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모래]제주 해녀의 일본 유민 생활사는 디아스포라이다.
BY ary68019 ON 11. 19, 2013
[검은모래]제주해녀의일본유민생활사는디아스포라이다.
2013년제1회제주4.3평화문학상수상작이라는문구가이목을끈다.
한국디아스포라의소설의새로운방향과가능성을제시한역작이라는데…….
디아스포라.
검색해보니,디아스포라는세계각지에산재하면서정체성과민족성을상실하지않고세대교체를반복해온공동체를말한다.유대인,아르메니아인,화교등은원격지교역의특성상세계에퍼질수밖에없는조건이었고그들의정체성을지키고자탄압과차별을극복하고그들만의특유의문화와전통,언어습관과정신을지키고있다고한다.
이소설은일제강점기제주도의우도를배경으로제주해녀가족의일본정착에따른생존을위한몸부림과4대까지이어진시대적아픔을이야기하고있다.
구월,해금,켄,미유까지이어지는유민사다.
두종류의시간이있다.
하나는흐르는시간이고다른하나는고이는시간이다.
흐르는시간은육체에흔적을남기고고이는시간은가슴에흔적을새긴다.(책에서)
맨처음에나오는이문장이이소설전체를대변하는말이아닐까.
생과사는존재의장소를이동하는것에불과하다는생각으로살아온제주출신의잠녀해금.
살아갈날이얼마남지않은그녀에게죽음이란그런의미정도겠지.
고여있는시간에대한그녀의넋두리는점점작아져간다.
인생의종점에선지금,퇴색된기억을떠올리기가이젠버거운일이되고있다.
이소설은이렇게그녀의회상으로시작한다.
섬속의섬인우도는소가누워있는모습을닮았다고하여소섬이되었다는전설을갖고있는섬이다.우도의검은모래는다타버린화산재의흔적이다.
잠녀인어머니가물질갔다가우도바닷가에서태어난구월.
구월은어선두척을보유한박상지라는선주와결혼하게되고해금을낳게된다.먹는것걱정은없는시절도잠시뿐인가.
일본인들이어업침탈을하게되면서물질도어렵게되고배도뺏기게된다.
타지역으로출가물질을해야만생존이가능해지면서구월은제주와오사카를잇는연락선을타고출가물질을가게된다.
그러다가도쿄남쪽의화산섬인미야케지마에정착하게된다.
하지만해금의아버지박상지는강제징용대상이되어나가사키로끌려가고구월과해금만섬에남게된다.태평양전쟁의막바지에미국이나가사키에투하한원자폭탄으로인해박상지는실종이된다.
해금은재일청년학도인한태주와의연애를시작하지만한태주는학도의용병으로징집된다.
해금은사랑하는남자의아들을낳지만한태주의사망소식이날아온다.
해금은아들에게합법적인일본이름을얻어주고자사랑하지않은일본인남편과결혼도한다.모진시집살이를견디게한것도아들켄(건일)때문이었다.해금은아들켄을위해모든것을희생한다.
하지만켄은자신의정체성을고민하며한국인피가흐름을숨기고일본인으로살아간다.
일본에서살아남기위해어쩔수없었을까.
아버지가된켄은딸미유에게재일동포로서의설움을남겨주기싫어서미유가할머니와친해지는것을싫어한다.
하지만미유는할머니해금과친하게지내면서자신에게한국인의피가흐르고있음을알게된다.
쿼터로알았는데자신이하프였다니……
자신에게한국인의피가흐름을고백하는순간애인인지로도떠나고주변의반응은냉담하고싸늘해짐을느끼게된다.
결국조선인이라는것이걸림돌이고낙인이었던걸까.
유전형질의농도차이가뭐그리대단할까.
할머니의죽음이임박해서야할머니와아들,손녀의화해가이뤄진다.
하지만그렇게되기까지의과정이너무험난하고쓰라리다.
이소설은우리의역사,잊을수없는역사를관통하는해녀가족의일본유민생활사다.
탄압과차별속에서도꿋꿋하게정착하고자한이민사다.
좋은세상만날때까지악착같이돈벌자고떠난길이죽음이되고이별이되고고통이된우리할머니들의이야기다.
이야기속에흐르는해녀로서의질펀한삶,재일동포로서의삶이가슴을아리게한다.
일본의조선침탈,독립을위한이름없는의병들의숭고한죽음,나라를찾기위한열사들의목숨을건항거,순박한백성들의힘없는절규가소설속을흐르며눈물을훔치게한다.
제주해녀가족의삶을담고있지만그시대의역사도꼼꼼히나열하고있어시대적아픔을공감할수있는소설이다.
그시절의세계정세,세계대공황,안중근의거,단재신채호의옥사.손기정선수의베를린올림픽금메달소식,안익태의애국가탄생등의이야기들이양념처럼들어있기에그대로역사책같다.
이책을읽으며현재도두개의이름으로살고있는재일동포들을생각한다.선거권이아직없다는사실에놀라고아직도경계인으로,이방인으로살고있다는이야기에두번놀란다.일본우익세력들의득세에권리주장조차어렵다니,한일문제는언제나풀리려나.
독도를자기들땅이라는억지엔우도의검은모래처럼까맣게속이탄다.
일본우익세력들을어떻게설득해야할까.
검은모래
저자
구소은
출판사
은행나무(2013년10월22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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