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의인문학비틀기/마광수/책읽는귀족]인문학마구비틀어봐!
처음에‘마광수의인문학비둘기’로읽혔다.그럴리가있나싶어서다시봤더니,‘마광수의인문학비틀기‘였다.책을읽으며역시마광수답다는소리가절로나온다.그는파트별부제(거꾸로보면어때?,너도빠져봐!,나만잘났어!,망치를들자!)처럼인문학을마구비틀고있으니까.인류의스승들의사상을뒤집어보고,돌려보고,비틀어보고,깨뜨려보고,스스로그속에갇히기도하니까.
처음에나오는‘철저한정치만능주의자였던공자’가시선을끈다.이천년이넘는세월도거뜬히이겨낸공자의사상이니까.왕도정치를이론적으로완성시킨것은맹자지만공자도맹자와같은계열이다.
공자가힘주어강조하고있는것이바로충효사상이다.이는수직적복종만을강요한봉건윤리의극치라고볼수있다.그래서그런지일제강점기의탁월한역사가인신채호는경전들을불태우고유생들을생매장시킨진시황의분서갱유를오히려찬양하고있다.(10쪽)
공자의가르침은또한허황된공리공론으로만일관하는주자학(성리학)의모태역할을해주었다는점에서책임을면하기어렵다.조선왕조는오직주자학일변도의편협한이데올로기만떠받들었기때문에속절없이망할수밖에없었다.(14쪽)
공자는정치에서는‘정(正)’,경제에서는‘안(安)’,사회에서는‘신(信)’,문화에서는‘성(聖)’을강조하였다.
그런데다른것은다좋으나문화의지상목표를‘성(聖)’에다두는것은,모든문화적창작물은반드시‘도덕적교훈’을목표로삼아야한다는것을암시해주고있어‘개성적변태’를억압하는역할을할우려가있다.문화의발전은‘권태⟶변태⟶창조’의순서를따르고있기때문이다.(17쪽)
마광수의생각을정리해보자.
왕도정치를이상으로하던공자의정치사상을공상적유토피아즘이다.공자의守分安足은지배계급의착취와명령에묵묵히따라가는노예적삶,반민주적발상,독재이데올로기다.공자는왕을중심으로하는철저한계급주의를옹호한정치교수쯤된다.‘학이시습지불역열호’란말은지배엘리트들에게만적용되는귀족주의적발언이다.‘예’를지나치게강조하는것은조선후기의예송논쟁에치우치던당파싸움처럼민생을걱정하는정치가아니다.3년간의시묘살이는후손들에겐‘조상신’에억눌리게했고,자식들에겐비참한삶을살게했다.공자의사상은철저한여성차별이며남자에겐축첩의자유를주고,여자에겐정절을강요했기에조선의역사는여자들의한맺힌눈물의역사다.지나친도덕적교훈은개성적변태를거부하기에창조적인창조를억압할우려가있다.공자가주장하는정치만능주의는경제나문화를소홀히할수있다.
이전세대의예를살리려던공자는철저한복고주의,맞다.혼란에빠진춘추전국이전의봉건시대,황제중심의철저한통제가가능한사회를꿈꿨으니까.
분수를지켜만족하는삶을살라는공자의守分安足은지배계급의착취와명령에묵묵히따라가는노예적삶,반민주적발상이라고만할수있을까.분수에만족하지않는다고해서행복하다고만할수있을까.
춘추전국시대의혼란을극복하기위해그가취했던패는이전시대로의왕정복고였으니,계급주의인것도맞다.하지만계급없는사회가있을까.지금도명목상의계급은없지만실질적인계급은엄연히존재하지않은가.권력과부에의한보일듯보이지않는계급이더강력하고튼튼한성벽을쌓고있지않은가.1%를위한그들만의옹벽은너무튼튼해올라가볼수도없고,들여다볼수조차없지않은가.
대부분의이야기에공감하지만개성적변태가문화창조로발전하다니.마광수의촉은늘姓으로향해있고,결론은늘그렇게흐르나보다.
20인의세계의사상가들의이야기를비틀어본내용들에공감하는부분도있고,거부감이드는부분도있다.세상모든일이취사선택의연속이기에저자의이야기도취사선택하면되겠지.그래도기존의사상가들을비틀어본책을읽으며내가알던세상이넓어진기분이다.머리가깨어나는기분이다.무엇보다도내가좋아하는사상가들의이야기이기에끌리는책이다.
마광수의인문학비틀기
저자
마광수
출판사
책읽는귀족(2014년10월1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