굶주리고외로운그에겐오직지켜야할약속만이그의하루를지탱하게한다.
죽은자들의세계에서탈출한그가지켜야할약속은무엇이었을까.
세상에아는이없고거지처럼살고있는그가하루에도수십번죽고싶었지만죽을수없게한약속은무엇일까.
그것은다비드마르틴이사랑한이사벨라와그의아들셈페레다니엘을지켜주는것.
그러나이사벨라는교도소장발스의독살에의해콜레라로사망하게되고진실은침묵속에고이잠들게된다.
침묵을지켜야만살아갈수있던시절.
이사벨라의사망소식을접한후페르민은묵묵히다니엘의수호천사가되어그의친구가되어준다.
다시찾아온살가도에게보물열쇠를건네준다.그를추적한결과보물은이미누군가가빼돌린상태…….
도대체누가그의보물을훔쳐갔을까.혹시발스?
야망과욕망이큰교도소소장인마우리우스발스.
죄수마르틴의글쓰는재능을탐냈던그는마르틴의필력으로문인의명성을얻고자애태운다.
어찌됐던이후에교도소장발스는문화부장관을역임하고권위있고지적인권력가이자재력가가되어간다.
‘잊힌책들의묘지’를찾아마르틴의흔적과그의편지를전해받은다니엘은이유를알수없지만마르틴이멀리서지켜주고있음을느낀다.
또하나의수호천사처럼.
시간이흐를수록닥터사나우하는마르틴을좋아하게되었다.그리고어느날사람들이모여앉아마르틴에게’천국의수인’이라는별명을붙이며…….(126쪽)
그래서세상에아는이도없고아무것도없는이름없는거지가되어,모두가미치광이로오해하는사람이되어거리로돌아왔지요.죽고싶었지만그럴수없었던건약속때문에……(286쪽)
서점을둘러싼이야기,책에얽힌이야기와글쓰기에얽힌이야기들이촘촘히얽혀있는데도전혀난해한느낌이아니라묘하다는느낌이다.
‘잊힌책들의묘지’사부작연작시리즈중세번째작품인<천국의수인>은그이전에나온<바람의그림자>,<천사의게임>과서로연결되어있다는데얼른보고싶다.
시폰의글에는바르셀로나를배경으로한것이많아서독자들은그의책을읽은후에바르셀로나로의여행을떠난다고한다.
문학의위력이란…….
나도그곳으로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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