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 없는 세상 _ 19세, 그 혼란의 성문화를 이야기하다.
동정없는세상-제6회문학동네작가상수상작 저자 박현욱 출판사 문학동네(2013년01월14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동정없는세상_19세,그혼란의성문화를이야기하다.

-한번하자.

-싫어.

…….

-한번하자.

-싫어,인마.제발정신좀차려라…….

소설의처음과마지막부분에나오는말이다.왠지19금분위기가소설을장악할것같은예감이다.얼굴붉힐일이많을까?

제목에서도19금의분위기를내고있는데….童貞?同情?動靜?同精?동정?

작가는독자들의호기심을배반치않고시종일관십대의성을다루고있다.19금이냐고?살짝19금.아무튼이소설에는포르노,마스터베이션,야동,섹스등이거침없이다뤄진다.

19세,수능을치고난직후.고등학생도아니고대학생도아닌어정쩡한경계에선남자아이들의성문화를정면으로다루는소설이다.

주인공준호는자나깨나여친서영이와한번해보는게소원인아이다.공부잘하는서영이는매번싫다며다른것에관심을돌려보라고한다.그러나준호의구애는끈질긴고무줄이요,착착달라붙는찹쌀떡이다.

남자는여자를알아야어른이되는거야.

이말은친구경석이의주레퍼토리다.

친구들은벌써미아리에가서동정을떼고어른이되었다고자랑질인데…….준호는자신만아이인것에은근약발돋는다.

죽을때는따로죽더라도살때는같이살아야한다는친구들의맹세가부질없다는생각에배신감만든다.그렇다고미아리로가자니서영이가걸리고…….

수능은봤지만대학에가고싶은생각도,미래에무엇이되고싶다는희망도없지만열렬한단하나의소망이라면서영이와한번해보는것이다.섹스를하고싶은욕망과의투쟁…..

십대가성욕이제일왕성한때인데못하게하는건말도안되는일이지.

-생물학적인나이와사회적나이의괴리탓이야.조선시대만보더라도십대에이미시집가고장가가고했잖아….

성적욕망이가장빠른시기가지금이라며자신의생각에정당성을부여하는준호.친구이자아버지같은삼촌,명호씨는조카의궁금증에농경시대와자본주의시대를비교하며궁금증을풀어준다.

야설과소설이한끝차이라는준호는어른과아이의경계에서그한끝의차이가실은굉장한차이임을느끼게된다.

준호엄마숙경씨.

주변에흔한인물은아니다.그런데바람직한모성상을보여줘서가장인상깊은인물이다.

엄마,우리집에는왜아빠가없어?

-아빠?왜없냐면말이지.없으니까없는거야.

-그래도다른집에는다있는데?

-그럼말이지.우리집에는할아버지가있어?

-없어.

―그러면할머니는있어?

-돌아가셨잖아.

-그래서지금은없지?

-응.

-우리집에는아빠만없는게아니라할머니도없고할아버지도없고네형이나동생도없어.근데어떤아이들은할머니도있고할아버지도있을테고또어떤아이들은형이나동생이있지?식구라는건다그렇게집마다다르게있는거야.무슨얘기인지알겠어?

-응.

아빠가왜없냐는아이의질문에조곤조곤예를들어가며집집마다다른게현실이고그게자연스럽다고설명한다.요즘엔한부모아이가많다고하는데좋은답변같아서가슴에새겨둬야겠다.

-이제슬슬원서쓸때지?어떻게할지생각은해봤어?

-아직모르겠어.…….정말나대학안가고미용학원같은데가도괜찮겠어?아니미용학원도안가고다른데취직도안하고그냥집에만있어도괜찮겠어?

―네가한제일큰효도가뭔지알아?

-뭔데?

-네가태어나서이십년동안내옆에있었다는거야.

자식에게대학가지않는다고야단은커녕곁에있어주는것만으로도고맙다는절대사랑의경지.말은맞는데우리의현실에서는아무나쉽게할수있는말은아니다.자식사랑의고수다운말에숙연하고뭉클해지는순간이다.가까이있어야효도인것은맞는것같다.

독일사는친구,영국사는친구들이있다.자식얼굴한번보기힘들다고하는친구엄마들을뵐때,가까이사는게효도일수도있겠다는생각을한적은있다.

수험생의비애를묘사한부분은가슴아프다.

우등생영석.그는서영이사촌이기에늘성적좋은서영이와비교되는불운의친구.

잘나온수능성적에도불구하고부모모두서울대생,두형들도서울대생이다보니자신도서울대를가야격을맞출수있는집안…….그래서결국,재수를선택하게된다.하고싶은일을찾아가는게아니라학벌을찾아가는모습에안타깝다.우리의모습같아서……

준호는대학을가느냐.엄마처럼헤어디자이너가되기위해미용학원을가느냐로저울질중이다.

시간이흐를수록각자의길을가는친구들을보며심심해한다.

아무리옆에사람들이많다하더라도어느순간에느낄수밖에없는,인간이란결국혼자일수밖에없다는존재본연의고독함을폐부깊숙이느끼는준호…….준호는심심한것보다는근사해보이는고독을택한다며소설을읽는다.

채털리부인의사랑,돈주앙,오양의이야기,눈이야기,북회귀선,작은새,홍루몽,소녀경……

삼촌명호씨.

서울법대를나왔으나백수생활끝에어릴적꿈이었던만화카페를연다.위풍당당한그의모습에박수를보내고싶다.하고싶은일을할수있는용기가멋지다.

그는포르노를수집하는조카에게포르노의뜻과어원을찾아보게하고,준호가궁금해하는것들을상담해준다.하지말란다고안할준호가아니기에일단들어주고충고하는센스있는삼촌.

뭐든지하고싶었던그때에해야되는거야.

시간이지나고나면왜하고싶었는지잊어버리게되거든…….

자꾸그러다보면결국에는하고싶은것이없어져버려…….

욕구라는것도채워주면채워줄수록,

새로운욕구가샘솟지만포기하다보면나중에는어떤욕구도생기지않게되어버리는거야.

그러니너도쉽지는않겠지만하고싶은것을자꾸만들어서해봐.

……

내가일류로근사한사람이되면내가나온대학은무조건일류대가될것이다.

무엇을하건간에어차피어른이되는것이라면근사한어른이되고싶다는준호는미래에대해서도섹스에대해서도점점어른스러워져간다.그래도아직은어른이되는과정이낯설고두렵기만하다.

우리는갑자기커버린당혹감에한번쯤은세월이정지하기를바란적은없었을까

때론되고싶기도하고,때론되고싶지않기도한어른.

하고싶은게뭔지막연하기만한데,선택은해야하고그에따른책임감은몰려들고……

불쑥솟는욕구도다스려야하고미래도설계해야하는시점.19세.

준호는자신의궁금증을멋지게해결해주는삼촌과언제나사랑으로지켜주는엄마가있으니까스스로알아가고깨쳐가면서어른이되어가겠지.뱀이여러번허물을벗듯,새로워지는자신에적응하며자신의꿈을찾아가리라.

이소설에는동음이의어의잔칫상같다.사색,동정….

그리고온갖유명인들이동정을뗀시기에대한열거도흥미롭다.평균16세….

성에관한주제를다룬소설도굉장히많이나온다.채털리부인의사랑,소녀경…….

성을매개로했지만,수능이끝난어중간한시점의청소년의심경을잘대변해준소설.

19세의심리묘사가제대로되어있는소설.

십대들의성적호기심을풀어주면서그들의성문화가왜곡되지않기를바라는소설이다.성적자극이널려있는시대에올바른성에대한이해를돕는소설…..청소년들이있어야할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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