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폐허 – 이야기들은 사람들이야.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
BY ary68019 ON 5. 24, 2013
아름다운폐허
저자
제스월터
출판사
뮤진트리(2013년04월19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아름다운폐허-이야기들은사람들이야.아름다운추억으로남는….
이야기들은사람들이야.나도이야기고너도이야기고…네아버지도이야기지.우리이야기들은여러방향으로흩어져나가는데,가끔,운이좋으면,우리이야기들이하나로합쳐지기도해.그러면우리는잠시나마덜외로워지는거야.(92쪽)
이탈리아의한해안가,절벽과바다사이의틈새에낀작고외진마을인포르토베르고냐.전화도없고도로도없고기차도없는,오직배로만오갈수있는지도에도없는작은마을이다.
가족소유의작고텅빈호텔을꾸려가고있는젊고멋진파스쿠알레투르시는우울증에시달리는어머니와호텔식당일을도와주는이모와함께살고있다.장차미국인관광객들로붐비고명성을얻게되리라는것은단지그의희망사항일뿐,실제로는권태와만족사이,행복과불행사이를적당히오가는일상이다.
어느날죽어가는미모의미국배우디모레이의도착으로어둡던호텔에활기와긴장이돋는다.회색빛삶속에짧게무지개가드리워지는순간이랄까.
나중에생각해보면,그것은꿈이라기보다오히려한평생의잠에서깨어나자마자대하는소나기의청명함이라할수있었다.(9쪽)
이탈리아에서촬영중이던영화<클레오파트라>에엘리자베스테일러와리처드버튼이캐스팅되면서영화홍보담당인마이클딘은두주인공의실제열애사실로홍보효과를노리려고한다.두주인공모두기혼자였던만큼그들의열애는기자들의관심과대중의관심을끄는데성공한다.리즈의시녀역인금발의디모레이는리처드버튼의사랑을받고그의아이를가지지만영화를위해몰래멀리보내지게된다.뜨거운열애설이지저분한스캔들로알려지는순간영화홍보는물건너간것이되므로….
엉뚱하게도착하게된곳이바로파스쿠알레의포르토베르고냐의호텔…..어머니를암으로잃은충격에의사의암진단은그녀를절망에빠뜨리게된다.죽음만바라보는그녀에게호텔에서의유일한낙이라면젊고멋진파스쿠알레와이야기를나누면서근처절벽을오르거나실패한미국의작가앨비스벤더의쓰다만소설을읽는것이었다.며칠뒤자신이위암이아니라리처드버튼의아이를임신했고이모든것이뱃속의아이를없애려는마이클의계략임을알고더욱충격에빠지게된다.그리고자유로운영혼을갈망하던그녀는파스쿠알레와앨비스벤더의도움으로미국에꼭꼭숨어버리게된다.
50년의세월이흘러마이클의스튜디오를찾은은발의파스쿠알레…..디모레이를찾아왔다는데….
1962년에일어난한순간의이야기가50년의세월을흘러어떠한모습으로남아있을까.
한편의영화를보듯,1962년과현재사이를오가는동안일어난사랑,인생,가족,일에대한이야기들….
파스쿠알레,디모레이,마이클딘의이야기들이도도한강물처럼흐르고……그외주변단역들의이야기가양념처럼끼어든다.
디모레이를짝사랑했던파스쿠알레는상사병이든청년의마음을숨기고자신의첫사랑과자신의아들을찾아피렌체로떠나고거기에서아이들의아버지로,남편으로살아간다.가슴속에남겨진말못한그리움은우울증으로변하지만현실에대한책임감을느끼며주어진시간에순응하며살아갈뿐이다.
실패한작가,성공한술꾼인미국인작가앨비스벤더.글을쓰기위해해마다들르는파스쿠알레의호텔에서도그의글은진전이없고술실력만는다.아버지의자동차대리점성공으로글쓰기를포기하고가업을이어가고….아름다운디모레이를찾아서그녀와결혼하지만불의의교통사고로생을달리한다.
자유로운영혼디모레이.연극배우를꿈꾸다가영화판에뛰어들었지만리처드버튼과의짧은사랑으로아이를갖게되면서꼭꼭숨어살게된다.말없이갑자기떠난파스쿠알레에대한우정과사랑에감사하지만이젠가슴한켠에자리한쓸쓸한추억이되고….
자신의욕구와야망을억누르는대신학생들의야망을북돋워주는일에재미를느끼며교사로,극장운영자로살아간다.데보라무어라는이름으로사는동안진정한희생에는고통이없다는사실을깨달으며삶을견뎌온여자…..
마이클딘.20세기폭스사의홍보담당으로시작해서영화<클레오파트라>의성공으로탄탄대로를달린다.더젊어보이고싶다는욕망으로온갖시술을해서피부를탱탱하게유지하지만영화판의이야기를만드는데만골몰하는진실성이결여된남자….
마이클딘의도움으로드디어만나게된파스쿠알레와디모레이……
–왜이렇게오래걸렸어요.
–미안해요.해야할중요한일이있었어요.(426)
흰머리에주름투성이,지팡이나휠체어의신세를지고만나게되는늦은황혼,호숫가에서의조우……
살짝비껴가는인연들이들쭉날쭉하다가도마지막에는전체로완성되는것..이것이인생인가보다.
젊은날의화려하고아름다운눈부신설렘과야망이세월이흘러서서히허물어지고폐허로남을지라도그래서원하던것을이루지못했더라도인생은아름다운가보다.
그리고설령그들이찾는것을발견하지못한다해도햇빛아래서함께걷는것만으로도충분하지않은가.(451쪽)
지나간일들이다화려할수는없지만누구에게나아름다운추억하나씩은있는법이다.여러빛깔의이야기로가득한세상에서우리는이야기를음료처럼마시기도하고나무처럼기대기도하다가황혼의노을앞에서이야기를음미하기도한다.이야기가예상밖으로꼬일때도있고의외로술술풀릴때도있고……
매순간여러방향으로퍼졌다가모였다가부서지기도하는인생…..그조차도아름다운것임을이소설은말하고있다.
이야기는나라와같다.이탈리아는대서사시,영국은두꺼운장편소설,미국은화려한테크니컬로찍은경박한영화다.-앨비스벤더(409쪽)
어떤때는말이야…..우리가하고싶은일과우리가해야만하는일이똑같지가않단다…..네가하고픈일과해야하는옳은일사이의틈이작을수록너는더행복해질거야…..우리의의지와욕망이언제나맞아떨어진다면인생이얼마나살기쉬워질까…..(407쪽)
인생은몇장의서류로요약되기도하고
한권의소설로완성되기도한다.
인생은한편의다큐로찍을수도있고
한편의시로노래할수도있다.
엘도라도.
그환상의이상향이현실엔없을지라도우리는맺어진인연앞에서우리의이야기를만들어가야한다.
각본에도없는스토리를…….
이야기들은사람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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