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맨과 레비스트로스/최협/풀빛] 야만과 문명의 인류학개론…….
[부시맨과레비스트로스/최협/풀빛]야만과문명의인류학개론…….

문명인이나문화인은미개인이나야만인의상대적인개념이라고한다.문명인과야만인을구분하는기준에는인류가이룩한물질적,기술적,사회구조적발전을했느냐아니면자연그대로의원시적인생활이냐일것이다.흔히문명은앞서가거나우호적인표현으로,야만인은뒤떨어지거나비하적인표현으로여기기도한다.하지만20세기최고의지성레비스트로스는말한다.야만과문명은문화의다양성으로보라고.

야만인에게는문자와역사가없으나,야만인과문명인사이에근본적인사고방식은존재하지않으며,오늘날서구인이창건한기술문명도역사적필연의결과가아니고인류가이룩한문화전략의다양성속에서우연히솟은사건일뿐이라고생각한다.(249쪽)

개인적으로도야만과문명은틀림이아니라다름이라고생각한다.프랑스구조주의인류학자레비스트로스의말처럼야만이나문명의개념도서구식의역사인식틀에서벗어나다양한인류문화를존중함이마땅하다고생각한다.아직도부족사회를이루는아프리카부시맨이나세계적인현인류학자레비스트로스사이에는문화의다름이있을뿐이지틀림이있는것은아니기에.

저자인전남대인류학과명예교수인최협은인류학과고고학의분류에대한이야기,체질인류학,문화인류학,사회인류학,독일에서의민족학등에대한이야기로포문을연다.동물과인간의차이점및공통점에대한다양한연구결과들을제시하면서말이다.

사람이몸을굽혀인사를하고손을내밀어악수를하며남학생이엉덩이를내미는자세로매를맞는행위등은영장류가싸움에졌을때나비공격적인신호로상대방에게취하는자세에뿌리를둔것이라고한다.(22~23쪽)

영국동물학자데스먼드모리스는인간을‘털없는원숭이’라고했다.지구상의193종의원숭이나유인원중에192종이온몸에털이있지만인간은유일하게털이없다고한다.

학습이나도구사용이인간만의특징이아니라다른유인원들도인간처럼학습을하고인간처럼도구를사용하기도한다고한다.

저자는사람과동물의차이는생물학적요인보다사회문화적요인이더욱중요하다며여러가지연구결과들을제시하고있다.어린시절문화적접촉을못하면말과행동,수명까지도영향을미친다는고립아에대한관찰보고는충격적이다.인간과의접촉이냐비접촉이냐에따라사회에대한적응이냐부적응이냐를가름한다니.

어린이들은따뜻한가족적인환경에서지속적이고풍부한사회적상호작용을경험할때에야비로소사람다운사람이된다.(39쪽)

인간은어느동물보다무기력한존재로태어나기에타인의도움이필수다.유아는다른사람과의접촉을통해상호작용,언어,행동양식,가치등을학습하고내면화하며사회화과정을밟는다.다시말해,인간에겐초기사회화과정이중요하고그런상호작용이전체인성형성에도결정적인영향을미친다.심지어배변훈련,언어훈련,생활습관훈련,수유방식까지인성형성에영향을미친다.결국어린시절미치는스킨십의중요성,대인과의접촉이중요하다는말이다.본성만큼이나양육이중요하고,유전만큼이나환경이중요하다는말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일요론트부족의이야기가흥미롭다.

19세기말까지일요론트부족은수렵과채집을하며석기시대의생활형태를유지했다고한다.돌도끼의제작과소유가한정적이었기에부족사회의남녀의역할,가족의위계질서등을유지시켜주는도구이기도했다.돌도끼는어른남성의상징이었고사회경제적기반이었다.하지만백인선교사들이들어오면서쇠도끼를접하게된다.선교사들은교회에나오는여자와아이들에게쇠도끼를나누어주었고여자와아이들은사회적약자가아니게된것이다.백인들과접촉하면서쇠도끼를얻게된일요론트부족은전통적인가치혼란과문화해체까지겪게된다.

인류학자들이미개사회를연구하는까닭은원시미개사회를통해인간사회의작동원리를이해하고인간사회의이론정립에중요한역할을한다는인류학적사례들을찾고자함에있다고한다.

책에서는비교문화적접근,프로이드의오이디푸스콤플렉스에반대하는말리노브스키의비교문화적연구,사춘기스트레스가많은미국과사춘기스트레스가없는사모아청소년비교,영아살해와성비를맞추기위한제도,오스트랄로피테쿠스화석발굴현장모습,광고로인한언어왜곡과인간행위의통제,문화비하의문제점,일상생활의인류학,여러지역성년식의의미,신부대와지참금의차이등이흥미롭게나와있다.

힌도교가소고기를먹지않고유태인이나이슬람교도가돼지고기를먹지않는이유,프랑스가달팽이요리를최고로치는이유,서양인은말고기를먹고미국의개역시말고기통조림을먹고,한국인은개고기를먹는문화의차이등도종교이전의원시환경에서찾는다.

인도의암소숭배는인도의환경및소규모농업경제와적합성을갖는관행이다.-마빈해리스(170쪽)

암소를살리는것이오래전부터내려온종교이상의의미를갖는다니.농업경제를위해암소의생존은필수였다니.더구나소는인간이먹지않는볏짚,겨,풀,인분까지먹어치우고암소의배설물은비료나연료로사용하게되어생태계의균형을위해서도필수적인존재였다니.종교적이유이전에원시환경과문화적이유등이흥미롭다.

양과서양문화의만남,점점다원화되는사회들,몸짓과감정표현의차이,인류학의이론과실제,문화를빙자한환경파괴의문제,공존하는문화의21세기등에대한이야기가다양해서재미가있다.

사회과학에구조주의바람을몰고온프랑스인류학자레비스트로스와부시맨의모습은틀림이아니라다름의차이임을생각하게된다.서구중심,기술발전중심에서벗어나모두를존중하는야만과문명의인류학개론을들은기분이다.사회문화나비교문화의차원을넘은방대한인류의이야기가몹시흥미롭고새롭다.

부시맨과레비스트로스 저자 최협 출판사 풀빛(2014년12월1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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