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둑할망 돔박수월]올레 5길, 동백꽃길이 된 이야기
[버둑할망돔박수월]올레5길,동백꽃길이된이야기

제목이수상하다.무슨설화같기도하고전설같기도한데…….

여러단어의조합일까,아니면할머니와수월이라는손녀이야기일까.

제목을보며잠시즐거운상상에젖어본다.

표지안쪽의설명에는버둑은황무지,할망은할머니,돔박수월은동백숲이라는뜻의제주도사투리라고한다.

이이야기는지금제주의올레5길을동백나무숲으로가꾸어바람을막아황무지를옥토로가꾼현맹춘할머니의실제이야기다.

올레5길의동백나무군락지에얽힌이야기가있었다니…….

시절은조선시대.장소는제주도.

현맹춘은꽃다운나이17세에시집을가게된다.

하지만남편은집도땅도없는남자다.

‘제주여자라면한집안을먹여살려야한다.’는어른들의이야기를무수히들었지만신혼살림은처참할정도로비루하게시작된다.

사촌시아주버니가빌려준폐허같은집을수리해서신혼집으로삼고,맹춘은돈을벌기위해잠녀일을이어간다.

물질해서번약간의돈으로똥처리담당인똥돼지를사거나팍팍한생활을유지해나간다.

시집가면고생시작이라더니삶은나아질기미가보이지않고…….

그녀는애써벌은돈35냥으로황무지인버둑(황무지)5천평을산다.남들은거들떠도보지않는땅을샀다고수군거리지만맹춘부부는새집을짓고돌담을쌓아밭을일구어간다.

탐라에서는예부터남자들은일을하지않는것이전통이었지만맹춘의남편은집을짓고밭을만들고돌담을쌓는일로부지런히일하며돕는다.

주변의수군거림속에서도남편과소금빌레(염전)도만든다.부부는열심히일한덕에소금을만들어주변에팔기도한다.

맹춘부부는없는살림을살리고자새벽별을보고일어나저녁노을이진후까지열심히일을한다.하지만제주의거센바람은도움보다는방해가되어간다.

어느날은바람이세게불어깻잎과상추가파헤쳐지거나날아가기도하고,

어느날은바닷바람에지붕이날아가기도한다.

소설<태풍의언덕>을읽는느낌이다.거센바람은마음마저날릴기세인데…….

저바람만막으면되는데,그래야농사를지을텐데…….

바닷바람을막고자고민하던맹춘은방풍림으로소나무를정하고씨앗을뿌린다.

소나무가자라면서방풍림의역할은하지만이젠송충이가문제가된다.

송충이가시에남편과같이발을찔리게되자동백나무를심기로한다.

잎이나면나무한그루가빽빽한잎으로둘러싸여아늑한집처럼바람을막아주는동백나무.아름다운꽃에다가동백기름까지얻을수있는경제적인나무라는생각이들어서다.

맹춘은마을사람들의수군거림을무시하고멀리한라산까지걸어가서동백씨를구해온다.왕복수백리길을걸어서구해온씨를울타리에심게된다.

이렇게매일매일돌하나씩놓고마소가뽑아먹은자리에씨를또하나심으면언젠가내집은동백나무숲과아담한돌담에둘러싸이게될거야.(책에서)

제주에서는여자로태어나느니마소로태어나는게낫다는말은그만큼제주여자들의삶이고되다는뜻이리라.

혼자서묵묵히씨를뿌리고가꾸는맹춘의이야기에는억척스런제주잠녀의삶이담겨져있다.

이책은제주잠녀들의이야기<검은모래>가생각나게하는동화다.

이책에는제주방언들이많이나온다.

재미있고아름답다.하지만단어의뜻을각페이지아랫부분에있었다면좀더편하게읽지않을까하는아쉬움이남는다.

돔박꽃은동백꽃

비바리는처녀

두루붕이는바보

…….

해녀라는명칭은일본인들이붙인것이고전통적으로는잠녀라고불렀다고한다.

제주잠녀의역사도기원전후의선사시대라는문헌고찰도있고,제주잠녀들을괴롭힌진상과관련된착취이야기도있다.항일운동까지벌인나라지킴이잠녀의이야기까지덤으로들어있다.

제주잠녀의삶이고통이었음을,천주교박해와이재수의난등을거치면서제주에서의삶이

수탈과핍박이심했음을알게되니가슴이저려온다.

우리땅,우리마을이름에얽힌역사동화시리즈1편이다.

버둑할망돔박수월 저자 최정원 출판사 푸른영토주니어(2013년11월1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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