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비나무의노래]아름다운 울림을 위한 마음 조율~
가문비나무의노래 저자 마틴슐레스케 출판사 니케북스(2013년12월1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가문비나무의노래]아름다운울림을위한마음조율~

세계순회연주를하는솔리스트들과유명오케스트라의수석주자들이마틴슐레스케의바이올린을연주하고있다고한다.이탈리아에스트라디바리우스가있다면독일에는마틴슐레스케가있는셈이다.

마틴슐레스케는일곱살때부터바이올린을배우기시작해서,세계최고의바이올린제작학교라는독일미텐발트국립바이올린제작학교를졸업한뒤,뮐러-BBM음향기술컨설팅회사소속바이올린제작연구소에서공부했다.뮌헨응용학문대학에서물리학을전공한뒤,바이올린장인페터에르벤의작업실에서일했고,1996년함부르크에서바이올린마이스트시험에통과했다.현재뮌헨에서바이올린제작아틀리에를운영중이며,해마다20대정도의바이올린,비올라,첼로를만들어낸다고한다.

공명이좋은나무를고르고,깎고다듬는일련의과정을거친후,아름다운소리를낼때의순간은천국의순간일까.텅빈공간에아름다운소리를울리는바이올린의제작이야기에서장인의영혼을마주하듯울림이진동한다.그저평범한나무에서명품의악기로탄생하기까지의장인의신비로운손길은수만번을스쳤을텐데.

얼마전에읽은가야금에얽힌안장의이야기도깊은울림을받았는데,이책역시그러하다.

고대그리스사람들은의미없이그저흘러가는시간을크로노스라불렀고,현재에충실하며깨어있는시간을카이로스라불렀다.

저자의경우엔알차게깨어있는현재인카이로스의시간은창조성과영성이만나바이올린을만들어내는순간이라고한다.

가문비나무의노래는그렇게카이로스의순간들을노래하고있다.

바이올린에어울리는나무는어떤나무일까.

고지대에서2~3백년넘는세월동안서서히자란가문비나무의밑동은바이올린의공명판으로사용하기에최적이다.고지대의가문비나무는생존을위해스스로아래쪽가지들을떨어뜨리어낸다.가지없는목재라야공명을잘만들수있고악기가되는울림의소명을받을수있다.

그렇기에노래하는나무가될만한재목은1만그루중한그루가될까말까하다는데.밑동만쳐봐도그울림을알수있다고한다.

우리네삶에서도울림이있는삶은쉽지가않은데.

노래하는나무들은대부분어렵고불리한조건에서자랍니다.노래하는나무가끌수있는지역은알프스에서도얼마되지않습니다.고도,방위,풍향,기후,토질…….역경을견뎌야하는척박한땅에서울림있는나무들이자랍니다.그곳에서나무는저항력을기르고,세포들은진동하는법을익힙니다.(책에서)

시련을견딘세월의무게는육중하지만든든한안정감을선사하겠지.작은가지들을쳐내면서까지비바람과추위를이겨낸삶의흔적은그렇게울림으로남아있겠지.

악기처럼우리의마음에조율이필요하다는말에깊은공감이다.둔탁하고막힌소리가나는악기에조율이필요하듯이탁하고무딘마음에조율과정화가필요할것이다.

사실공명은악기에위험요소입니다.현이균일하게진동하는것을공명이방해하기때문이지요.바이올린몸체의공명이강할수록,공명이현의진동에영향을미치고,현의진동을방해합니다.그러나공명은악기에꼭필요한요소입니다.공명이없다면악기를다루기가더쉽겠지만,그럴때울림은생명을잃습니다.(책에서)

나무는건축재료로,땔감으로,관상용으로,영혼을울리는악기로,쉼터로모든것을준다.

아낌없이주는나무,그자체다.희생이란그런쓸모와나눔을말하는걸까.

나무는뿌리와줄기,가지,잎들이각자의기능에충실하면서서로돕는공생을이룬다.신뢰와이해가바탕이되어야가능한일이다.우리의삶에도공생을이뤄조화로웠으면좋겠다.익숙한것과낯선것의조화를이뤄내는너무뒤지지도않고너무튀지도않는삶,이해와배려가가득한삶이아닐까.

바이올린이내는좋은음의비결은모순에있습니다.모순이울림에입체감을불어넣거든요.매력적인음은언제나여러가지요소를지닙니다.(중략)좋은울림은입체적입니다.좋은음은공간을엽니다.(중략)이런바이올린은거친음을내도조잡해지지않으며,높은음을내도천박해지지않습니다.오히려달콤하고감각적이지요.피아니시모는부드러우면서도숨이막힐것같고,포르티시모는외치는동시에속삭입니다.이같은모순은깨지지않습니다.울림의매력은바로이런모순에있습니다.(책에서)

나무를고르고바이올린을만들고,악기를조율하는과정에서만난자신의사유들을적어놓은책이다.호흡하는매순간마다깨친삶의환희와삶의깨달음을적어놓은책이다.

나무의결처럼아름다운삶의결이되고싶다.

악기의울림처럼그런울림있는삶을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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