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경제학/문소영/이다미디어]명화로 배우는 경제사,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림속경제학/문소영/이다미디어]명화로배우는경제사,아는만큼보인다!

이런종류의책을좋아한다.융합적지식을담은책말이다.

계급과계층,버블과투기.이자와대부업,중상주의와산업화,담합과독점이명화와만났다.<그림속경제학>

예술속에서경제코드를찾는것은낯설면서도색다르다.마치경제학자가그림을그리고,화가가경제학서적을뒤적이는것만큼어색하다고할까.

하지만경제학과미술사를두루공부한기자의안목이기에전혀어색하지않고흥미진진한책이다.아는것만큼보이고걸어간만큼내것이된다는동서고금의진리를되새긴책이다.

유명한그림속에서경제용어를접하다니,참신하다.

지오토의스크로베니예배당프레스코벽화중<성전에서상인과환전상을몰아내는그리스도>그림에서는성전의독점과담합을꼬집는다.야콥요르단스의<성전에서내몰리는상인과환전상을몰아내는그리스도>에서는대부업자들을조롱하고있다.

르네상스시대플랑드르지방의화가퀜틴마시스(1466~1530)가그린<환전상과그의아내>는은밀한비유들이가득하다.

책을넘기는아내는돈의무게를저울로재고있는남편을물끄러미보고있다.책상위에는수많은동전,저울,진주구슬,반지,작은볼록거울등이놓여있다.뒤편의시렁에는사과,책,종이꾸러미,촛대가있다.

그림속환전상이저울과확대경을이용해주화속에든금·은·동함량비율로교환비율을정했다니,처음접하는이야기다.

화폐에함량된재료에따라가치가달라지는주화들에환전상들은얼마나골치가아팠을까.일일이그동전의무게를재야했으니말이다.

기도서를보던아내가돈이올려진저울에눈길을돌리는모습은세속의일에마음을빼앗긴다는메시지이고,뒤쪽불꺼진양초는그에대한경고의메시지라고한다.빨간바탕에금빛사과는최초의여인이브가뱀의유혹에넘어간원죄를상징한다고한다.창문가의남자가비쳐있는작은볼록거울은자신에게영향을준네델라드화가얀판에이크에대한오마주라고한다.얀판에이크의<아르놀피니의결혼>에도벽에볼록거울이걸려있다.

그림속의대상하나하나에담긴의미들이경제와종교,문화,스승에대한오마주까지담겨있다니,놀랍고놀랍다.

예나지금이나대부업이나고리대금업자에대한시선은좋지않나보다.역사속에서는어느정도였을까.

샤일록:나는돈도자주새끼를치게한답니다.

안토니오:친구끼리누가돈을빌려주고이자를받는예가있단말인가요…….그러니원수에게빌려줬노라고생각하시지.-윌리엄셰익스피어<베니스의상인>(책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말을새끼를낳지만돈은새끼를낳지못한다,말이나집을빌려줄때에는사용료를받아도되지만돈을빌려줄때에는이자를받아서는안된다고했다.

세익스피어역시친구에게돈을빌려주고이자받는것을나쁘게보고있다.구약성경에서도같은동족에게변리를놓지못한다느니,어렵게사는나의백성에게돈을꾸어준다면그에게채권자행세를하거나이자를받지말라고되어있다.

특히325년니케아공의회에서교회나성직자의이자수취를금지하는법을만들었고,789년샤를마뉴대제는이자받는대금법을금하는칙서를내렸다고한다.이법이바뀌지않고지금까지엄격하게지켜지고있다면어떨까.담보가없는가난한이에게은행대출이쉬워졌을까.방글라데시의유누스이야기를알고부턴부쩍그런생각이자꾸든다.

불행인지다행인지,상업이발달할수록이자에대해인식이조금씩풀리다가국제무역이발달할수록이자를현실적으로용인하게된다.근대와현대에들어오면서이자는더이상부도덕한불로소득이아니며현대의만족을포기한대가로인정하고있다.심지어뵘바베르크는이자가우회생산을돕는다고했고,금융사회로올수록이자는채권과배당의형태로중요한자리를차지하고있다.지금같은신용사회에서이자는더이상부도덕한것이아니며법의범위내에서최대의이자를취득하는것이현명하게보일정도다.

돈에대한입장을볼수있는그림에는얀요세프호레만스1세의<베니스의상인>,히에로나무스보쉬의<죽음과구두쇠>,마리누스판레이머스발의<환전상과그의아내>등이있다.

튤립광풍에대한이야기도처음접한다.지금도튤립은고가인데……

튤립광풍풍자화.

원숭이들이줄무늬튤립을끌고가고있다.튤립개수를확인하는원숭이,돈계산을하는원숭이,튤립에오줌을갈기는원숭이,튤립을들고끌려가는원숭이들이있다.

튤립투기로빚더미에오른원숭이가끌려가는장면,멀리에는장례행렬까지있다니.

‘셈페르아우구스투스’라는품종의튤립알뿌리가황소46마리또는돼지183마리와맞먹는값이라니…….헐~그비싼튤립알뿌리를양파인줄알고먹었다는얼간이도있다니,모양은비슷해도양파냄새와는분명다를텐데……

튤립나라인네덜란드에튤립이들어온것은불과몇백년전이라고한다.색상이선명하고꽃이큰튤립은곧부와교양을상징하면서귀족들사이에튤립정원가꾸기열풍을일으켰다고한다.

왕관모양의꽃봉오리,귀족의검을닮은잎사귀,크고선명한자태는귀족들의관심을끌었고튤립가격은급상승했다고한다.더구나1630년대엔희귀한줄무늬튤립의가격이비정상적으로올랐고,더오를것이란기대로튤립투기까지극성이었다고한다.튤립거래소까지생겼다니……

하지만올랐다면내려가는게인생의이치다.비싼튤립에대한수요가줄어들자가격인하는자연스런현상이다.턱없이올랐기에무지막지하게하락하는튤립가격에네덜란드전체가한숨을쉴정도였다고하니,돈에눈먼탐욕의결말을보는듯하다.

어느시대에나투기나광기,거품과사치는한나라를광풍에휩쓸리게하나보다.

튤립경제는헨드리크포트의<플로라와바보들의수레>,필리프드상파뉴의<바니타스>등에서만날수있다.

윌리엄터너의작품<전함테메레르>에는과거의영광과현재의쇠락을나타내고있다.산업혁명과운송속도의혁명,더불어분업속도의혁명을알리고있다.

밀레의<이삭줍기>에는떨어진이삭마저주워야하는비루한하층민의삶,일꾼들을지휘하는말탄감독에서빈부의격차를고발했다며선동적이고불온한그림이라는비난을받았다고한다.그런그림이한국교과서에실린것도아이러니다.

벽지와스테인드글라스등에이르는모리스의디자인예술,툴루즈로트레크의예술적광고,뉴딜벽화,뉴딜아트,공공미술에이르기까지명화속에서경제코드를충실히녹이고있다.

세계사의흐름과미술동향이전혀분리될수없을것이다.

모든그림에는자의든타의든그시대의풍속과이념을담아낼수밖에없다.그러니그림속에서문화와사상,경제까지도만날수가있으리라.

그림속에감춰진경제적메시지를담아내는저자의능력덕분에어려운경제용어를쉽고재미있게접할수있었다고할까.예술적인이미지속에꽁꽁감춰진내밀한경제이야기다.알고나면보임을새삼깨닫게된다.

그림속경제학 저자 문소영 출판사 이다미디어(2014년06월26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