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줄의 천국]덩기덩 둥둥, 거문고 가락이 내 안에 들어오다~
[여섯줄의천국]덩기덩둥둥,거문고가락이내안에들어오다~

백악지장.거문고를일컫는말이다.거문고가선비의높은기상을나타내는현묘한악기로숭상받아온악기라는뜻이다.12줄의가야금이여성적이라면6줄거문고는남성적이라한다.

이책은현묘한거문고에얽힌역사동화다.고구려의왕산악이만든거문고를신라의백결선생이연주하게되고,그러다가옥보고,속명득,귀금선생으로이어지다후계자명맥이끊길위기에처했을때의이야기를다룬동화다.

신라의관리사찬공영의아들옥보고가지리산운상원에서50년동안거문고를공부하여신곡30곡을지어제자속명득에게전하였다.속명득은이를다시그제자귀금선생에게전하였으나귀금또한지리산에들어가나오지않았다.이에거문고의단절을염려한왕이이찬윤흥을남원공사에임명하여소년안장과청장을뽑아거문고를전수케하였다.―삼국사기(책에서)

아버지의향비파연주를듣고자란안장은어릴때부터꼬마악공이다.

한때서라벌궁궐에서가야금을탈정도의가야금연주자였던아버지는장마로성벽이무너질때다리를다쳤고그이후로절름발이가된다.그이후로불러주는귀족이없는악공이된다.

나는보았다.아버지가만들어낸가락이무늬를이루는것을,무늬는풀잎에내려앉은첫이슬처럼싱그럽게번져나갔다.(책에서)

고향남원으로돌아온아버지는술로세월을보내다아들안장이태어나면서가야금을팔고향비파를사온다.아기가향비파술대를잡았다고해서아버지의향비파연주는그렇게시작된다.

어느날왕의명령으로거문고를탈악공을뽑게된다.안장과청장은향비파와가야금으로참가해뽑히게된다.

향비파는보통사람들의악기다.팔관회,단옷날,장터에서향비파를타는사람이많을정도다.하지만거문고는악기의왕,현금이다.

서라벌소년청장과남원촌뜨기안장은지리산에찾아가귀금선생을설득해서거문고를배우게된다.

거문고의명인옥보고,속명득,귀금을이을후계자가되어말이다.

거문고가락에반해세상을잊은귀금선생은제자들에게단순히연습만시킨다.

청장은안장을꾀어거문고를빨리배우고싶다며스승의연주를몰래훔쳐보자고꼬드긴다.스승에게들킨아이들은그벌로밤에궁상각치우다섯음계를매일천번씩반복하라는숙제를받게된다.

하지만꾀돌이청장은빈둥거리고안장은우직하게연습을한다.그러다가안장은손에물집이생기기도하고현이낡아몇번을바꾸기도한다.청장은늘서라벌에서가야금을배웠다며꾀를부리지만안장은청장을따라가기도벅차다며열심히연습에연습을더한다.

예술의세계는꾸준한연습과끈기있는정신일텐데.

꾀돌이청장,우직한안장은나중에어떻게될까.

같은악기를연주해도사람마다음색이다르고느낌이다른걸까.

아무리들어도청장의소리가종달새라면안장의소리는부엉이다.청장의소리가벼락이라면안장의소리는천둥이다.안장은스스로청장을따라가려면멀었다고연습을한다.

당동징둥당…….하루에천번연습은기본인걸까.

거문고에는거문고만의빛과그늘이있다는스승은세장의악곡을주고천번을연습하라고하지만여전히청장은게으름피우고안장은정자에서비를맞으면서도악곡연습을한다.

입으로타지말고마음으로타거라.

안장은오동을보는안목이있다며스승에게처음으로칭찬을받게된다.

그리고야밤에호랑이굴앞에서의연주회,공동묘지에서의연주회를하며기절을하게된다.

아궁이가활활타오르는불을떠올리며가락을튕기고시원한계곡물을생각하며현을뜯지만아직도거문고의도를터득하지못했다고생각하는안장.

청장의꼬드김으로스승님몰래남원으로거문고가락을뽐내러내려간다.

단옷날의남원에서이들의가락은사람들의놀라움을자아내지만곧스승에게들켜손이잘리는위기에처한다.

스르렁둥당덩덩.

빠르고요란한음악은거문고를타지않는다.

천박한사람들이나장터처럼번잡한곳에서타지않는다.

스승이손목을자르려는찰나에이찬나리의등장으로위기를모면하게되고나리의부인마저술을따르며거문고의도를널리전하게해왕의근심을덜게해달라고부탁하게된다.이들의정성에감복한스승은다시이들을데리고지리산으로들어가제대로된악곡연습을시키게된다.

왕산악은거문고한장으로학을부르고옥보고선생은마침내신선이되었다는데.

-드르릉두릉!

-무엇이느껴지느냐?

-비가느껴집니다.

-스르릉드릉드릉!

-사나운바람이부는것같습니다.

-당동지징당!

-햇살입니다.세상을솜털처럼부드럽게쓸어주는봄날의햇살입니다.

예술의도는결국끊임없는연습에서비롯되는걸까.하루에천번의연습을거듭하며거문고의도를터득하는이야기가감동이다.

진정한배움은가르치지않아도곁눈질로배운다더니.스승이오동을고르고밤나무를만지는걸보면서거문고만드는법을곁눈질로배우는안장의모습은열정적이다.명주실을꼬아현을만들고해죽을잘라술대를만들수도있게된것도스승의옆에서유심히관찰한덕분이다.

거문고연주로나비들을불러들이고,거문고가락으로호랑이를춤추게하고,거문고장단으로해골들을춤추게하고당기의말문도트게하다니!

거문고를뜯는자리가곧천국이라는말,거문고소리를들은적이없어서궁금해진다.

거문고와말을하는수준이라면득도의경지일텐데.

신라의거문고는만파식적과함께보물창고에보관할정도의신령한악기로여겼다고한다.사라져가는거문고가락을안타깝게여기던왕은안장과청정을뽑아거문고가락을익히게한이야기는실제로있었던역사적사실이다.

실제로안장은자신의아들,손자에게까지거문고연주비법을전수했다고한다.

이책은거문고에얽힌역사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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