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의 은밀한 시간/김종렬/한림출판사]버려진 개와 고양이들의 축제의 시간~
BY ary68019 ON 11. 9, 2014
[개와고양이의은밀한시간/김종렬/한림출판사]버려진개와고양이들의축제의시간~
사회적동물인인간은혼자서살수없다.하지만지금은전통적인대가족모습이점점사라지고핵가족이되고있다.요즘은1인가구도늘고있다고한다.외로워서일까.반려견,반려묘를키우는사람들이늘어나면서불경기에도펫시장은호황이라는뉴스를접하곤한다.점점커지는펫시장이지만한편에선버려지는펫도늘고있다고한다.이건아이러니인데……
개와고양이의은밀한시간.
버려진길고양이와버려진개들의눈을통해인간의삶을조명해보는의미깊은동화다.어떤포유류보다인간과함께하는시간이많고버려져서도인간의주변을맴돌수밖에없는개와고양이들의생활을호소력짙은풍자로풀어낸동화다.마치뮤지컬<캣츠>를보는것같다.춤추고노래하는개와고양이가상상이되는가.
이른새벽이면일어나신문을돌리는새벽의아이는할머니와함께옥탑방에산다.어느날꼬리끝에흰무늬를가진고양이가다녀가면서할머니의소중한반지가사라졌음을알게된다.그리고할머니의보물을찾으러고양이를따라온곳에서는이상한일이벌어진다.
어느새벽에기둥같은하얀요리사모자를쓴요리사가세발자전거를타고내달린곳은어느레스토랑앞이었다.아이가한번도가보지못한레스토랑에대한로망을그리는순간,간판의네온사인들이번쩍인다.그리고이제껏보지못한‘개와고양이의은밀한시간’이라는간판이춤을추듯반짝이기시작한다.더욱진기한일은버려진길고양이들과버려진개들이골목에서쏟아져나오더니노래를부르며춤을추기시작한것이다.세발자전거요리사의추임새에맞춰검은고양이피터와커다란개엘리자베스의춤을선두로개와고양이들의은밀한축제가벌어진것이다.
오늘은달없는밤~
은밀한시간이시작되지이~
고양이가노래하고~개들이춤추는시가~안~
싸움과다툼이사라지고~
슬픔과눈물도사라지네.~
오늘은달없는밤~은밀한시간이시작되지이~
오늘은달없는밤~은밀한시간이시작되지이~
싸움과다툼이사라지고~
슬픔과눈물도사라지네.~
요리사의노래에개와고양이들이절묘한화음을내며아름답게합창으로이어진다.요리사와개와고양이들이서로주고받는노래와춤이번쩍이는조명과함께뮤지컬<캣츠>처럼흥겨운무대가되어들썩거린다.길고양이들이만들어낸한국형‘캣츠’!
춤을마친개와고양이무리는한데어우러져즐겁게레스토랑으로들어간다.그리고보랏빛의새콤한주스를들이키며은밀한축제의시간을갖는다.
자신도모르게레스토랑으로다가간새벽의아이는레스토랑문을열게된다.하지만초대받지않는손님인데다와서는안될인간이기에개와고양이들은새벽의아이를내쫓으려한다.
너희가,우리가,우리의동료들이왜차가운거리에서이름도없이죽어가야했을까.
그대답은이곳에있는모두가알고있어.
우리를버린건인간이야.
먹다남긴음식쓰레기를함부로버리듯
그렇게상자에넣어,목줄에묶어,
인적이드문길가에,무너진건물안에,비바람치는골목길에
내던지듯버린인간들이라고.(45쪽)
하지만그순간누군가새벽이면어김없이신문을돌리던소년을알아보게된다.
개와의싸움에서다친자신을따뜻하게안아주었다는고양이피터는새벽의아이가새콤차를먹을자격이충분하다며목소리를높인다.누구보다도따뜻한심장을가진사람이며구원의아이였으니까.
피터덕분에새콤차를마시면서신비로운향기에젖은아이는자신이이곳에온용건을말하게된다.아이가잃어버린할머니의반지를찾으러왔다는말에한동안시끄러워진다.
말썽쟁이고양이바바라가구슬달린금반지를어느옥탑방에서훔친사실을실토하면서범인으로몰리게된다.그리고도둑고양이에대한설전이한바탕벌어진다.하지만소년이찾는반지는은반지였다.
결국바바라가훔친반지로인해수상한옥탑방의정체를밝히게되는데…….
도둑고양이의누명을썼다가탐정이되는고양이들의이야기가흥미진진하게펼쳐진다.
언제올지모르는기적의시간을기다리는일도꽤나즐겁지않은가.
일년에단한번,달이없는어느밤,어디선가세발자전거페달밟는소리가들리는날,
그렇게불쑥찾아오는은밀한시간!(12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