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나는 신뢰의 즐거움]여행은 시간·공간·인간에 대한 신뢰다!
[길위에서만나는신뢰의즐거움]여행은시간·공간·인간에대한신뢰다!

여행에세이를좋아하다.많은여행에세이를읽었다.같은장소를여행해도작가에취향에따라달라지는이야기를보면서역시세상은제멋이라고생각했다.하지만이렇게사람에대한깊은신뢰를담은책은또처음이다.

철학자다운길위에서의사유,여정중에서만나는사람들에대한신뢰,세계각지의역사와고유정신을접할수있는색다른여행에세이니까.실존주의자,프로이트학파,막시스트,이성주의자,구조주의비평가,포스트모던의우화까지만날수있다.세계의유적과만나고세계의정신과만난다고할까.의미있고매력적이어서자꾸만빨려들게된다.쏘~옥.

저자는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의철학과명예교수인알폰소링기스다.그는세계각지를여행한이야기에철학적논리를담기로유명하다고한다.이에세이역시그러하다.

신뢰란다른생명체와맺어지는관계가운데가장큰기쁨을준다.하지만누군가와함께하는즐거움을누릴때면위험이라는요소와함께신뢰도생겨나며,그결과즐거움은환희의경계를향해치닫게되는것또한사실이다…….(중략)……신뢰란죽음만큼이나동기를짐작할수없는어떤이들에게의지하게만드는힘이다.낯선이를신뢰하려면용기가필요하다.독립적으로존재하고있는대상을신뢰한다는것은흥분되는일이다.(책에서)

아프리카의아라오유안.

저자가만난첫번째신뢰는차량을준비한투아레그부족인25세의청년아지마,운전사아자흐,정비와요리담당인모하메드,안내담당아마두였다.

통북투의모랫길을따라대상이아닌랜드크루저를타고가는길은차바퀴가빠지는연속이었다.소금이덮인곳은하얀모래,한때물이있던웅덩이는검은모래,사하라의나머지모래들이만들어내는잔물결은황금빛모래들…..그길은투아레그의대상들인’아잘라이’가1천년동안오가던길이었다고한다.

건물은커녕어떤흔적도없는사막길,사방팔방모래뿐인사막을안내하는아마두의길안내가신기하다.안내담당인아마두의머릿속에는지도가그려져있다고한다.모리타니아와리비아와니제르를향하는보이지않는길까지들어있다는데……밤이면별에의지해이동하고낮에는해를보며이동하고,하늘이구름에가려있다면모래의맛을보고길을찾는다니……헐~대단한방향감각이다.밤사이수백킬로미터를이동할수있는아마두의머리는단언컨대신의나침반이다.

모래속에잠긴고대도시아라오유안에서만난베르베르족율법학자의모습은초기이슬람모습그대로였다.모래가섞인쌀과기장주먹밥,나무판에적어둔코란구절암송,기도와금식,성자에대한연구가일상인율법학자.

바람때문에모래에덮였다가바람덕분에다시모습을드러낸고대마을다르다렉순례는슬픈흔적에대한순례였다.20년전에서야사라졌다는노예시장벨라.아라오유안의투아레그족은타고난전사기질을갖췄다고한다.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의침략에대한저항들,말리정부관리들의약탈과파괴,대기근,최근미국광물조사단의석유탐방조사들에대한저항은조상들의땅이자신들의땅인고향을지키기위한본능이었다.저자의말처럼외부의침략은신성한지역에대한세계의신성모독같은것이었으니까.

우리는우리내부의다양한문화나다른곳에서마주치는문화가성역으로취급해온것들을보호하려고노력한다.우리는그것들을정보로풍부한문화의하나로변환시킨다.즉더높은신성모독을저지르는것이다.(책에서)

우림을걷다가난을만난이야기,남극지방의해안절벽에서펭귄이자기새끼를구별해내는광경을관찰한이야기,사막한가운데에서모래와바람에잠긴고대도시아라오유안의복원에대한이야기,시리아북쪽의노리아,대륙의갈라진틈을볼수있는협곡,그곁에서중개무역을했던도시레켐,남미의거대한미스터리나스카문명과미스터리기하학무늬들,몽골,티베트,리우데자네이루,이스탄불,아이티,카이로……신비한역사,아픈자취,아련한흔적들과마주하는만남들…….

그렇다.여행은신뢰다.여행은시간·공간·인간에대한신뢰를바탕으로하는것이다.

누군가를믿지못한다면,공간을믿지못한다면,시간을믿지못한다면할수가없는것이다.타지에서만나는낯선사람에대한신뢰는호기심에서시작하는우주적신뢰같은것이아닐까.일말의불신과위험에대한불안감에도신뢰한다는건인간의선한일면에대한이기적인기대일것이다.신뢰하지않으면여행은불가다.그래서여행에서만나는신뢰는위험을무릅쓴짜릿함이다.

과거와현재,미래를관찰하는세계여행에철학적사유가담겨있다.철학자의본능을잘드러낸깊이가남다른에세이랄까.여행의품격이느껴진다.

길위에서만나는신뢰의즐거움 저자 알폰소링기스(AlphonsoLingis) 출판사 오늘의책(2014년05월16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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