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클럽 잔혹사]7080, 그 슬픈 자화상에 바치는 성장소설~
[사자클럽잔혹사]7080,그슬픈자화상에바치는성장소설~

제목에사자클럽이라는말이있어서처음에는청소년소설인줄알았다.표지에는까만교복을입은학생들이황금빛에가까운노란사자탈을쓰고주먹을쥐거나발차기를하고있어서불량서클의행동대원같은느낌도받았다.하지만이소설은7080세대를위한소설이다.산업화시대를거치고민주화시대를거치며치열하게싸우고,피땀흘려일했던세대의슬픈자화상이다.가족과사회의생존과성장을위해성실하게책임과의무를다했으면서도이제는존재감마저사라져가는베이비부머세대를위한오마주다.

사자클럽이만들어진1968년의역사에는많은일들이있었다.

1968년은무교동의음악감상실’세시봉’에서노래하던송창식,윤형주가트윈폴리오를결성하던해였다.그리고김신조일당이청와대침투를꾀하던해였다.북베트남인민공화국이남베트남을공격하던해였고,파리의낭테르대학의학생들이드골정부에맞서시위를벌이던해였다.

이젠세월이흘러7080의클럽이되었지만원래사자클럽은영탁의모교에서1968년에시작된클럽이다.방공방첩이국시였던시절,반공애국의정신으로’한번사자는영원한사자’라는모토까지달고시작한고교생클럽이다.

영탁은글발이있어서연애편지를써주기도하다가6.25전쟁기념반공글짓기대회에서최우수상을받게된다.그리고사자클럽에불려가서가입하게된다.

사자는절대호랑이처럼뒤에서공격하지않으며,굶어죽어도풀을뜯어먹지않는다고한다.

사자클럽은깡패학교라는불명예를지우기위해양아치들을소탕하기위해만든클럽이다.원래’약한자와싸우지않는다.뒤에서싸우지않는다.양아치는우리의원수다.’라는규칙을갖고열혈애국의마음으로시작했지만불안과폭력의시대를대변하듯폭력으로일그러지기시작한다.

담력을키우기위해자장면집유리창깨고오기,서로마주보고뺨때리기,세븐클럽을혼내주기등폭력과일탈을밥먹듯이하게된다.이들은그모든행위의정당성을양아치들을이겨내기위한훈련,학교분위기를쇄신하기위한조치에두었다.

역사가몇번바뀌고모교100주년기념식에맞춰전세계에흩어진사자클럽멤버들이다시모이게되면서영탁은사자클럽40사출간을맡게된다.

고교시절의영탁은말은더듬었지만시와음악을좋아하는남학생이었다.비틀즈멤버중에서아일랜드혈통의폴매카트니를좋아했고,<렛잇비>,<예스터데이>등폴매카트니의전설적인노래들에심취했던시절이었기에,그의이름을허락도없이빌려자신을폴이라며폼잡고다녔다.지금은출판쪽에서일을하며글을쓰고있는작가다.

이소설을읽고있으면영탁이체험하는성장기는폭력의역사같다.선생의무자비한폭력으로시작해서학생들간의폭력,외부인들과의폭력은계속진화해간다.학생들은폭력의그런포악함을눈으로배우고몸으로깨쳐가지만어쩌면내면깊숙이내재되어있던본능이아니었을까싶을정도다.싫으면서도자포자기하듯말려들수밖에없는소용돌이였으니까.

그시절은인간은싸우므로존재한다는게삶의본질인것처럼국가도사회도가정도학교도폭력이점령하던시절이었다.

수업풍경도살벌하다.흡혈귀같은선생,티라노선생의공격본능은아이들에게잔인한학창시절을선물했을것이다.학생들을매로다스리고폭력으로기강을잡던시절의이야기에가슴이아려온다.작가는그모든것이국가로부터비롯되었다지만,그건유사이래로전통이아니었을까.훈육이라는명목으로아이들을매로다스렸던건고대로갈수록그잔혹성이더했으니까.

이들이어른이되어가면서금욕과권력에아부하는모습,앞선어른들의일탈을배워가는모습은일그러진시대의자화상을그대로보여주는듯해서안타깝고씁쓸하다.

역사코드와문화코드는7080들이가장공감하는부분이아닐까.지금도세시봉노래에눈물을흘리며그시절을추억하는이들이많은것을보면말이다.

소설에서는김신조청와대침투사건으로시작해서7.4남북공동성명,10월유신,비상계엄과긴급조치,12.12사태와1980년광주민주화운동,삼청교육대등의현대사까지폭넓게다루고있다.

문화적코드로는팝송과각종춤이등장한다.

비틀즈,레드제플린,클리프리처드,제임스브라운,닐다이아몬드,재니스조플린,지미핸드릭스,존레논,딥퍼플,블랙사바스,로버트플랜트,핑크플로이드,퀸,레너드코헨…….

트윈폴리오,소풍가면늘하는수건돌리기게임,아침마다만원버스에시달리며차장의’오라이!’소리를듣던콩나물시루같던버스이야기,선생님들의무자비한폭력앞에서감히대항조차못했던시절이야기,수업시간에졸다가는백묵이총알처럼꽂히던풍경……

이소설은60,70년대에학교를다녔고,80년대에청춘시절을보낸이들이추억할수있는코드들이많이있는일종의복고소설이다.추억과향수를불러일으키는소설이다.

지나간시대의희생물이된청춘들의이야기다.역사의소용돌이속에휩쓸린젊은이들의하소연이다.내가없고사회와국가가있던시절에대한생존의역사다.멸사봉공,애국애족,선공후사,살신성인같은사자성어를신봉하며살아온세대에게바치는이야기다.

작가가청춘의역사를부정과비판의관점에서써내려간젊은날의자화상이다.과거를반추하면서오늘을돌아보고내일을바라볼수있기를비는작가의마음이담겨있다.

언제나개인의생활은역사의회오리와무관하지않게흘려간다.그러니평화로운역사,올바른역사가지금당장이뤄지기를바랄수밖에.시대의희생양이되지않으려면말이다.

개인적으로7080보다더억울한시대의희생양은일제시대를산선조들이라고생각한다.그시절에는불행의끝에행복이있다는말이진실이기를바랐던시절이아니었을까.

한반도역사의소용돌이가거셌으니까,각세대별로갖는추억이다를것이다.이책은7080들에겐추억을선물하는책,그후대에겐7080에대한이해를선물하는책이다.역사물같은소설에유머코드까지담긴소설,추천하고싶다.

사자클럽잔혹사 저자 이시백 출판사 실천문학사(2013년11월29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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