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말을 하고 있나요/김종영]수사학의 역사를 들춰보며 배우는 공감과 소통의 말하기~
[당신은어떤말을하고있나요/김종영]수사학의역사를들춰보며배우는공감과소통의말하기~

세계사에서배운중세시대고등교육의7자유교과에는문법,수사학,변증법,산수,기하,음악,천문이있었다.이중에서도수사학은라틴어문법과함께매우중요하게여기던과목이었다.산수나기하음악과천문등은접할수있는분야지만변증법과수사학은접하기어려웠기에궁금했던분야다.

『당신은어떤말을하고있나요?』제목만보고는아나운서의말하기기법에대한책인줄알았다.자세히보니부제라고할까?‘상대의마음을얻는공감과소통의수사학’이라고쓰여있다.일리아스에서개콘까지!2700년을넘나든동서양의말하기정수를밝히고있다니,표지를꼼꼼하게읽는순간,전율이인다.

그동안궁금했던수사학개론서를만나다니.

여러분,전쟁의승리는군사의수와힘으로결정되지않소!그것은어느편의정신력이더강한가에달려있음을아시오.가족과재회하는최고의길은용감한전사가되는것이오.살수있는유일한방법은적을이기는것밖에없소.(8쪽)

기원전401년페르시아군대의용병으로갔다가페르시아가패하면서전장에서고립무원이된그리스용병들에게싸울것을독려하는말이다.이렇게수사학리더십을발휘한이는장군이아니라일개병사였던,소크라테스의제자인크세노폰이었다.

말의꾸밈을말하는수사학은예나지금이나리더의소통의원리로통하나보다.로마의웅변가키케로는수사학을만사의여왕이라고했으니말이다.

저자는책의절반을수사학의역사에대해서술하고있다.수사학이인문학의출발점이기에놓칠수없는이야기들이가득하다.

저자는그레고르라이쉬의목판화인‘수사학의알레고리(1503년)’설명하면서수사학의포문을연다.그림속에는수사학의여인을둘러싼주변에는시집을든베르길리우스,『수사학』을쓴아리스토텔레스,법전을완성한동로마제국황제유스티니아누스,도덕책을든세네카,역사책을든살루스티우스,웅변가키케로등이있다.

수사학(rhetoric)은그리스로마시대부터이어진지적성장을위한필수과목임과동시에설득과전달을위한언어장식과언어기법을연구하는학문이었다.수사학은기원전5세기경아테네에서시작된말인‘레토리케’로공적인자리에서의연설가또는웅변가를의미했다.동양에서도『주역』의‘건괘문언전’에공자의이야기가나온다.

군자는덕을밀고나가업을닦는다.충과신은덕을밀고나가는수단이되고말을닦고(修辭)마음을바로세우는것은업을하는수단이된다.(23쪽)

국어사전에는‘말이나문장을수식해더묘하고아름답게하는일또는문장이나사상,감정을효과적으로표현하기위한언어수단들의선택과그의이용수법을연구하는학문“이라고정의되어있다.

수사학은민주주의와도역사적인연이깊다.

수사학은민중이참주와귀족을몰아내고직접통치하는아테네민주주의에서시작한다.대중앞에서자신의능력을말로써호소하는것이표를얻는수단이되면서부터다.자유시민들이의견을나누며투표로결정하던아테네의민주주의가소피스트들을아테네로불러모았다.대중이자신에게표를던질수있도록대중앞에서자신을변호하던문화에서자연스럽게말잘하는능력이필요했기때문이다.

그리스시대에는토론의힘,웅변의능력도수사학에서결정나면서말잘하기교육을담당하던소피스트들의활동영역이점차확대되어간다.수사학의발달에소피스트들의역할이컸지만반대로병폐도드러나게된다.오죽하면플라톤은수사학이감언이고아첨이며나쁜것이라고했을까?

수사학에대한다른이들의생각을들어보자.

프로타고라스나고르기아스등다른소피스트는‘폴리스생활을잘하는기술’이라고했다.호메로스는남자들의명예를높이는곳이싸움터뿐아니라회의장에도있다고했다.헤시오도스는말잘하는능력을신의은총이라고했다.수사학을바르지않은용도로사용하는소피스트들이늘자소크라테스의제자플라톤은소피스트들이가짜를갖고진짜처럼보이게한다고주장했다.이소크라테스역시나쁜연설가의위험을설파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수사학에서수사학의기능을‘설득하는것이아니라각각의경우,설득의유용한수단을아는것’이라고했다.(38쪽)

수사학의고전인『수사학』을저술했던아리스토텔레스는말하는설득의3요소를에토스ethos,파토스pathos,로고스logos라고했다.그만큼설득에는화자의인품을갖춘호소,청자의감성에대한호소,청자의이성에맞춘논리적인호소등3박자를맞춰야한다는의미다.

국가가인정한최초의수사학교사인퀸틸리아누스는전인적인교육과함께수사학을강조했다.

정리를하자면,수사학은설득을바탕으로한전인적인인간교육의기초였다.생각,말,행동의조화를다루는학문이었다.말도잘하고일을잘처리하는인물로키우는데필요했던교육이었다.적재적소에서유용한인간이되도록하는데수사학은필수였다는것이다.인간이있는자리엔말이있고,말에는소통과설득이필요하고,소통과설득의자리엔늘수사학이있었다.

결국수사학은생각과말,행동모두를포함하는종합적개념이다.신화,문학,역사,법정연설문에도등장했던수사학은설득의유용한기술을탐구하는오랜역사를가진학문이다.

이책의2부에서는현대인을위한수사학적소통의기술이나와있다.

설득의기술인수사학의어원과의미,수사학의발전과그리스민주정치의발전사가함께하는이야기,논쟁기술과자신의정체성을함께교육하는것,공동체생활능력까지배양하는수사학,종합학문으로변해가는수사학역사등흥미진진한이야기들이가득하다.수사학의역사를들춰보며배우는공감과소통의말하기를통해말하기의인문학여행을한기분이다.

현대에도수사학의미학은통할것이다.누구나용기를주는말,격려의말,설득의기술은필요하니까.오히려리더십을비롯한소통의기술로서의수사학은예전보다지금이더절실해보인다.

지식과실행을아우르고이론과실천을통합한학문인수사학을통해생각·말·행위의조화를생각하게된다.신뢰와공감이필수인글로벌시대,설득이필요한민주주의의시대,필요한지식을다듬고표현해야하는지식정보화시대에도수사학이필요하다고생각한다.

만약지금아테네의소피스트들이등장한다면,누구를스승으로모시게될까?필연적진리든그럴법한이야기든,우리도아테네시민처럼현혹되지않을까?아니면소크라테스를따르게될까?

진실한언어표현도중요하고설득과공감의기술도중요하다는생각이든다.

당신은어떤말을하고있나요? 저자 김종영 출판사 진성북스(2015년01월0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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