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십자가/히가시노 게이고/자음과모음]속죄의 십자가를 지는 방법?

공허한십자가/히가시노게이고/자음과모음]속죄의십자가를지는방법?

십대들에게가장사랑받는일본추리소설작가는히가시노게이고가아닐까.

그를처음알게된건도서관에서우연히펼친<용의자X의헌신>을통해서였다.일본추리소설을전혀읽지않았기에무심코고른책이었다.영화로나왔던제목정도로만기억할정도로일본작가들에대해서는무심했던때였으니까.

하지만소설을읽으면서반해버렸다고할까.수학을좋아했기에천재수학자대천재수학자의수학논리대결에넋빠져읽었다.수학의난제들을풀어가는천재들의논리에홀려읽었다.그이후로히가시노게이고의팬이되어버렸다.

<백야행>,<매스커레이드호텔>,<레몬>,<예지몽>,<다잉아이>,<나미야잡화점의기적>,<방황하는칼날>,<몽환화>,<질풍론도>등다작을하는작가이지만언제나읽는맛이있는작가니까.

추리소설의경우대개첫부분에사건의단초들을넌지시제시한다.더구나히가시노의경우는반전에반전을거듭하기에첫부분이더욱의미있게작용한다.이소설역시마찬가지다.

처음에이구치사오리와그녀의남자친구니시야후미야의이야기로시작한다.

사오리는엄마에대한기억이없다.그녀가3살이되던해에뇌종양으로31살로생을마감한엄마.그런사실을안것도그녀가5학년이되어서였다.아빠요스케는화학공업제품회사의기술자였기에사오리는늘편의점도시락,피자배달,직접음식을해먹는것으로홀로저녁을해결했다.식사,청소,빨래까지그녀의몫이되면서아빠의귀가시간을늦어졌고그만큼혼자있는시간이늘었다.

혼자있는시간을채우려그녀는비디오점에들렀고,그곳에서니시야후미야를만나게된다.후미야는평소그녀가짝사랑하던같은중학교선배였다.비디오점에서만나<히든>이란영화에대한감상을나누면서친하게된이후로둘은사랑을나누게된다.3이되었을때사오리가원치않는임신을하게되자둘은태아를죽이고후지산숲속에아기를묻게된다.하지만살인에대한추억은평생을악몽속에살게했고이들의삶마저꼬이게하는데.

한편,광고회사에서디자인일을하다가반려동물의장례업자가된나카하라미치마사.

어느날그에게경시청수사1과의사야마형사가찾아와서헤어진아내사요코의죽음을알려준다.서로를위해이혼했는데,살인으로죽음을맞다니.

아내는그녀가사는원룸아파트근처에서무자비하게날카로운칼로찔러죽었다고했다.범인은다음날자수했고왜소한노인이었다고한다.전혀관련이없는노인이왜그녀를죽인것일까.

11년전딸의죽음은견딜수없는아픔을준사건이었다.초등학교2학년에다니던마나미가살해된것이었다.그녀가저녁거리를사러10분거리의슈퍼마켓에다녀오는사이에딸이죽임을당한것이다.외부침입자에의한강도살인이라니.

당시아내인사요코가발견하고신고를했는데,경찰은모든가족들을사정청취라는명목으로취조해서괴롭힌적이있다.

범인은체포되었지만이들부부는살인자가사형에처해지는경우가드물다는말에황당해한다.재판에서는살인자가반성의기미가보인다,갱생의여지가있다,계획적인범죄가아니다,동정할만한점이있다는등으로감형을내릴구실을찾는것같고그누구도피해자의억울한심정은헤아려주지않는다.모두가해자의입장에서변호를하고재판을한다고느낀다.살인자에대한법의잣대가너무나물렁하다는것을알게되면서부부는깊은절망감에빠지기도했다.

딸의죽음을견딜수없었던부부는어쩔수없이이혼을하게된것이다.

나카하라는살인사건의피해자로살아오면서아내의죽음에가려진비밀이있을거라는직감을한다.그리고아내의유품을보고,이혼후의아내의삶을추적하면서놀라운사실을알게되는데…….

아내사요코는결혼전카피라이터를했기에이혼후에도잡지사기자를했으며,살인피해자가족모임등에적극참여했다는사실을알게된다.사형폐지론이피해자에대한또다른폭력임을알리는책을준비하고있었다는사실도알게된다.

나카하라는아내의장례식전날쓰야에이구치사오리라는여자,아내의유품,원고,사진들,후미야의사와의관계를파헤쳐나가는데…….

피해자참가제도가있다면덜억울할까.피해자참가제도란피해자나유족이검찰처럼구형의견을말하거나피고에게질문을할수있는제도다.

재판에서제3자의개입(재판관,변호인검찰등)이아닌피해자와유족의생생한목소리가반영될수있을까.재판을피해자와유족의것으로만들수있는걸까.날마다슬퍼하고죽을때까지괴로워하는유족들의아픔을안다면이런제도가필요하지않을까.

나카하라의심정을따라가다보면재판이가해자의편임을,법이살인자의편임을느끼게된다.

사형폐지는또다른이름의피해자에게가하는폭력이라는말에도공감하게된다.

난당신남편도사형에처해야한다고생각해요.하지만그렇게되진않겠지요.지금의법은범죄자에게너무관대하니까요.사람을죽인사람의반성은공허한십자가에불과한데말이에요.하지만아무의미가없는십자가라도,적어도감옥안에서등에지고있어야해요.당신남편을그냥봐주면모든살인을봐줘야할여지가생기게돼요.

(중략)그래도남편이지금까지속죄하지않았다고생각하세요?교도소에들어가도반성하지않는사람은얼마든지있어요.그런사람이등에지고있는십자가는아무런무게가없을지몰라요.하지만남편은지금등에지고있는십자가는그렇지않아요.너무나무거워서꼼짝도할수없는,무겁고무거운십자가예요.나카하라씨,아이를살해당한유족으로서대답해보세요.교도소에서반성도하지않고아무런의미없이하루하루를보내는것과제남편처럼현실속에서다른사람을구하면서사는것,무엇이진정한속죄라고생각하세요?(본문중에서)

죄는밉지만인간은미워하지말라는말,사형판결로범죄자를개전시킬수없다는말,어려운형편에서자랐으니속죄의기회를주자는정에호소하는변호들,형벌은모순투성이라는말,재판도모순덩어리라는말을다시생각하게된다.

인간이완벽한심판을내리는건불가능하겠지만정의가있다면이들에대한심판을제대로해야하지않을까.

사람을죽인자는어떻게속죄해야하는가.동기와관계없이피해자와유족의마음은풀리지않는법인데.평생을지옥에서헤맬유족들의마음을누가위로해줄까.

이에는이로갚는게진리일까.범죄사건의경우살인죄에는사형이해답일까.속죄의기회를주는게정답일까.계속되는살인사건들을보며누구나한번쯤은생각해봤을문제들이다.

인간이인간을심판할수있을까.살인자가속죄하는방법은무엇일까.살인자에의해피해를입은가족들의고통은누가해결해줄것인가.사형제도에대한많은것을생각하게하는소설이다.법의모순에대해서도생각하게된소설이다.

술에취한경우에양형을하는데,음주범죄가더중하지않을까.음주운전을무겁게두는것과비교한다면분명모순이다.만인이법앞에평등하다면제할일을못하는국회의원들의불체포특권도모순이다.중요한직책을맡았다면동일한범죄에대해더무거운책임을지워야정상이아닐까.법의모순에대해대국민토론이필요한문제들임을소설을읽으면서생각하게된다.

공허한십자가 저자 히가시노게이고(KeigoHigashino) 출판사 자음과모음(구.이룸)(2014년09월1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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