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소설들]빨강책방의 수다, 이동진과 김중혁의 책 사랑방…….
BY ary68019 ON 1. 6, 2015
[우리가사랑한소설들]빨강책방의수다,이동진과김중혁의책사랑방…….
인기팟캐스트<이동진의빨간책방>을들은적이없기에궁금했던내용이다.도대체어떻게진행되기에대부분의독서가들이이리도열광할까.
책읽기를수십년지속해도질리지않는오락이라는이동진과노블리스트김중혁이함께대화로풀어낸일곱권의소설에대한수다다.두남자의책테라피가있는소설사랑방같다.
가장인상에남는이야기가얀마텔의《파이이야기》다.
이안감동의영화<라이프오브파이>를통해스테디셀러’파이이야기(얀마텔작)’가원작이라는것을처음알았다.이소설로맨부커상을수상한것도.
저자인얀마텔이외교관인아버지를따라여기저기다닌곳들이흥미롭다.스페인에서태어나캐나다,알래스카,코스타리카,프랑스,멕시코등에서어린시절을보냈고,성인이된후에는이란,터키,인도등지를여행했다고한다.그런인생여정이모험가득한인도소년의표류기를그려내게하지않았을까.
주인공인열여섯살인도소년의이름은파이다.파이는수학에서무한소수의대표주자인원주율을말한다.무한소수인파이처럼소설도끝없는메타포들로둘러싸인이야기다.
이야기의시작은인도의정세불안으로동물원을운영하던아버지는캐나다로이민가기로결정하고동물원에팔아버릴동물들을데리고태평양을횡단한다.마리아나해구근처에서태풍을만나배는난파되고가족들과동물들도잃게된다.겨우정신을차린파이에게남은건하이에나,오랑우탄,얼룩말,벵골호랑이‘리처드파커’뿐이었다.이후‘리처드파커’와227일간태평양을표류하게된다.
영화를보면서파이가바다를표류하다가섬에들어가는모습이마치《로빈슨크루소》를연상시켰다.벵갈호랑이,구릿빛인도소년,227일간의태평양표류,그럴듯한이야기,환상적인영상들,눈앞가득무한대의블루빛깔들의향연은무한의상상력을자극하는모든장면들은놀라움의연속이었다.마치이상한나라의엘리스가된기분이었는데…….
혼란의‘카오스’에서질서의‘코스모스’를읽어내려고하는것이종교라고말할수있죠.그리고의미를파악할수없거나파악하기어려운것에대해서의미를발견하려고노력하는종교의성격과이소설의작법이사실상같다고생각해요.(217쪽)
무한소수처럼소년의이야기도끝날줄모르는체험담이다,여러종교이야기도,이야기의생성도무한대로놓아버린다.
“어느이야기가더마음에드나요?어느쪽이더나은가요?”마지막부분에서파이가자신의이야기를마친후에일본보험회사조사관에게이질문을던진다.어느쪽이좋은지선택하라는건,독자들에게도이야기를만들어보라는의미로들린다.자신들의파이이야기를.이렇게파이의이야기는끝나지않은무한대의이야기다.
《파이이야기》를재미있게읽으셨다면영화<더폴>이나<판의미로>또는<빅피시>를보셔도좋을것같아요.소설로는커트보네거트의《제5도살장》도권하고싶구요.화자와그화자가들려주는이야기의관계가흥미롭고그둘사이에서새롭게생겨나는의미를즐길수있거든요.(234쪽)
소설과관련된이야기를통해두남자는영화도권하고책도권한다.난《파이이야기》부터먼저읽어야겠다.영화만봤으니까.
혹등고래의점프,날치들의날아가는듯한이동,무한소수처럼무한한바다빛깔의파노라마,끝없이이어지는이야기,비유와암시,은유가가득한다소철학적인영화,한정된공간에한정된인물을넣어이야기를끌어가는방식,여러종교의화합이가능한것도소년이인도인이라는점때문등‘빨간책방’에서나누는두남자의《파이이야기》가굉장히섬세하고광범위하다.
영화를보고반했던작품인데,이안감독이원작을건드리지않고거의고스란히가져왔다니,소설의디테일을살렸다니,원작에충실하면서자기색깔의영상도가진작품이라니,더욱소설을읽어보고싶다.
책에서는이언매큐언의<속죄>를통해숭고하고윤리적인속죄문제를다룬다.
밀란쿤데라의<참을수없는존재의가벼움>을통해우연과운명,권태와허무,그가볍지않은무게에대해서이야기한다.
줄리언반스의<예감은틀리지않는다>를통해마지막만나게될진실을이야기한다.
제롬데이비드샐린저의<호밀밭의파수꾼>에서는소년의어떤꿈에대한수다를떤다.
얀마텔의<파이이야기>에서는신기한이야기에숨겨진카오스와코스모스에대한이야기를나눈다.
무라카미하루키의<색채가없는다자키쓰크루와그가순례를떠난해>도다룬다.
빨강책방의수다를들으니,마치이동진과김중혁의책사랑방을엿본기분이다.소설과노니는두남자의유쾌한소설수다를들으니,소설을더욱깊이있게읽어야겠다는생각이든다.올해엔소설을더많이읽고싶다는생각도……
우리가사랑한소설들
저자
이동진,김중혁
출판사
예담(2014년12월2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