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으로 떠난 소풍]긴긴 겨울잠을 깨고 눈부시게 비상하는 시인처럼~~
[다락방으로떠난소풍]긴긴겨울잠을깨고눈부시게비상하는시인처럼~~

1991년에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을받았다는시인김율도.

1988년서울신문신춘문예시조로당선되고독학으로문학을공부해늦게나마서울예대를졸업했다는데……

문화유목민이라는그의시가궁금해진다.

남과다르다는것을알게되었더니

왜이세상엔조롱받는사람은혼자이고

조롱하는사람은여럿인지

알지못했다

그게죄라면아이들이했던것처럼

아이들의머리위에물한바가지를끼얹고싶었다

물이아니라석유라도

병신,벼엉신하며달아나고있었더라

나는엉엉울며손에는짱돌을집고있었더라-‘일곱살,여름’중에서

장애인이란남과조금다를뿐틀린게아닌데,장애로상처받은어린영혼의울부짖음에속만탄다.

장애인,비장애인이함께교육받았더라면,그런배려하는교육이있었더라면차별이나편견이덜했을까.

비장애인의눈에는장애인이낯설고,장애인의눈에는비장애인이낯설텐데…….

서로외계인처럼바라보는현실,같이있는풍경은아직도어색하기만한데……

사실나에게는장애인친구하나없다.오랜학교생활에서장애인친구가없다는게이상하게느껴진다.왜우린서로다른곳에서교육받을까.

나이들면서우린너무끼리끼리놀고있다는생각이든다.

그러니남에대한이해가부족하겠지.

자주접하고친해지다보면배려도저절로이뤄질테고,서로의모습도익숙할텐데……

장애인과비장애인이함께하는교육,그저로망일까.

나무도시락에김밥을싸고

아이들은동물원으로소풍갈때

나는혼자다락방으로소풍갔다.

몸이불편하면소풍가지않는것을

국민교육헌장처럼믿으며다락방으로올라갈때

……(중략)

아이들이돌아오는시간

보물찾기로받은선물을자랑할때

그선물빼앗아숨기고싶었다

상상으로그린그림이뒷칠판에붙을때

나는자주뒤를돌아보았고

가보지않은미래를자주상상했다-‘다락방으로떠난소풍’중에서

어릴적소풍가는날은손꼽아기다리던날이었는데….

친구들과함께소풍가지못한어린시인의마음이느껴져속상하다.

다락방으로소풍떠난어린시인은혼자김밥을먹으며,귀뚜라미와친구하거나만화책을보거나상상비행을하거나했겠지.

그런아픔이,그런외로움이,그런상상이지금의시인을키웠을까.

습작이너무길어지면안되지만

10년까지는할수있다고생각했다

아무도말리지않았다

……(중략)

오늘도밥먹는것이습작이다

가시속에웅크린밤이되고

독설가가되고

홀로다니는고양이가되고

독설가가되고외톨이가되고

습작은계획대로10년만에끝나지않는다-‘겨울습작’중에서

기나긴습작은겨울잠같은게아닐까.

긴긴동면의시간이지나고나면봄에기지개를펴듯시인도활짝날개를달겠지.

더높이비상하겠지.

모든것에때가있듯이.

겨울을버티고힘껏세상을향해얼굴내미는봄꽃들처럼

화사하게방긋웃는새싹들처럼

시련을견디어낸자의환희와행복감이

시인에게있지않을까.

처음알게된시인이지만끌림이있는시인이다.

10년의내공이느껴지는시집을읽으니얼마전에알게된시인류근도생각이난다.

책표지는허름해도내용은진국인시들.

시에는따뜻한외로움이,상처속에서도예리함이번득인다.

소통을원하는잔잔한울림이눈시울을붉게한다.

날개를달아비상하는시인의모습,기대가된다.

나도그렇게언젠가는비상하고싶다.

그렇게되리라믿으며살고싶다.

다락방으로떠난소풍 저자 김율도 출판사 율도국(2013년10월3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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