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만들다/움베르토 에코/열린책들]움베르토 에코의 특별한 기회에 쓴 글들

적을만들다/움베르토에코/열린책들]움베르토에코의특별한기회에쓴글들

움베르토에코의소설<장미의이름>,<프라하의묘지>를곁에두고도아직읽지도못했다.그가우리시대의가장권위적인기호학자,철학자,역사학자,미학자라는수식어들에잔뜩기가죽어서일까.늘우선순위에서밀리다보니아직도고이,깨끗하게간직하고있는책이다.그러니<적을만들다>를통해움베르토에코를처음만나는셈이다.

처음에나오는글은<적을만들다>이다.이단순한주제에서에코는문학과역사,사상과정치를넘나들며열변을토한다.냉정하고차분한듯같다가어느새사자후같은열변에빨려들게된다.

뉴욕에서의일이다.운전기사를하는파키스탄사람이이탈리아사람인에코에게신기한듯질문을한다.분쟁과전쟁이아직도끊이지않은조국의현실이마음아파서였을까.

그는우리의적은누구냐,이탈리아는수세기를거쳐어느나라사람들을상대로영토분쟁이나민족적인대립,끊임없는국경침략을하거나받은적이없는지를묻게된다.

에코는이탈리아는이미반세기훨씬이전에그런전쟁을끝냈고지금은적이없다고말하며생각에잠기게된다.이탈리아에는그런적들이없는이유가무엇일까.

적을가진다는것은우리의정체성을규정하기위해서뿐만아니라,우리의가치체계를측정하고그가치를드러내기위해그것에맞서는장애물을제공한다는측면에서도의미가있다.따라서적이없다면만들어낼필요가있다.(13)

에코가말하는적이란경쟁상대요,자극을줄수있는대상이다.물론전쟁상태에서의적이라면긴장감이최고일테지만,어쨌든적은긴장감을주고활력을준다는말에는공감이다.

단순한한글자인에서에코는참으로많은이야기를끄집어낸다.과연언어의능력자다.

에코는적은아군과적군을식별하기위해서도필요했고다름에서비롯된것이라고한다.

모든적은다름에서시작해서결국엔악마로간주한다.차이에서차별을만들고차별이깊어지면전쟁을치르게된다.유대인들의고난의역사는적을만들면서시작된것이었다.그리스도인에게유대인들처럼적은기괴하고냄새나는존재로여겨지기도한다.

지역이다르고언어가다르고취향이다르고종교가다르다면적을만들기쉽다.다르다는것은적이가진위험인자니까.

에코는도덕관,민족,피부색,냄새,용모,풍습의차이가적을만든다고한다.과거에는여자를악마로만드는풍자의세계,마녀신드롬,나병환자,호의적인대우를갈망하는사람들이모두적으로만들어졌다.

개구리를먹는프랑스인들에대한영국인들의멸시,마늘을듬뿍사용하는이탈리아인들을향한독일인들의비난,피부색이다른인종비하,음식의차이,냄새차이,정치적인정쟁,영토전쟁등도모두적을만드는과정들이다.

에코는말한다.적을만들지않는다는것은불가능한세상이라고.평화를사랑하는사람에게도정의필요성은본능이고우리의도덕적관념은적의탄생을예고한다고.적을만드는것은본능이고적을이해하려는것은다름을부정하거나고정관념을파괴하는것이라고말이다.

이책에실린글들은그가강연을했거나칼럼으로쓴글들의집합체다.특별한기회에쓴잡다한글모음집이다.여러편의글들을하나로묶기도하고,쓴글들을다시요약하기도한글들이다.

절대와상대,불꽃의아름다움,보물찾기,들끓는기쁨,천국밖의배아들,,빅토르위고!과잉의시학검열과열과침묵,상상천문학,속담따라살기,나는에드몽당테스요!율리시스,우린그걸로됐어요.섬은한번도발견된적이있기때문입니다.위키리크스에대한고찰등14편의단편에세이를통해움베르토에코를약간이나마알게된책이다.

에코는다양하고폭넓은지식과풍부한자료들을가지고매력적으로글을엮어가고있다.그가글쓰기를멈추지않는열정적이작가,모든것에촉수를뻗는천재적인작가라는평가가괜한말이아님을절감한책이다.꼼꼼히읽게되는책이다.움베르토에코,알게돼서반가워요~

적을만들다 저자 움베르토에코(UmbertoEco) 출판사 열린책들(2014년09월2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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