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김이설/은행나무]꽃 같은 흉터를 가진 선화, 봄을 기다리는 이야기~

선화/김이설/은행나무]꽃같은흉터를가진선화,봄을기다리는이야기~

산다는건켜켜이상처를남기고흉터를남기는건지도모른다.마치나이테처럼말이다.누구나아기때의말간피부가살아가면서어느샌가긁히고찢기고터진다.그리고피부여기저기얕거나깊은무늬를남기기도한다.하지만태어나면서흉터를가진이는전생의상처에대한흔적일까.태어나면서얼굴에흔적을갖고태어났다면또다시마음의상처로전이될텐데…….

언니도잊어.잊어버려.이십오년전의일이야.그걸아직도부여잡고살면어떡하니?저절로아물었으면그냥둬.그걸왜또후벼파?그래봤자흉터만더커지지.(139)

선화는엄마뱃속에서부터오른쪽얼굴에검고붉은얼룩을가지고태어났다.화염상모반을가진선화의오른쪽얼굴은입술도,눈도,피부도모두정상이아니다.언니의왼쪽얼굴에는가늘고긴흉터가있다.이는선화가화침으로상처를낸것이다.

누구든상처가있다.상처에서흐르던피가굳고딱지가내려앉고,딱지가떨어진자리에솟은새살이바로상처를반추하는흉터였다.그래서나는사람들의흉터를유심히관찰하곤했다.(18)

선화는얼굴에흉터를갖고태어났지만누구도미안해하거나고쳐주겠다는가족이없자섭섭해한다.어느날가족앞에서는선량한척하고자신앞에서는얄미운행동을하는언니가사고를친다.선화의가방에책과공책,필통을없애고꽃꽂이에쓰이는화침4개를넣어놓은것이다.그런언니가얄미운선화는자신의가방에서화침을꺼내언니의얼굴을문지르며복수를하게된다.그렇게언니왼쪽얼굴에후천적인상처가생긴것이다.

선천적으로흉터가있는선화는타인의흉터를빨리알아내고빤히쳐다보는버릇이있다.흉터민감성이다.

어느날꽃집에목덜미에흉터가있는남자인영흠이나타나꽃배달주문을하고간다.이후영흠은일정한시간에꽃을사러오면서선화의관심을끌게된다.그리고수국꽃다발을선화에게선물하고가버린다.수국의꽃말이진심,변덕,처녀의꿈,바람둥이다.영흠이선화에게서로상반된의미를갖고있는수국을준이유가진심일까,아니면변덕일까.

자신에게꽃다발을준남자는영흠이처음이었다.그런영흠에게살짝기울어지고있는찰나에영흠의꽃다발주문은그치게된다.대신그의아내가나타나영흠이뭔가부족한여자에게끌리는남자라는데.그리고그녀는죽음을앞둔선화아버지병실에꽃을주고간다.그꽃은청초하고투명한이미지를끌어내창백해보이는것이기에조문을위한꽃이었다.아버지가비록죽어가는목숨이지만미리조문을표하다니.어쩜세상은상처를주기위해존재하는걸까.

하루하루썩어가는꽃을보는일은하루하루피어나는꽃을보는일과같은의미였다.(108)

선화는아버지의죽음이후생긴유산으로천형같은자신의얼굴을치료하고자알아본다.아버지의유산은자신에얼굴에대한죄책감을대체하는것이었으니까.하지만얼굴의모반제거를위해성형의사,안과의사,피부과의사까지총동원해야하는상황이다.얼굴의모반이완치도되지않으면서견적은천만원을넘는다니.그래서선화는남은인생을그대로살아가리라고다짐한다.이제까지힘들게살아왔기에이미남들의시선에대한내성이생긴거니까.워낙많은상처를받으며살아왔기에앞으로이보다더하지는않을거니까.

이책은꽃집을하는선화의흉터이야기다.얼굴에꽃과같은붉은얼룩을가진선화의이야기에는꽃에대한이야기가많다.

꽃다발은어느방향에서보아도동그랗게보이도록해야해요.

꽃은온도에민감해요.되도록빨리잡아야꽃의싱싱함을유지할수있어요.

나는다육식물이좋았다.선인장처럼가시의위협이없으면서도관심두지않아도자기가알아서제생을연명해가는기특하고똑똑한것들이었다.

인간은누구나상처를안고살아간다.선천적이든후천적이든말이다.육체적인상처든정신적인상처든말이다.그런상처에대처하는방법은그저봄을기다리듯시간을인내하는것이리라.상처에대한내성이생길때까지말이다.

얼굴에꽃같은흉터를태생적으로가진선화의봄을기다리는이야기다.상처를극복하고자신의삶의결대로살아가는이야기다.봄이더디게오더라도말이다.

선화 저자 김이설 출판사 은행나무(2014년10월01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