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윤신영/MiD]멸종에 대한 재미난 인문편지

사라져가는것들의안부를묻다/윤신영/MiD]멸종에대한재미난인문편지

가을에어울리는책한권이다.노랫말처럼가을은편지를하는계절이니까.동물이다른동물에게꼬리에꼬리를물고릴레이편지를쓴다면어떨까.멸종위기의동물들이편지를남긴다면누구에게어떻게남길까.세상에영원한것은없기에언젠가는멸종하겠지만막상닥친다면유서를남기듯편지를쓰지않을까.

이책에는생태계의먹고먹힘에대해다루다가<주역>의구절을등장시키기도하고,호르몬반응을언급하다다시를인용하기도하며멸종을이야기하다가영화장면을불러오기도합니다.(7)

이책은생물학,생태학등의내용을담은멸종에대한경고들이다.문학과철학을담은생존에대한사유이기도하다.동물이종이다른동물에게보내는안부편지같은인문서다.13종의생명들이서로연결되어릴레이식문안편지를나눈다.각자의관점에서이야기할기회를준책이다.

세상은복잡계물리학,복잡계경제학,SNS처럼모두망으로연결되어있다.지구촌은하나의네트워크로연결된세상,모든생물들도하나로연결된세상이다.그러니이렇게릴레이문안편지를나누다보면전생태계가연결될것이다.

개체수가많은인간,최고의포유류로군림하는인간이같은포유류인물윗수염박쥐에게어떤이야기를쓰고싶을까.환경부가정한멸종위기야생동물2급인물윗수염박쥐는강원도석회암동굴의구멍에서식한다는박쥐라고한다.

당신이떠난텅빈동굴을생각하며이편지를씁니다.당신이아직동굴에머물고있던시절에방문했던기억이아직생생합니다.당신의몸은아직냉기를유지하고있었고,그냉기는곧동굴의냉기였습니다.체열을스스로생산할수있는포유류의일원임에도,겨울이면몸의온도를낮춰겨울잠을자는당신,(19)

당신에대한이야기를처음들었을때,제머리에떠오른것은한편의시였습니다.이성복시인의파리도꽤이쁜곤충이다라는제목의재미난시지요.사람들은자세히들여다보지않은대상에대해막연히편견을가지고있을때가많습니다.(21)

인간이박쥐에게보낸편지엔오마주의성격이강하다.박쥐는영화나만화에서나쁜악당으로나오거나사람의눈을파먹는다거나피를빨아먹는다는부정적인이미지가강하지만이는인간들의편견이기에인간의입장에서애써나서주고싶을정도라고표현한다.지구의중력을거부하며거꾸로매달리는박쥐의꼿꼿한자존심,생존을위해온도가안정적인곳인동굴을찾는박쥐의현명함,체온을낮춰겨울잠을자기에최적인장소로동굴을고른탁월한안목등구구절절이똑똑한박쥐에대한찬사의나열이다.

동굴의안쪽이그지역의연평균기온과맞먹다니,처음듣는말이다.

김선숙박사는붉은박쥐(황금박쥐)220일을잔다는사실과박쥐가겨울잠을자는온도와시기,그리고분포사이에는절묘한관계가있음을밝혀냈다.박쥐가동면에이르는온도는약13°C이다.그렇게그는붉은박쥐의동면시기와외부의최저기온변화가직접적인연관이있음을밝혀냈다.그러니박쥐의분포와동면온도,시기를알면기후변화를추적할수있다는얘기다.

편지엔박쥐의초음파발사능력,비행능력,몸집이작은종일수록초음파의주파수가높다는사실,동굴같은곳에있을때가숲같은곳에있을때보다주파수가높다는사실등이나와있다.

덤으로판코박쥐,관박쥐,검은집박쥐,황금박쥐(붉은박쥐),토끼박쥐의흰코증후군등도세세하게편지에적었다.

편지속에는박쥐의습성,종류,특징들이구구절절하게담겨있다.

영화<매그놀리아>에서개구리가하늘에서비처럼내린이야기,20141월호주에서10만마리박쥐가하늘에서떨어져죽은사연,2012년미국에서는풍력발전소때문에60만마리의박쥐가죽었다고한다.

풍력기앞에서의바람의압력때문에박쥐들의장기가파열되고귀나폐에심한상처를받다니.풍력발전소가그지역의동물들에게는치명타를주다니.조력발전소가물범들에게치명적이라니.인간을위한친환경적인발전소가동물에겐재앙이었다니,에너지문제를다시생각해봐야할것같다.

정리해보자.

박쥐는전세계포유류종의20%를차지하는포유류다.한국에는23종이살고있고전세계적으로1200여종이살고있다.팔과다리,꼬리가연결된날개막구조를이용해새처럼난다.초음파를이용해어둔곳에서도먹이를찾아내고날수있다.

인간이박쥐에게보낸편지에는조해진의<새의종말>,레이첼카슨의<침묵의봄>,김경주시인의시도소개되어있다.

찬물에종아리를씻는소리처럼새떼가

날아오른다.

새떼의종아리에는능선이걸려있다.

새떼의종아리에는찔레꽃이피어있다.

새떼가내몸을통과할때까지

구름은살냄새를흘린다.

그것도지나가는새떼의일이라고믿으니

구름이내려와골짜기의물을마신다.

나는떨어진새떼를쓸었다

김경주새떼를쓸다전문(44~45)

모든생물은기온의차,환경의차에적응하기도하지만때론적응못하기도한다.적자생존,자연도태설이지배하는세상이지만때론약자가살기도한다.

저자는박쥐를보호하는방법을이야기하면서생태계의약자에서사회적약자로옮겨가며이야기를늘어놓는다.

이책은인문편지다.

인간이박쥐에게,박쥐가꿀벌에게,꿀벌이호랑이에게,돼지가고래에게,고래가비둘기에게,비둘기가십자매에게,십자매가공룡에게,버펄로가사자에,사자가네안데르탈인에게,네안데르탈인이인간에게보내는안부편지형식의인문편지다.

형식도새롭고,내용도참신하다.과학과문화가만나고,생태계와철학이만나니까.멸종에대한인문서같다.지구를스쳐갔던지난생물들이하고싶었던이야기는무엇일까.그들사이에오간편지가있다면이럴까.발칙하고참신한발상에다내용은진국이기에추천하고싶다.

사라져가는것들의안부를묻다 저자 윤신영 출판사 MID엠아이디(2014년10월2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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