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홍수연/파란]첫사랑의 떨림, 먼 길을 돌아온 사랑의 애절함, 그래서 눈꽃 같은 사랑~
[눈꽃/홍수연/파란]첫사랑의떨림,먼길을돌아온사랑의애절함,그래서눈꽃같은사랑~

가을엔슬픈로맨스소설을읽는일도제법어울린다.그래서읽고싶었다.파란출판사의홍수연작가의작품을.소문으로만들었던작가이기에그실상을보고싶었다고할까.

<눈꽃>은첫사랑의떨림,먼길을돌아온사랑의애절함,장애물이너무나견고해서이루어지기엔어려운안타까움을그린로맨스소설이다.이소설은2008년출간이후폭발적인반응을얻었나보다.2014년에재출간된걸보면말이다.재출간할만하다.가슴먹먹해지는그런소설이니까.

그냥보는걸로괜찮을줄알았는데,가끔그게되지않을때가있어.어떤날은정신을차려보면이렇게네옆에와있어.(11)

이소설을관통하는주제가담긴독백이아닐까.이루어질수없는사랑이기에먼거리에서지켜만본사랑이었다.상처만입힐게뻔해무정하게대했던사랑이었다.하지만첫사랑의설렘을혼자서삭히기에는애절함이더강했나보다.멀리할수록그리움은열병이되어피어나고,외면할수록몸은그녀곁을맴돌고있었으니.

제이어드는열살정도의단발머리동양인소녀인서영을처음본이후로내내그녀를가슴에품게된다.서영이소녀에서숙녀로성장하는모습을먼발치에서보는것만으로만족해야했다.이루어질수없는사랑이었고사랑으로인해다치는건분명서영일테니까.그리고스키장에서서영을닮은21살의유명모델인민영을보면서서영의대체품이라고생각하게된다.제이어드는민영을사랑하진않지만서영을잊을수있는방법이라면괜찮다는생각에민영과의만남을지속하게된다.

민영은멋진스키선수로알던제이어드가미국최고의금융재벌에이드리언가와관련이있다는사실을알게되면서그녀인생의최대의기회를잡고싶어한다.하지만제이어드는민영과의관계만으로는서영을잊을수없다는것을알게된다.그리고서영과의우연을가장한만남으로위로를삼게된다.폭설이내리던날,집으로가는서영을태워다주거나서영이아르바이트하는레스토랑에서묵묵히식사를하거나민영의남자친구로그녀의집을방문하는것이었다.

한편서영역시18살에언니와함께집으로온제이어드를보면서제이어드를가슴에품게된다.언니의남자이기에그녀가해서는안될사랑이었다.늘멀리있어야했고,늘멀리있다고생각한사랑이었다.집안과는어울리지않는남자인데다한때는언니의남자였으니까.서영에게도제이어드는그저혼자서보는걸로만족한사랑이었다.

하지만서영이미국최고의금융재벌에이드리언가의계열사에입사하면서이들의만남은이어지게된다.더구나서영이결혼1주일을앞둔시점에서이들은자석같은끌림으로체온과심장박동을나눈사이가된다.이제서로가없이는살수없는관계임을확인하게된것이다.

서영에겐제이어드가18살부터꿈꿔온사랑이었고,제이어드에겐서영이엄격한가문에서의유일한탈출구였고그를꿈꾸게한첫사랑이었다.그러나애초에어울릴수없었던사랑이기에두사람은서로의감정에솔직하지못하고,속시원히마음을터놓지못한다.자라난환경탓에자신의감정을숨기는게익숙해진제이어드는가문에대한책임감과본인의의지사이에서갈등하게된다.

뻔하고지루하고답답한제이어드의일생에한줄기빛같은여자서영과의데이트였지만만일의상처를대비하다보니마냥알콩달콩할수가없다.살얼음판을걷는기분이랄까.저녁을함께하거나미술관데이트를하지만서로에게자신의마음을모두열어보일수는없다.언젠가떠나야할사랑이고그래야상처를덜받을것같은사랑이기에.

더구나언젠가이의자는네것이될것이다.”라는할아버지의유언은제이어드의어깨를짓눌러서일까.한국계여인을좋아했다가그여인의자살로충격을받은제이어드의아버지처럼그에게도그런핏줄이흘러서일까.아버지의여자를죽음에이르게한어머니가그의여자에게도상처를줄것이예상되어서일까.아들인제이어드역시한국계여인을사랑하는것을안사라는예상대로격렬한반대를하게된다.

무뚝뚝한제이어드가밤마다꾸는꿈의여자,밤마다자신의전부를빼앗아가는여자,이제야그녀를품을수있게되었지만행복은잠깐일뿐이었다.

제이어드의아이를가진서영은남몰래한국으로가게되면서자신의마음을담은긴쪽지를남기게된다.

커다란차안에서저를기다리고있던

키가큰,검은머리아저씨.

그때,어린저를바라봐주던그눈빛이

그날부터잊히지가않았어요.

그러면안된다는거,

그어린나이에도알았는데

그눈빛을감히떨쳐놓지를못했습니다.

그뒤로당신이제마음속에서떠난적은단하루도없었습니다.

그뒤로제게있는모든길은

모두당신과함께있기위한발자국이었습니다.(329)

아기를위해멀리한국에정착한서영은아이를낳고싱글맘으로살아가게된다.하지만제이어드는사랑에대한상실감에의욕을잃고헤매다결국사고를치고만다.스키장에서의사고로제이어드는의식불명에빠지게된것이다.그제야아들을잃는다는생각에빠진사라에드워드는뉘우치게된다.의식불명의아들을살려낸서영과아기의존재를아들에게알려준것이다.그리고서영과제이어드는……

눈꽃.

가슴시린사랑이야기다.차디차고날카로운얼음송곳같은첫사랑이야기다.처음엔차갑고아프지만온기가닿으면이내녹아버리는눈꽃같은첫사랑이야기다.서로의마음을제대로확인하지못해서원망을하고자책을하던사랑,터놓기조차어려웠던사랑이야기다.

죽음의끝자락에서야털어놓는네가보고싶었어.내게필요한건너였어.”라는두사람의고백앞에서더욱답답해서애절하게느껴지는사랑이야기다.

마음이통한다해도표현을하지않는다면무슨소용이있을까.모든사랑에는확인과정이필요한법인데.그래야오해와편견이쌓이거나덧입혀지지않는법인데.

알면서도행동은정말어려운첫사랑.강렬한흔적만큼이나잊히기어려운첫사랑인데……

눈꽃 저자 홍수연 출판사 파란미디어(2014년08월13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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