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지 말아요] 사랑은 매콤, 달콤, 상큼, 쌉싸름한 맛이야.
[잘있지말아요]사랑은매콤,달콤,상큼,쌉싸름한맛이야.

누구에게나사랑은영원한테마다.

가을바람에옷깃을여미며걸어가는순간불현듯떠오르는지나간가을사랑,봄바람맞으며흩날리는꽃잎속을가로지를때슬쩍떠오르는것도봄에했던지나간사랑이다.

책을읽을때마다,장면마다또렷한기억을깨우는것도철지난사랑의추억들이다.

예고도없이불쑥끼어드는추억들이언제나설렘으로다가오는데…….

<잘있지말아요>

이성복시인의<편지>에서따온제목이조금은어색하다.

헤어져도서로가잘지내기를바란다면얼마나좋을까.애증의시간.

방금헤어져다시만나고픈마음,애증을담은말인걸까.

사랑,그까이꺼.라며쿨하게돌아설수있다면얼마나좋을까.

사랑에대해서잘은모르지만난아무래도현실파인듯하다.

얼마전,에밀리브론테의<폭풍의언덕>을읽으면서히스클리프와캐서린의운명적인사랑에가슴아파하기보다는가슴이답답했었는데…….

여고시절에도감동적으로읽은책이지만그때의느낌은기억이나질않는다.하지만지금의느낌은…….

거부할수없는운명적인사랑이있을까.사랑을한다면서왜두사람은서로를괴롭히고,스스로를자학할까이해가되지않았는데…….시대적배경,문화적인배경등이달라서겠지만이들의사랑이아름답고숭고하다는느낌은없다.

단지상대를보면서자신의모습을보는두사람이서로상대에게끌릴수밖에없다는생각은하지만.

성격이나취향,관심이나어릴적경험이비슷하면이야기가통하면서저절로끌리는법이니까.상대방에게자신의자화상을보듯끌린다면누구나이런사랑을하게될까.제어할수없는운명적인사랑을말이다.

내가바로히스클리프야.그는언제나내마음속에있어.기쁨으로써가아니야.나자신이반드시나의기쁨이아닌것처럼.―폭풍의언덕

캐서린은히스클리프를자기자신보다더자신다운존재처럼느낀다.나보다나를더닮은,나보다더나다운존재를향한불가피한열정,그들은그것을사랑이라고불렀다.시간이지나고나니이사랑은처절한나르시시즘이고,자기애의극단화된형태가아닐까싶다.

캐슬린에게히스클리프는거울에비친자기자신이었다.도저히’나아닌것’으로는상상할수없는,그의존재가곧나자신의일부인것이다.(책에서)

서로를사랑하면서동시에서로를증오하고,서로가가까이있고싶어하면서동시에멀어지려하는이율배반의애증을캐서린과히스클리프는잘보여준다.온힘을다해사랑하고미워하기를반복하다가정신적,체력적소모로지쳐가는두사람.그러다삶자체를태워버리는데…….

사랑은기쁨이어야한다.슬픔이거나고통인사랑은내겐의미가없는데…….

캐서린과히스클리프같은치명적인사랑은생각만으로도끔찍한데…….

그러게난,아무래도현실파인가봐.

여성이자신의뜻대로살아가기힘든시절,신분의속박으로마음먹은대로할수없었던시절의사랑이기에가능한일일까.

사랑의대상,사랑의형태는여러가지인듯하다.

불가능한사랑,위험한사랑,불행을가져오는사랑임을알면서도남의시선을의식하지않고하는사랑도있고,<소나기>에서의소년과소녀의순수한사랑도있고…….

<레미제라블>에서의장발장은코제트를보호하기위해목숨을걸고세상과싸우고,<제인에어>에서의제인은로체스트와사랑에빠지지만자신의정체성을잃지않는다.

<오만과편견>에서의다이시의오만과엘리자베스의편견은제잘난맛에사는남녀들의돌고돌아오는사랑이고,<로미오와줄리엣>은편견으로가득한두집안의이뤄질수없는사랑이다.

<안나카레니나>에서는평온한귀부인의삶에뛰어든불나방같은위험한유혹이었고,투르게네프의<첫사랑>은유치하지만순수하거나위험한이뤄질수없는첫사랑의딜레마를보여준다.

다양한사랑의이야기가달콤하기도하고쌉사름하기도하다.

싱겁기도하고맵기도하고떨떠름하기도하다.

쓰디쓴맛이기도하고상큼한맛이기도하다.

다양한맛을지닌사랑을주제로읽은책,본영화들을가지고이렇게펼쳐놓을수있는저자가대단해보인다.

저자는문학평론가인정여울이다.

잘있지말아요 저자 정여울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RHK)(2013년10월14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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