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선생님의 미발표 작품들^^ [노란집]
박완서선생님의미발표작품들^^[노란집]

마흔이넘어글쓰기시작해서매순간순간을글로표현해왔던작가박완서.2000년초반부터아치울노란집에서쓰신글중에서미발표된글들을모아펴낸책이<노란집>이라고한다.

분명히소리도아닌것이냄새도아닌것이불러낸것같은데밖은텅비어있었다.겨우내방속깊이들어오던햇빛이창호지문밖으로밀려나면서툇마루에서맹렬히꼼지락대고있을뿐,스멀스멀살갗을간질이던기척은바로저거였구나.봄기운이었다.-‘속삭임’에서

봄이오는기척을이리도간지럽게,실감나게표현할수있다니.지금은가을이건만다시봄볕이진동하는듯희망과화사함을느끼게된다.제일좋아하는계절이봄이어선지봄이야기엔늘솔깃해진다.겨울나무티를못벗은나무가지끝에노니는봄볕의재롱,땅속미물들의기척에균열을일으키는대지에대한표현들이그대로자연과의교감을이루게한다.그리고노부부의동문서답에다리역할을한봄기운의소통능력에대한찬사도유머러스하다.

요즘애들이책을안읽는다고걱정하는소리가더러들리는데,심심할시간이없는데어떻게학교성적과무관한책을읽을수가있겠는가.그건괜히한번해보는걱정일뿐어른의진심도아니다.아이들은심심할시간은켜녕한숨돌릴새도없이돌아가는팽이와다름없다.-‘심심하면왜안되나’에서

허걱~가슴이찔린다.아이들에게심심할시간도주지않으면서책읽어라,꿈을꾸라,생각좀하고살아라는건또다른속박이고굴레고잔소리일뿐인것,맞다.아이들이심심해하는사회가된다면어떨까.나도심심하고싶다.바쁘게사는게습관화되었고중독이된듯하다.쉬고있으면무엇이잘못된것만같고불안한우리들이다.심심한시간은창조력의원천,상상력의뿌리,충전의쉼터임을알면서도참으로그리하기가어렵다.시간을쪼개사는것에어지간히중독된모양이다.

바람소리,봄기운,잎새의떨림,땅의꿈틀거림…그어느하나도놓치지않고사랑으로담아내는것을보며참따뜻한사람임을,세심한작가임을느낀다.

따뜻한온기를담은시골풍경이정겹고,티격태격하는노부부의일상도깨알같은재미를선사한다.아이들에게심심할시간을주라는말씀도가슴에새겨야겠다.

책을읽다보니선생님의미소만큼이나정갈하고시원한글이다.

산길의옹달샘처럼나그네들의갈증을해소해준다.

가뭄의단비처럼촉촉히울린다.

편안하고조용히주변을돌아보라는엄마의말씀같다.

하늘한번쳐다보고땅한번내려다보고살라는어른의말씀이다.

그렇게잔잔히물결쳐와가슴에파고든다.

선생님을더욱그리게하는책이다.

노란집 저자 박완서 출판사 열림원(2013년08월3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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