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유감]현직 부장판사가 말하는 법과 정의 그리고 현실~
[판사유감]현직부장판사가말하는법과정의그리고현실~

법정에서다루는범죄이야기가살벌할줄알았다.법보다주먹이가까운사람들을상대로매일설전을벌이다보면얼마나피곤할까싶었다.어마무시한사람들을상대로매일법정에선다면정신이온전할까싶기도했다.그래서을보다갑의위치이건만그리부러워보이진않았는데…….

현직부장판사가말하는법과정의,그리고현실이야기를담은책을만났다.짧은에피소드들이기에순서없이눈가는대로읽을수있는책이다.그가말하는법원풍경은어떨까.살벌함과공포만있을까.감동과웃음은없을까.

<막말판사의고백>이눈길을끈다.

개인적으로막말은누구에게라도해서는안된다고생각한다.아무리막돼먹은죄수에게라도말이다.

저자가형사단독판사시절에만난피고인은상습사기꾼이었다.특이한점은50대후반이되도록전과20회이상,20여년의교도소생활동안죄명과형량,수법이한결같았다는것이다.저자의짐작에는바깥생활보다는교도소신세를지는것이편해서일부러그랬을거라는데…….그리고법정에서거짓말만하는상습사기꾼에게막말을하게되는데…….

-피고인,평생그런식으로없는친구나친척을내세워반복했는데또그이야기입니까?교도소콩밥도국민의혈세로마련하는겁니다.피고인에게는콩밥도아깝습니다!

-판사님,콩밥도아깝다니요?저는이나라국민도아닙니까?사람도아닙니까?(책에서)

교도소밥이라도먹으려고일부러죄를지어들어오는것도문제지만막말은참아야했는데…….아무리흉악죄인이라도그범죄의이면에부모의애정결핍등이자리하고있기에또다른상처를주는셈인데…….어린시절충분한사랑과격려를받고자랐다면,그에게도따뜻한가정이있었다면그런죄들을양심의가책없이저지를수있었을까.죄는밉지만사람은미워하지말라는말이생각나는부분이다.범죄의이면에는가정과사회,국가의책임도있을텐데…….

나중에저자는재판정에서막말에대한사과를했고상습사기꾼은선고대로복역했다고한다.저자는미안한마음에퇴소후그가배운이발기술을써먹을수있도록작은교회와연결시켜주었다는데…….

한동안은일에충실하며편지를보내더니지금은편지가뚝~끊겼다고한다.손버릇,말버릇이쉬이바뀌지않겠지만어딘가에서성실히살았으면좋겠다.

고아원을방문해마술을보여주고선물을전하는모습,호기심가득한아이들의질문을받는모습에서따뜻한판사의모습을엿보게된다.서울법대와하버드로스쿨에대한이야기는무려4편까지이어진다.다른책에서이미읽은사실이지만부탄공주의국가행복론이야기도흥미롭다.

한번도용서받지못해22년간도둑질로옥살이한남자의이야기는마음이저려왔다.그에게한번쯤은너그러운용서와이해를바라는의사선생님의증언에서장발장이생각날정도였다.누군가어린소년에게너그러운아량과따뜻한인정을베풀고지원을해줬더라면과연22년의세월을감옥에서지내기만했을까.나역시도마음이아픈대목이다.

자신을믿어주고격려해주는가족이나친구가없다면인생은얼마나삭막할까.범죄란약물이나주사,형량으로도치유할수없는사랑의결핍,신뢰의결핍증후군인데…….

자신을무조건믿어주는어른이단한사람만있어도절대어긋난길로가지않는다고한다.자기도모르게습관이되어버린도벽을이제라도멈추게할수는없을까.

유죄냐무죄냐를판단하는판사자리의막중함,무게감이느껴지는책이다.

재판정의권위,사법부에대한신뢰,시민들과의친근한교류등을다양하게접할수있는책이다.

어느직업인들쉬울까마는법의잣대로행동을판단하고인간을판단하는자리가조심스럽고어려운자리같다.이기적이고잔인하고추악한인간의본성을마주하는책인줄알았는데,따뜻함과유머,정의로운판단,법의형평등을만나게되는글이다.

판사유감 저자 문유석 출판사 21세기북스(북이십일)(2014년04월21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