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가렵다]불안과 혼돈의 시대, 지금은 가려운 시대.
[미치도록가렵다]불안과혼돈의시대,지금은가려운시대.

김선영작가의책을처음접한다.<시간을파는상점>,<아주특별한배달>은아직읽을기회가없었다.말썽장이중2학생들과도서관선생님의한판겨루기라기에기대를했던책이다.다루기힘든요즘아이들의이야기라서결과가궁금했던책이다.

그런데놈을보는순간,그간의결실이무참히깨지는것같았다.(14쪽)

이야기는양대호와강도범의살벌한만남으로시작한다.

도범은학교대항담력시험이란명목으로오토바이절도사건으로저지르게된다.경찰에게걸리면서퇴학을면하는조건으로전학을가게된다.그런데인천으로전학왔더니라이벌대호가있었다.한번꼬이기시작한실타래를어떻게풀어야할까.이젠더이상문제학생으로낙인찍히기싫은도범은대호를피하기만하는데…….

형이군대가면서양아치같은짓그만하라며엄포를주었고,아버지는자식잘못키운죄로자신의뺨을치며무릎을꿇은모습,엄마의무표정과냉대를보며도범은결심했던것이다.다시는깡패같은철없는짓을하지않겠다고.그랬는데,하필이면전학간학교에서라이벌같은적수대호를만날줄이야.

두무릎을꿇었던아버지의모습,평범하게살라는엄마의당부,군제대할때까지조용히있으라는형…….가족의모습이떠오를때마다도범은참을인자를새기지만싸우지않겠다는약속을지킬자신이없다.

한편도서관사서교사수인도형설중학교로발령나는데…….학교폭력으로유명해서기피학교1호인이곳에서잘적응할수있을까.

재잘대는세호,얻어맞기만하는곰같은해머,예사롭지않은포스의도범,날카로운표정의대호,논리적인핑계의대사준표까지수인이지도하느방과후학교독서회에가입하게된다.

자발적이아닌독서회,아무것도신청하지않은겉도는아이들로채워진독서회,배운데로하지않는아이들과의대화,독서반을운영하기위해아이들과밀당하는수인의보면덩달아마음이무거워진다.말을듣지않으면서말은잘하는아이들…..

-거기다거짓말까지하니?뛴것을다봤는데안뛰었다고딱잡아떼니?

-샘은뭐,살면서거짓말한적한번도없어요?

-넌,아주말을딴데로돌리는데는선수구나.이제껏그렇게하면넘어갔나부지?

선생님한테는안통해.(71쪽)

수안과율의애정전선은여전히오리무중이고…….장벽이너무없어도,오래되어밋밋해도,문제가너무없어도문제인걸까.전혀감동도없고긴장도없고그렇다고신뢰가확실한것도아닌두사람은점점애매모호한관계로갈뿐이다.

관계는감동이없으면이어지기어려운법이다.

감동이사그라지면관계도흐지부지끝나게되어있다.

처음만난사람이유독끌리는이유는그사람이살아온일생에감동하기때문이다.

(중략)가장무서운것은애틋하고친밀했던관계가무감동으로가는것.

미움도연민도반가움도없는것.(97쪽)

수인은도서관의자연채광을위해교무실로옮기자고교장에게건의하기도하고,도서관의신간예산도어디론가빠져나가는낌새를느끼고건의한다.하지만교사들사이에서점점왕따가되어가고…….

교사들과의관계,교장과의관계,아이들을다루는것모두가점점고난도의숙제같은느낌이다.학교에서의관계가점점난이도가높아지면서무섭고두렵고떨리는난제들이되고있다.풀어도풀어도풀리지않는난제로남을까.

하지만수인은아이들과일대일대화를통해아이들이불안으로가려워한다는사실을알게된다.그래서아무도거들떠보지않는해머를챙기고,모두가거리를두고있는도범의이야기를들어준다.

그애들이지금을매나가렵겠냐.너한테투정부리는겨.가렵다고,

크느라고가려워죽겠다고투정부리는데아무도안받아주고

가려워서제몸도못가눌정도로몸부림치는놈들한티,

대체왜그러냐고면박이나주고,

꼼짝없이가둬놓기만하는데

어떻게견딜수가있었냐.(216~217쪽)

불안과경쟁.이기심과체면이모두를미치도록가렵게했던걸까.서로가너무가려워서남의고통은보이지않는걸까.가려울때는긁어주는게최고인데.긁어주는역할이쉽지가않은세상이다.

중요한건자신을내치지않으면되는거라고생각해요.

그러면밖에서아무리찧고까불어도끄떡없어요.

밖이뭐가중요해요.안이중요한거지.

스스로가채워지지않았는데밖에서아무리채우려고해보세요.(183쪽)

‘너브(nerve)는두려움이기도하지만다른뜻으로는용기이다.

두려움은느끼는것이중요한것이아니라

두려움을어떻게대하는지가중요한것이다.(206쪽)

살아있기때문에불안한것이다.

불안은잊는것이아니라극복하는것이다.

무엇이불안을넘어서게할수있을까>(207쪽)

사춘기아이들을다룬다는것은부모에게,교사에게,어느누구에게나난제다.사춘기쇼크,중2병이라는말이시대의화두가될정도니까.하지만불안해서가려운거였고,가려워서투정하는아이들이었음을생각한다면…….가려운부분을긁어주고,들어주고,귀기울이는것만으로도가려움증은해소될텐데…….

불안으로모두가가려워하는사회다.아이들도어른들도,학생들도교사들도.가려울땐효자손이최고다.서로를긁어주는사회를바라며……

함께사는삶을완성하는즐거움은

다른사람을사랑해야얻을수있다

다른사람의행복이자기행복의’조건’이되는것이다.(233쪽)

김선영작가의소설을처음읽었지만진국같은소설이다.아이들의외로움과불안,그에대처하는자세를멋지게풀어낸소설이다.다른소설도읽어보고싶다.

미치도록가렵다 저자 김선영 출판사 자음과모음(2014년06월23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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