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겹으로 만나다 왜 쓰는가]고은 시인의 대표작 ‘자작나무숲으로 가서’ 등…….
[세겹으로만나다왜쓰는가]고은시인의대표작자작나무숲으로가서…….

한국작가회의40주년기념으로나온책이다.문학과희망의백년대계를위해희망을담은책이다.시낭독회,소설가평론가들상호세미나를위해모은레퍼토리들이다.시낭독과세미나문화를위해마련된책이다.

맨앞에나온고은시인의시를온전히읽은적이없기에가장끌린다.시인은자신이생각하는대표작으로자작나무숲으로가서를꼽았다.

자작나무숲으로가서

광혜원이월마을에서칠현산기슭에이르기전에

그만나는영문모를드넓은자작나무분지에접어들었다

누군가가가라고내등을떠밀었는지나는뒤돌아보았다

아무도없다다만눈발에익숙한먼산에대해서

아무런상관도없게자작나무숲의벗은몸들이

이세상을정직하게한다그렇구나겨울나무들만이타락을모른다

슬픔에는거짓이없다어찌삶으로울지않는사람이있겠느냐

오래오래우리나라여자야말로울음이었다스스로달래어온울음이었다

자작나무는저희들끼리만찾아든나까지하나가된다

누구나다여기오지못해도여기에온것이나다름없이

자작나무는오지못한사람하나하나와도함께인양아름답다

(중략)

얼마만이냐이런곳이야말로우리에게십여년만에강렬한곳이다

강렬한이경건성!이것은나한사람에게가아니라

온세상을향해말하는것을내벅찬가슴은벌써알고있다

사람들도자기가모든낱낱중의하나임을깨달을때가온다

나는어린시절에이미늙어버렸다.여기와서나는또태어나야한다

그래서이제나는자작나무의천부적인겨울과함께

깨물어먹고싶은어여쁨에들떠남의어린외동으로자라난다

나는광혜원으로내려가는길을등지고삭풍의칠현산험한길로서슴없이지향했다

조국의별,창작과비평사,1984.(15)

고은시인이한여성잡지와의인터뷰에서선뜻꼽은자신의대표시다.충청북도진천군광혜원면에있는이월마을칠현산기슭은자작나무천지다.하얀나무껍질이아름다운자작나무는겨울이면입고있던나뭇잎마저떨친채벗고서있다.헐벗은나신같은풍경앞에선시인의모습이그려진다.

우연히등산길에서만난자작나무숲에서불경한죄를짓기전의최초의인간인아담과하와를생각한것일까.바람결에부딪치는나뭇가지의바스락거림에서우리나라어머니세대와할머니세대,아니면그이전여인들의애달픈삶과희생에대한소곤거림으로들었을까.어쩌면자신의삶을돌아보며마음을정화하고또정화한것이리라.자연을보고자작나무를보며삶에대한통찰을하는시인,이후새롭게태어나서새출발을다짐하는시인의모습이보인다.자연의질서앞에서,자작나무숲의경건한분위기속에서의식을치른다.

강렬한이경건성!이말에서새삶에대한설렘이느껴진다.지난삶에대한의례를치르듯자작나무를제물삶아추억하고반성하고애도하면서삶의방향을잡는다.그리고새롭게태어난기분으로힘하게산을오르는풍경이다.한겨울이맘때쯤어울릴시라는생각이불쑥든다.

(옛날의문의마을풍경)

고은시인이뽑은대중이가장사랑하는자신의시는문의마을에가서이다.

문의마을에가서

(생략)

겨울문의에가서보았다.

죽음이삶을껴안은채

한죽음을무덤으로받는것을.

끝까지참다참다

죽음은이세상의인기척을듣고

저만큼가서뒤를돌아다본다.

지난여름의부용꽃인듯

준엄한정의인듯

모든것은낮아서

이세상에눈이내리고

아무리돌을던져도죽음에맞지않는다.

겨울문의여눈이죽음을덮고또무엇을덮겠느냐.

문의마을에가서,청하,1988.

1970년대중반에쓴시다.당시고은시인은눈내리는겨울날,모친상을당한신동문시인의고향마을인충북청원군문의마을에문상을간다.이시는그장례식을치른경험을바탕으로쓴시다.문의마을은당시대청댐건설로수몰직전의마을이었기에더욱아련한마을이다.

시인은삶과죽음의경계의그모호함을에둘러연속된하나로본것일까.삶뒤에오는죽음의숙명성,삶과죽음의연속성을보면결국죽음은또다른삶이아닐까.젊은시절죽음에대한시를자주썼다는시인은한때승려이기도했다.그러니불교의윤회설에바탕을둔시이기도할것이다.삶도죽음도결국하나의수직선위에서공존하는무한의세계의일부일뿐이겠지.눈은운명처럼자연의섭리를따라이겨울에도부지런히내리다그친다.경건한의식처럼.

(물에담긴문의마을의현재모습)

제목처럼여러생각,여러학파,여러진영,여러세대의생각을모으고문학작품을모았다.시인들에게질문을던져받은시들을순서대로실었다.자신이생각하는대표작,대중이가장사랑하는자신의시,낭독하기에좋은시순이다.젊은소설가와젊은평론가들에게왜쓰는가?’라는질문을던졌다.평론이발표된소설을읽으며소설가와평론가가서로를들여다보는공간적방식을선택해서그답변을담았다.

시인(60),소설가(8),평론가(4)의글이담겨있다.

고은,민영,신경림,천양희,강은교,한창훈,정희성,문인수,김준태,이하석,정호승,조재룡,최정례,이성복,강형철,김혜순,김형중,백무산,이진명,김사인,채호기,황인숙,안도현,나희덕,이병률,문태준,김숨,손택수등72인의작품들이다.모두귀중하고매력적인문학작품이다.매일곁에두고읽고픈책이다.진정그런책이다.

세겹으로만나다 저자 출판사 삼인(2014년10월3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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