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박효미/한겨레아이들]국가적인정전사태에대한경종~
블랙아웃.
블랙아웃은술에취해순간적으로필름이끊기는현상을말하거나,핵사태와관련된군사용어로쓰이지만전기가끊어지는대정전사태를일컫는말이기도하다.
만약일주일동안국가적인대정전사태가일어난다면무슨일이벌어질까.만약7일동안자연의빛인태양과저축된에너지만사용할수있다면어떤일이벌어질까.국가,기업,개인들은각각어떻게대처할까.
뻔한결말이겠지만,그래도예상해보자.밤에는어둠과친숙해야할것이고,온갖가전제품들은무용지물을되어쓰레기가될것이다.휴대전화와인터넷,TV,라디오도먹통이고신호등도멈추고지하철도멈출것이다.문을연상점들이없기에식량이나연료사재기등이일어나면서대폭동이발생하지않을까.어둠이내린거리는지옥같을것이다.빛이없는밤의도시들은디스토피아를연상시키고사람들의마음마저피폐하게할것이다.마치주제사마라구의소설<눈먼자들의도시>처럼.
아니지.어쩌면태양열에너지의인기가폭발하면서전국적으로태양열주택,태양열가전제품,태양열기계들이붐이지않을까.낮의햇빛을모아두는기계도발명되지않을까.이때를틈타누군가간단하고저렴한빛저장장치를개발한다면,대박이겠지.
문제는대한민국의전력관리시스템이뛰어나서전국적인블랙아웃은오지않겠지만그래도전체적인대정전의우려가전혀없진않다는것이다.
2011년9월15일전국에서동시다발적인정전이있었고,크고작은블랙아웃은선진국과후진국을가리지않고발생한다는점이다.충분한발전량을확보하고있어도블랙아웃은발생할수있다는말이다.블랙아웃이일어나면완전복구에걸리는시간이3일~10일정도이고,우리나라에서도블랙아웃복구시나리오까지있다고한다.
이책은블랙아웃을다룬장편동화다.
뚱뚱보초등학생동민이와뚱뚱보누나여고생동희는부모님이중국에가신동안에국가적인정전사태를겪게된다.
정전첫째날은뉴스속보를통해전국대규모정전을알리면서긴급복구를하고있기에곧정상화가된다는소식이알려진다.곧정상화예정이라는당국의메시지에사람들은느긋하게참으며기다린다.폭염에뙤약볕이견디기힘들지만아직희망은있으니까.
예비전력이나비상전력을다써버린곳에서는밤마다암흑천지다.전기가끊기면서물부족,식량부족사태까지발생한다.도시엔엎친데덮친격으로불행과재앙이함께몰려온다.
전기공급에대한희망이사라질수록가전제품은덩치만커다랗게자리를차지한괴물이되고,먹을곳을파는곳은아는사람끼리통하는비밀스런고급정보가된다.지하수에대한정보도아는사람끼리만주고받는고급정보다.한정된재화,한정된자연이므로공유가있을수없다.돈의가치보다식량의가치가절대적인세상이되어간다.
뉴스속보에서는앵무새처럼블랙아웃에대한대책을논의중이라며곧정상가동예정이라고반복한다.뉴스가사라진도시에선원전부품을불량품으로써서가동이중단된원자력발전소이야기,물한통을얻기위해새벽에교회에가보지만교인이아니라며거부를당하는이야기,아이들이마트에서물건을사오다가힘센어른들에게날치기를당하는이야기등이입에서입으로전해질뿐이다.블랙아웃이되니적극적이고,눈치빠르고,행동이빠를수록물이있는곳,식량을구할수있는곳에대한정보를얻을수있다.점점험악해지고있는사람들의얼굴,이기적으로변하는인심,난폭한폭력의난무로세상은점점불법천지가되어간다.경찰관이나소방대원도시민의발이되기엔한계를보인다.
블랙아웃으로점점미쳐가는사람들의이야기가남의이야기같지않다.물건값은몇배로오르고,괜찮아질거라는정부,점점어둡고사나워지는사람들,세상의질서는점점사라져간다.단지전기가없어진것뿐이고,18세기로돌아간것뿐인데,세상은미쳐가고망해간다.단지전기가사라졌을뿐인데……
‘만약7일간정전이된다면‘을가정한블랙아웃에대한경종을울리는동화다.원자력발전소에대한기대심리를무참하게깨버리는동화다.블랙아웃이오면우린거칠어지지않고난폭해지지않을자신이있을까.침착하게순서를기다리며서로배려하는삶을살수있을까.
집에있는태양열랜턴을보며생각한다.이젠태양열시스템을집집마다설치해야하나.
블랙아웃
저자
박효미
출판사
한겨레아이들(2014년07월21일)
카테고리
국내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