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아도 생존본능은 유전자 속에!~[피카이아]
특별하지않아도생존본능은유전자속에!~[피카이아]

우리를살아가게하는힘은무엇일까요?

누구에게나살아가면서힘든시기가있습니다.그걸견뎌내는것만으로도굉장한일입니다.세상에살아남아존재하는것은더나은미래를만들가능성을가지고있는것이니까요.(작가의말)

동물과사람,생존과진화,주류와비주류의이야기를담은동화다.문제아라고부르는아이들,상처를받고소외된아이들이책을읽으면서동물과소통하면서정서적으로안정을찾고상처를치유해가는이야기다.5억3천만년전에살았던화석들을보며산다는것,생존한다는것의의미를깨우쳐가는아이들의이야기다.

골든레트리버종인커다란개키스는도서관에서아이들을만나는날이면늘목욕을한다.상쾌한기분으로도착한도서관에는너무나도익숙한아이들의냄새,이야기냄새,땀냄새,책냄새,떡볶이냄새등이섞여있다.

아이들은키스를반기며조잘조잘이야기를나눈다.마치대장에게하듯이속에담아두었던이야기들을한다.

-혁주가날좋아하게해줘.

-혁주좀잡아줘.혁주는나만따라다녀!

-우리집에좋은일생겼어.아빠가다시직장에다니신다.너에게처음말하는거야!(본문에서)

키스는아이들과인사를나눈뒤아이들의이야기를들어주기도한다.이제아이들은키스주위로와서한사람씩키스에게책을읽어준다.마치친구에게책을읽어주듯이.

도서관에오는아이들은하나같이아픔과슬픔을간직하고있다.

상민이.

형편상엄마아빠와떨어져서할아버지와사는상민이는궁금한것이너무많다.

다른사람들이하기싫어하는힘들고위험한일을하면오히려월급도더많아야되고사회적으로도존경받아야하는데그반대인세상이이해가되지않는모양이다.맞벌이부모님,공공근로하면서때때로폐휴지도줍는할아버지를보면분명더잘살아야하는데현실은그렇지못하기때문이다.

왜학교에서는그런걸가르쳐주지않는걸까.

-내가고양이보다똑똑한거맞아?그런데왜난고양이보다못나보이는걸까?

….

-설마바퀴벌레랑비교해도인간이더뛰어나다고할수없는거냐?

-바퀴벌레는인간보다더오랫동안생존해왔거든.인간은머리로생각하지만바퀴벌레는온몸으로생각한대.머리가잘려나가도미로를빠져나올수있고위기에처했을땐순간적으로지능이인간보다높아진다는데?(본문에서)

세상에우월한종이꼭살아나간다는법은없나보다.

고생대캄브리아기에눈이다섯개나달린오파비니아는멸종하고,오히려특별한것이없는피카이아는살아남았다.발견당시에4cm크기의지렁이처럼생긴이작은생물은고생물학자들의관심을단번에사로잡았다.발견된버제스셰일층에서는눈을가진동물도있었고단단한껍데기를가진동물도여럿있었지만그중에서피카이아만유일하게척삭을몸속에지닌것이다.척추가될척삭을보유한동물피카이아.척삭은척추의기원이되는물질이기에피카이아가모든척추동물들의기원인셈이었다.

미정이는인간의몸에털이북슬북슬나도록진화하는것이좋았을거라는혁주의말에종아리를덮을자신의털을만든다며다리토시를뜨고있다.그러다학원시간을놓치게되고…

-난엄마가무얼원하는지아는데,엄마는내가무얼원하는지알까?(본문에서)

스트로마톨라이트를만든미생물이35억년전,바다에산소가없을때햇빛을받아스스로광합성을시작했다고한다.

-스스로의생명활동으로남을이롭게하는것,아마도생명은처음부터그렇게시작되었을거야.(본문에서)

동네오빠끈적이의성폭행피해자인윤이는자신이자꾸만작아져서아이들과어울릴수없다고생각한다.마음이무거울때면공원에간다.공원에있는길고양이가윤이의유일한친구다.

산다는건버티는것일까.그렇게살아남는것도의미가있을까.

채림이아빠는다시복직의기쁨을누리게되고….

정리해고의위기에서서로일거리를나누고월급도나누어함께살아내어회사를살리기로한것이다.

우아하고아름다운피카이아그라실렌스!

피카이아는피카산이름에서따온것이고그라실렌스는우아하다는뜻이다.인간의먼조상인피카이아는부드럽고매끈한것이인간과닮았다.그렇다면그유전자가지금우리몸의어딘가에있겠지.

남보다능력이월등하지도않고특별할것없는데도살아간다는의미가있는걸까.

어려운상황에서도살아남으려는의지는인간의본능같다.먼조상피카이아가전해준유전자일지도모른다.

궁금한것은많은데학교에서는가르쳐주지않는것들이너무많다고생각하는아이들.

도서관에서생물의진화를담은책을읽으며서로돕는삶,그래도사는것이이기는것임을깨달아가는아이들이다.

이책에는개와의교감,고양이와의교감이인상적이다.자신의이야기를들어줄누군가가있다는것은언제나위로가되고든든한일이다.아이들의이야기를들어주는고양이와개의존재만으로도,그렇게상처를드러내는것만으로가슴에엉킨응어리는풀리고상처는치유되기도하니까.

이책은2010년순천기적의도서관에서하는독서프로그램중에서키스라는개에게책을읽어주는프로그램을보며영감을얻은동화다.그림과이야기가색다르다.커다란책의여백에자신들의이야기,생각,그림을그려서자신만의그림책으로만들어보라는작가의말도인상적이다.

아이들을동화지만어른을위한동화이기도하다.어른들이미처알지못했거나믿고싶지않은우리사회의어두운면을진화하는생물을빗대어더불어살기를가르치고존재의의미를일깨우는동화다.작가는더불온하게그리고싶었다고한다.우리의불편한진실들을보며많은생각을하게된다.

아이들의고민,상처,소망등을작가의예리한눈으로포착해서섬세한이야기와그림으로펼쳐낸동화다.불평등한세상에서살아가지만그래도산다는것,견디어낸다는것이의미가있음을피카이아를통해말하고있다.산만하던문제아들이개와의교감,고양이와의교감으로정서적안정을찾고치유해감을보면서아이들스스로자가치유력을발휘하는것을보며이런기적의도서관이더많이필요함을느낀다.

특별할것도없는피카이아가살아남은것처럼아이들도이험한세상을꿋꿋이살아냈으면좋겠다.자신의상처를치유할힘인자가치유력이우리스스로에게있다는것은정말희망적이다.

쉬운듯어려운이야기,자꾸만되새김질이되는이야기다.

마음이따뜻해지는동화다.

피카이아 저자 권윤덕 출판사 창비(창작과비평사)(2013년07월2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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