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노예]영웅이자 존재의 의미였던 아버지를 찾아서!
[밤의노예]영웅이자존재의의미였던아버지를찾아서!

1986년에프랑스최대문학상인공쿠르상을수상한작품이다.

최대문학상에걸맞은표현과묘사가소설내내센강이소용들이치듯역동적으로굽이쳐흐른다.

일상적이고구체적인현실과대상을감각적으로꼼꼼히묘사하면서동시에자신의자의식과세계관을자연스럽게드러내고있다는평가를받고있다는데…….

읽을수록놀랍다.그리고편안하고아름답게읽힌다.

노트르담사원은향수를,생-샤벨성당은마음의상처를,루브르박물관은헛되이끝난사랑을생각나게하는것이었다.

…….

느릿느릿흐르는강,물기어린피부를부드럽게어루만지는햇살,강을가르며지나가는물새들,덧없음에놀라는인간존재와인간행동의발자취,이것들만보면내가슴속에서는기계적시간이내면의시간으로바뀌고만다.(책에서)

외부세계와자아의식의충돌을시적문체로소화했다는평가도받고있는데프랑스어로읽을수있다면더욱감동적이지않을까.

지극히평범한소년필립아르쉐는엄마를제외하면자신의영역에들어있는사람이없다.

아버지는이미오래전에사라져버렸고시를쓰는폴라로첸을2년째만나는정도다.

필립은가끔씩신경질적이고충동적이며난폭해지는증세가있다.분노조절이안되어발작하는것이다.

영웅의탈을쓰고있는아버지가마치똥을싸버리듯떠나자모자의삶은엉망이되어버린다.미군이파리에입성하기전,편지한장과넥타이공장을엄마에게넘기며떠나버린아버지.그가숨어버린곳은어디일까.

수줍고얌전하던성격에서점차심약하고무능해지는필립.

엄마도다정다감하지않고씩씩하고거침없는성격도아니다.그녀는아들인필립보다더심약하고무능하고자기위주로생각하는예민한성격이다.

어둡고우울하고칙칙한가정분위기속에서자란필립에게활달하고적극적인성격은애시당초무리였다.

비정은아니지만늘무정한엄마였으니까.

필립이갖고있는아버지에대한추억은신중함과멋을동시에지닌어둠의투사였고프랑스를위해자기목숨까지걸고싸우는진정한영웅이었다.

모두가기억하는아버지는우수한정보원이자영웅적인레지스탕스였다.

전쟁이영웅을필요로했듯,전쟁이끝난지금필립에겐아버지가필요한데…..

도대체아버지는어디에있는걸까.

우연히들른폴라로첸의집에서그녀의부모님을만나게되고,로첸의부모에게서아버지의주소를받게된다.

아버지의옛친구딸이폴라로첸이라니!

필립은폴라로첸과함께아버지를찾아나서게된다.

우여곡절끝에찾게된아버지는변태적이고음탕한노인으로변해있었다.

휠체어에앉은채침을질질흘리며남의성행위를즐겨보다니!

무엇이그를빛나는레지스탕스영웅에서초라하고비참한노인으로바꿔버린걸까.

필립은아버지의비밀스런추태를보며뿌리가뽑히는나무처럼절규하며쓰러진다.

처참하고지긋한전쟁과유형같은떠돌이신세가그를두려움과증오와타락의세계로인도해서일까.

필립은상상불가의모습으로추락한노쇠한아버지의모습을보며삶의허무를느끼게된다.그리고로첸과도헤어지게된다.

오래된나무가광풍에꺽이고쓰러지는것처럼,전쟁은고고한영웅을완전히침몰시켜버렸다.

한가닥희망이었던아버지가처참히무너진것을보며필립은자기존재조차허무해짐을느끼게된다.

남자에게아버지는자신의근원일터.

누구에게나아버지의존재는든든한버팀목일텐데….

필립에게아버지의존재는거친강물같았는데,이젠허무한물줄기가되어버리다니….

존재의근원에찾아헤맨댓가가야속하게도무기력과허무뿐이라니….

모두가전쟁탓인걸까.

하긴,전쟁은육체적으로도폐허를만들지만정신적으로도피폐하게흔적을남기니까.

전쟁은가족이란울타리를철저히파괴하며우리의운명을좌우할수도있음을생각한다.

전쟁에희망은없고삶의이정표마저바꿀수있음을,고매한영웅의정신세계마저바꿀수있음을생각한다.

전쟁으로소중한것이무너지는것은한순간임을생각한다.

전쟁없는세상이되길빌며…..

밤의노예 저자 미셸오스트 출판사 문예출판사(2013년09월24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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