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위한지금시작하는인문학–가로읽기/주현성/더좋은책]교과서의배경지식이되는인문학~
인문학공부에시기가어디있으랴마는청소년기야말로그어느때보다인문학공부가절실한시점이아닐까.자신의존재감을느끼고미래를설계하기위해서는삶에대한깊은질문과이해,통찰이필요하기때문이다.막연한미래에대한불안을떨치기위해서도지나간인류스승들의지혜와조우할필요가있으리라.사람에관한모든공부가인문학이겠지만특별히인문학이라면그리스와세계신화에서시작해동서양의역사와철학,과학과문화를말하는것이리라.
신화는문학과예술등모든문화의이야기원형이다.인간의감정을가진신들의희로애락을통해인간의본성을이해한다는점에서의미가있을것이다.신들의이야기지만인간의본성을담았기에의미있는이야기원조들이다.자연의현상을의인화했기에다소과장되고기이한이야기지만말이다.이해할수없는자연현상만큼이나이해되지않는신들의이야기,인간의무의식세계까지들여다본신화의중심에는제우스가있다.
제우스와그의가족들이야기는너무나복잡해서사실어지러울정도다.신들의가족관계가불륜과치정,존속상해,탐욕과고발,저주와보복등온갖악행으로얽혀있기때문이다.
제우스는번개를상징하는신들의신이다.하지만그는불우한어린시절을보냈으며결혼이후에는바람기의신이된다.어린시절,제우스는자신의아버지크로노스에게잡아먹히지않기위해숨어서자랐다.그런불안한환경의영향일까,아니면타고난본성일까.왕이된제우스는아내의눈을피해지속적으로바람을피우며사건을만들어간다.
제우스의할머니로올라가면더욱기가막히는상황이연출된다.제우스의할머니는대지의여신인가이아였다.가이아는태초의혼돈의신인카오스와화합해하늘가장높은곳을뜻하는우라노스를낳았다.가이아는아들우라노스와결합해거인족신들을낳았다.이들사이에서막내로태어난아들이제우스의아버지크로노스였다.
가이아는자신이낳은괴물신들이소란스럽게싸우자땅속깊은곳인타르타로스에가두었고대지의신인가이아는이들로인해늘복통을겪게된다.결국가이아는크로노스로하여금낫으로우라노스의성기를자르게한다.어미가되어아들을시켜그아비의제일중요한부분을자르게한것이다.성기가떨어진바다에서아프로디테(비너스)가탄생한다.이에아비인우라노스가왕좌에서쫓겨나며아들인크로노스를저주하게된다.
너역시자식에게쫓겨날것이다.(17쪽)
아들과결혼한어머니,아들을시켜아버지의성기를자르게한어머니,신화는신화일뿐인데도,신화는상징일뿐인데도엽기적인내용들이끔직해서소름돋는다.
왕의자리가불안해서일까.크로노스는부인레아가자식을낳을때마다그자식을한입에삼켜버리게된다.불안했던레아는시어머니인가이아의도움으로아이를낳고아이는가이아의보호아래산양의젖을먹으며자라게된다.그렇게자란제우스는청년이되자자신의형제들을구하기위해나서게된다.제우스는아버지크로노스에게구토제를먹여토하게함으로써형제들을구해낸다.그리고크로노스를타르타로스에가두고제우스와그형제들은올림포스산으로가서세상을지배하게된다.제우스는당시세상을지배하던거인족신들마저타르타로스에가두게된다.
제우스의형제들,부인,사랑을나누었던여인들의관계가복잡다단하다.저세상신들의이야기이기에망정이지이세상의이야기라면삼류막장드라마다.자연의현상을의인화해신화를만들었던고대인들도자연의변화무쌍함과인간의본능을악하게본것일까.신화의이야기가신들의이야기에그치지않고인간사희로애락애오욕의모자이크조합인듯하다.
신들의이야기에는불과화로의여신헤스티아,풍요와대지의신인데메테르,제우스의정실부인헤라.제우스가지혜의여신이자아내인메티스를삼키고더욱지혜로워졌다는이야기,
제우스의허벅지에서태어난술의신디오니소스의이야기가드라마틱하게흘러간다.
인간이프로메테우스에게불을선물받은이야기,신들만이사용할수있는불을주었다며다시빼앗아간제우스.다시헤파이토스의대장간에있던불을인간에게준프로메테우스.결국프로메테우스는독수리에게간을쪼이는형벌을받게되고매일간이재생되지만매일독수리에게쪼이는형벌을받다가헤라클레스에게구출되는이야기등이있다.‘프로메테우스의불‘이란어떤금기에도굴하지않는인간정신을나타낸다고한다.
판도라의상자.다재다능하고아름다운판도라는‘모든선물을다받았다’는뜻이다.세상에여자가없던시절,제우스는대장장이신인헤파이스토스에게여자를만들게한다.헤파이스토스가만든여자인판도라는너무나아름다워서여신들은그녀에게많은선물을주게된다.아테네는옷만드는기술을,아프로디테는매력과우아함을,헤르메스는어떤남자든지깜박넘어가는말솜씨를판도라에게선물한다.문제는제우스가판도라에게절대로열지말라는상자를주면서불행은시작된다.에피메테우스(나중에생각하는자)와결혼한판도라는궁금증이솟아나제우스가준상자를열게된다.얼른상자를닫았지만상자속의나쁜것들이튀어나온다.그리고세상에는미움,고통과질투,질병,공포가퍼지게된다.상자안에남은건희망뿐이었다.
살다보면판도라처럼중요한사실을망각하고행동할때가있다.누구라도호기심이폭발하면상자를열게되지않을까.이제상자를몽땅열어희망마저퍼지게해야하지않을까.희망을속으로품는것이아니라인간사회에떠돌아다니게한다면좀더희망적인세상이되지않을까.
쳐다보면돌로변해버리는메두사의목을자르는페르세우스,태어나서죽을때까지헤라의질투와복수심에희생된헤라클레스(헤라의영광),악녀의상징인메데이아,아이게우스의바다(에게해)가된사연,신과인간이싸운트로이전쟁등의이야기를읽으며지명의유래를알게되고전설적인역사와만나게된다.자연의본성에참을성과우수한기억력이있다면신화는어떻게달라졌을까.올해의태풍이작년의태풍을기억한다면세상은어떻게변하게될까.
그리스신화의원조인메소포타미아의신화,한국의단군신화와마고신화,중국의반고신화와여와신화등의이야기에서는신화와역사의경계를생각하게된다.어디까지가진실일까.
신화에서유래된표현들이재미있다.
타인의기대와관심이실제현실에영향을미쳐결과가좋아지게한다는피그말리온효과,자아의중요성이과장되어자신을지나치게사랑하는이상심리인나르시시즘,욕망이지나쳐화를초래한다는이카로스의날개,대담한방법을써야풀수있는어려운문제를뜻하는고르디우스의매듭,아들이아버지를경계하고어머니에대한과도한성적애착을나타내는오이디푸스콤플렉스등…….
「청소년을위한지금시작하는인문학–가로읽기」에는논술,면접,수능등에도움이되는인문지식을담았다.작은테마로는그리스와세계의신화,현대회화,서양유럽사,철학과과학,민주주의와한국사회가있다.참고로,「청소년을위한지금시작하는인문학–세로읽기」에는교과과정을넘어선폭넓은인문지식을담았다고한다.
자연의현상을의인화한신화의이야기에서사랑과배신,시기와질투,탐욕과이기심,망각과부주의등허점덩어리인신들을보게된다.감정적으로성숙한신들이었다면,이성적으로행동하는신들이었다면신화를읽는재미가반감되었을까.자연의변화무쌍함이없다면심심한세상이되었을까.2장에펼쳐지는현대회화,3장의서양유럽사,4장의철학과과학,5장의민주주의와한국사회가더욱끌리는내용들인데…….
삶에대한고민을담은인문학은교과공부의배경지식이되기에청소년들에게추천하고싶다.어렵지않고쉽게쓴인문학이기에더욱그러하다.삶에대한이해,인생에대한고민을타파하고싶다면인류의스승들에게고민상담을해보는것도좋지않을까.
청소년을위한지금시작하는인문학-가로읽기
저자
주현성
출판사
더좋은책(2014년10월1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