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만우절]언제나 만우절, 소문은 진실을 덮어버린다?!
[카페만우절]언제나만우절,소문은진실을덮어버린다?!

나관중의<삼국지>를편작한소설인양선희작가의<余流삼국지>를읽으려다아직읽지못했다.

<카페만우절>이양선희작가의첫장편소설이라기에반가운마음에펼쳐들었다.

초등학교시절부터소설을썼다는저자는10여년의신문기자생활끝에다시어릴적꿈을위해습작의세계로돌아왔다고한다.

이소설은저자의말처럼한사람의죽음이단지그의죽음으로끝나는게아니라살아남은자들의삶속에얼마나지속적인영향을미치는가에대한이야기다.

살아서도부풀려진말속에살다가죽어서도끊임없는구설수에오르는한여인의네버엔딩스토리다.

사람은가도권리와의무는얽히고설키듯,그가남긴풍문도풍선처럼부풀어떠다니는세상이야기다.

세상에진실한말은몇%일까.왜인간은만우절을만들었을까.만우절이아니어도거짓이판을치는세상인데말이다.

31세에자살한요절시인인윤세린은민은아의어머니다.민은아역시33세의나이에척추암으로요절한다.만우절을좋아하고만우절에거짓말처럼죽은민은아.

단지대를이은비극일까.

이들의죽음뒤에가려진진실은무엇일까.

신문기자한승애는보도를위해민은아를알게된다.그리고그녀의죽음을둘러싼기사를찾다가거짓속에가려진진실을파헤치게된다.

유명한시인어머니에,잘나가는변호사아버지에,자신을사랑하는의사남편에,남부럽지않은외모까지갖출것다갖춘그녀가마음을가두고고독해하고슬퍼한이유는무엇일까.

내가살고있는날들이만우절이라고생각하면살아요.만우절이나를속이는거죠.(책에서)

민은아에게는한국의버지니아울프윤세린시인의딸이라는수식어가허울이고족쇄고감옥이었다.

그녀는5살에자살로생을마감한엄마를잃고아버지의무관심을넘은냉대를받다가고등학교시절에는아버지를떠나외할머니와살아야했던고독한소녀였다.비극적요소가골고루갖춰진인생이라고할까.하지만그속에는더비극적인요소가있었으니…..

엄마의사랑,아버지의관심,할머니의사랑을제대로받아보지못한사람이자신의감정을제대로표현할수있을까.

때로는주눅들고의기소침하게때로는당돌하게말하고행동하는그녀를사람들은오해하고소문을만들어간다.

5%도안되는확률에매달려수술을하고,이후기구에의존해생명을연장시키는것은아내에대한학대라는의사남편은민은아를정말사랑했을까.불치병을앓고있음을알면서도그녀의주치의가되고결혼까지하게된이유는무엇일까.

주치의와의로맨스,투병과함께한결혼생활은그녀가죽은뒤에도사람들의추측성소문에장난기섞인소문까지더해져간다.

어머니의애정도받아보지못하고아버지는무관심그자체였는데,아버지를닮은범생이의사와결혼한은아.소문대로아버지에대한애정결핍때문에한결혼일까.

그누구에게도마음을열지못한아이가죽는순간나지막한음성으로불렀다는엄마라는소리는엄마와의화해를의미할까.

아니면동료배우유정현의말처럼삶을포기한엄마앞에죽음을맞는태도를보여주고싶었던걸까.

그녀의인생은엄마를이해하기위해산인생인지도모른다.아버지의관심을받기위해산인생인지도모른다.할머니의인정을받기위해산인생인지도모른다.

나는오늘이만우절이었으면좋겠어.아니매일매일이만우절이었으면좋겠어.

내게일어나는일들이만우절의거짓말이되게말이야.(책에서)

늘수동적인대인관계를할수밖에없었던그녀의생활이죽고나서는더욱부풀려서사람들의입방아에오른다.

지루하고일상적이이야기까지드라마틱하고재미있게엮어져사생활이알려지게된다.

하지만한승애기자는취재하는과정에서소문과너무멀어진그녀가족사에대한진실을알게되는데….그녀는민은아의어머니,아버지,남편,그녀의시어머니에대한진실앞에말장난이한사람의삶자체를엄청나게왜곡하고있는현실을목도하게된다.

말이라는게너무많다.이쪽가닥을잡고있는말과저쪽가닥을잡고있는말은,같은뿌리에서나왔어도서로모르고있는경우가많은것같다.실체는하난데어째서이렇게말은,복잡한걸까?(책에서)

사람은살아서도말속에살고죽어서도말속에사는끊이지않는네버엔딩소설인듯하다.

말이사람한테해코지하는세상에내언어를남겨두고싶지않다며자신의모든작품을태우는민은아의모습이강렬하게남는소설이다.

죽음앞에서이제쉬겠다고한주인공의대사가가슴에남는소설이다.

관계를짓고산다는게가위로싹둑자른다고되는일이아님을안다.특히피로연결되고유전자를나눈가족이라면상처든영광이든후대에미치는법이다.

하지만있지도않은말을생산해서죽은이후에도거짓된소문이사실인양남는다면얼마나끔찍할까.

남의말을하는걸좋아하지않지만나도모르게소문을부풀리지는않았을까생각해본다.

세상의모든말들과왜곡된소문에대한소설이다.

문학은무대와배경은허구이나그속에녹아든인생은진짜라고했는데……

픽션속에서현실을마주하게된다.

카페만우절 저자 양선희 출판사 나남출판(2013년10월3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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