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의 황제/김희선/자음과모음]라면의 종말이 온다면…
[라면의황제/김희선/자음과모음]라면의종말이온다면

장편소설인줄알고펼쳤더니소설집이다.

페르시아양탄자흥망사,교육의탄생,라면의황제,2098스페이스오디세이,지상최대의쇼,개들의사생활,어느멋진날,경이로운도시,이제는우리가헤어져야할시간등모두9편의단편소설을담은소설집이다.이중에서이책의제목이기도한<라면의황제>가가장끌린다.

한때는지구상최고의인기즉석식품이었지만지금은멸종된라면이라는설정이유머러스하다.27년동안라면만먹다가죽은기수씨는속칭라면의황제다.물론라면먹으며오래버티기부문의신기록타이틀은꾸준히라면영수증을모은박모노인에게돌아갔지만말이다.박모노인의영수증을모으던습관이그를역사에기록하게한것이다.위대한영수증의결과물이었다.

어쨌든우주인의식량으로도이름을올린라면의역사는대만계일본인안도모모후쿠에의해만들어졌고,세계인을기아에서구해줄음식이되었다가이내금지음식이되어버렸다.김기수씨는라면이처음만들어진날에태어났다는이유로라면과운명적으로완전체를이루게된다.라면황제인그는내영혼의라면한그릇을쓰기도했다.물론지금은금서이기에어디에서도볼수없는책이다.라면제조,라면먹방,라면판매등라면에대한모든것이당연히금지된상태다.

기름에튀긴라면의면과각종첨가물이들어간스프가우울증과폭력성,정신질환까지유발한다는연구결과가줄을잇게되면서라면이인간을죽음으로몬다는것이다.심지어어린시절라면을많이먹을수록명문대진학률과반비례한다는것,라면을소지하는것은위험물을갖고있는것으로간주될정도다.불행과타락의이미지를가진라면은이제모든병이나불행의온상이라고간주되고있다.그렇게모든문제는라면탓이었고,모든사건은라면에서비롯된다고생각했다.해서라면동호회는비밀조직이었고위험한불순조직이었다.

하지만누를수록꿈틀대는게인간이다.라면단속법으로라면이라는말을입에담아서도안되는어느날,폐품수집상의아들인인호군은테이블의한쪽다리를받치고있는내영혼의라면한그릇을우연히발견하게된다.라면동호회이긴하지만라면맛을모르는인호군은이런극한의추위도/라면한그릇이라면거뜬히이겨낼수있다.’는문장에끌리게된다.이책으로인해라면동호회의열성조직원이된다.

라면의종말,라면의멸종,라면단속이라니,읽다가여러번웃게된다.대수롭지않은이야기에심각한단어들의출현이이리도웃길줄이야.

라면을좋아하지만즉석식품이나패스푸드가몸에좋지않다기에요즘은멀리하는편이다.하지만라면의그구수한감칠맛을잊을수가없기에비상식량으로는비축하고있다.예전에는종류별로사먹기도한라면이지만자꾸만멀어지고있는라면이다.예나지금이나라면은요리솜씨가없더라도누구나요리할수있는전국민의간편식사다.예전만큼의인기는없다고해도여전이대형마트의중심구역을차지하고있다.라면에종말이온다면,라면이역사속으로사라진다면우린라면을어떻게기억할까.라면멸종이후를상상하게되는소설이다.

<페르시아양탄자흥망사>에서는이란북동부에있는호라산지역의양모페르시아양탄자가한국으로흘러든역사를코믹하게담고있다.고급양탄자의운명을통해이란의역사,한국에테헤란로가생긴배경,정권교체와외환위기까지겪는양탄자의운명을다루고있다.나중에후대에의해<TV쇼진풍명품>에서모조품이지만진짜같은기술로만들어진제품이라는평가를받는이야기까지담았다.

<교육의탄생>은아이큐최고인천재소년가어린나이에나사에서수학적업무를맡다가돌연귀국하면서해프닝을그렸다.

이외에도2098스페이스오디세이,지상최대의쇼,개들의사생활,어느멋진날,경이로운도시,이제는우리가헤어져야할시간등의이야기에는우리가어디선가들었던노래,언젠가읽었던신문기사,어느책에선가읽었던책내용들을잘버무려기상천외한문체로엮었다.참신하고특이한이야기흐름을따라가다보니유머감각이돋보인다는생각이절로든다.

라면의황제 저자 김희선 출판사 자음과모음(구.이룸)(2014년12월29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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