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소중한 것들이 말을 건다/정희재/예담]연필 테라피를 아시나요?
BY ary68019 ON 11. 4, 2014
[다시소중한것들이말을건다/정희재/예담]연필테라피를아시나요?
흑연은다이아몬드와성분이같지만결정구조가달라가치가달라진다고합니다.그러나다이아몬드가할수없는것을흑연은해냅니다.연필로쓰면서우리는내면의고유하고빛나는부분을발견하게되죠.연필테라피에는분명그런힘이있습니다.(15쪽)
연필테라피,처음듣는말이지만동감이다.책을읽으면서중요한단어에동그라미하거나감동적인문장에밑줄을쓱쓱칠때나역시도마음이편해진다.책에나온그림을백지위에연필로베낄때에도사각거리는느낌에괜스레기분이좋아지고푸근해진다.커터칼을들고직접연필을깎을때면초등학교시절이생각나기도해서흐뭇해진다.초등학교시절이후로잘사용하지않는연필이지만가끔연필사용을즐기는이유는나역시연필의아날로그적인감성이주는평안때문이다.
핸드백에연필을넣어다니기위해연필집도만들었다.광목으로만든에코연필집이랄까.연필심이부러지지않게하려고만든세상에하나밖에없는연필집이다.사진찍을일이있는줄알았으면자수도넣을걸……
이면지가비어있는날에는서운함을달래기위해짧은시나책속의구절이라도옮겨적는다.
어느날은앙드레지드가<지상의양식>맨앞에붙인제사를쓰기도했다.
오랫동안잠들어있던나의게으른행복은이제눈을뜨도다.-하피즈
다쓴뒤‘게으른행복’밑에두줄을그을때,그야말로고양이처럼느긋한만족감이뼛속까지차올랐다.게으른행복은아무것도기대하는바없이행위그자체를즐길때찾아온다.(49쪽)
다이어리나공책보다하얀이면지에쓰는걸나도좋아한다.오죽했으면프린트용지를몇박스나샀을까.연필로쓰기도하고볼펜으로그리기도하며여백을채우는기쁨을즐긴다.그런날은여백이꽉차오르듯온몸에세로토닌도꽉채워짐을느낀다.
연필의역사는처음접한다.
흑연이처음발견된시기는1500년대초반이다.영국컴벌랜드지역에태풍이불면서나무들이뽑혔고그밑에있는검은액체를발견한목동이자신의양에게흑연으로표시를했다거한다.그리고1610년까지문구처럼흑연을팔았다.연필심의원조는프랑스인콩테가발명한콩테기법으로탄생한것이다.그는흑연과점토를혼합해고온에서구운흑연심을만들었다.그땐대단한발명이었을테니,콩테는얼마나전율했을까.
연필의종류,연필의역사,작가와연필의인연에대한것도처음접한다.작가나화가처럼연필을오래쥐고작업하는사람들은각진연필을부담스러워한다는것도처음알았다.
소설가존스타인벡은하루여섯시간씩연필로글을썼다.그는“육각형연필로하루종일쓰고나면손가락이갈라진다.”며원통형연필을선호했다.(16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