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헤세의 서평을 읽는 기쁨…
[우리가사랑한헤세헤세가사랑한책들]헤세의서평을읽는기쁨

독일의대문호인헤르만헤세(1877~1962)의섬세한문장을,화려한문체를정말사랑한다.사실여고시절,<수레바퀴아래서>,<유리알유희>,<데미안>,<게르트루트>,<싯다르타>등헤세의작품들을좋아했다.겉멋에취한독서였지만헤세의문장들을편지귀퉁이에적어보내기도했다.그렇게헤세의문장을인용하는일이그때는굉장히폼난다고생각했다.

최근에들어서헤세의작품들을마주할때마다그의문장들이몹시매력적임을절감한다.그래서궁금했다.헤세의생각과작품에영향을미친이들은누굴까,헤세는어떤작품을즐겨읽었을까,그런작품에대한느낌은어떨까등.

데미안의작가에대한두개의이름이라니,

헤르만헤세는1919에밀싱클레어라는이름으로데미안을출간했다.중병에걸린20대작가인싱클레어가쓴소설이큰성공을거두면서사람들은이무명의작가를파헤쳤다.결국40대의저명한헤세의작품임이밝혀지면서헤세는데미안이자신의작품임을고백하게된다.당시헤세는데미안으로젊은작가를위한폰타네상을받았기에이마저도반납해야했다.이후4쇄부터는헤르만헤세의이름으로데미안을출간하게되었다고한다.

지그문트프로이트의정신분석학입문에대한헤세의이야기도인상적이다.그는정신분석학은이제소년기를벗어난미래의학문이라고규정한다.무의식의심리학이학문의변두리에서점차심리학의중심으로서게될것임을보았다.

오래기다려온이책은실제로기대했던그대로이다.곧프로이트이론을체계적으로쓴것으로,무의식의심리학과분석기술을서술했다.(중략)이정신이지닌온갖장점들이이책에드러나있다.그의명료함,참을성있는결합의재능,정교한표현력그리고위트까지도.(187)

헤세는같은독일의대문호인괴테를굉장히야누스적인작가로설명한다.어떤면에서는낭만주의자,다른면에서는반낭만주의자가괴테라는것이다.괴테는경건한기독신자이자이교도의모습을보이기도하고,애국주의자인동시에그반대의평가를받기도한다는것이다.

인용들을동원해잘입증한,언뜻보기에아주정밀한괴테에대한거의모든발언은뒤집어보면놀랍게도근본적으로그반대도똑같이맞는다.(중략)자기시대기독교신자들에게괴테는뻔뻔스런이교도이자위험한반모럴리스트인데,후대에는경건함과인선의위대한스승이다.이렇듯괴테는여러얼굴을가졌고,그모두가야누스처럼양면적이어서똑같이명료하게입증되는이면을갖는다.그가죽은다음수십년동안도이치어문학은그를이미극복된보수주의자,심지어반동으로여겼다.하지만뒷날의독자들에게그는선동가이며혁명가였다.(294~295)

석가모니와공자의가르침등동양고전에심취한흔적도헤세의서평으로만날수있다.헤세는낯선세상에서온공자의대화을읽으면서처음엔어려워하다가점차수용하게되고나중엔끌리게된다.더구나전혀다른서양과동양의종합가능성까지비추면서흥분을감추지못한다.동서양의융합을내다본것이다.

이책은읽기가쉽지않다.낯선공기를숨쉬는듯한,우리가삶에서필요로하는것과는다른방식과다른맥락의공기를숨쉬는듯한느낌을거듭받게된다.(중략)우리의개인주의문화를자명하다여기지않고,대립되는것과비교해서바라보지않을수없기때문이다.그러다보면읽어가는중에순간적으로두세계의종합가능성이라는극히빛나는표상이생겨난다.이낯선인물공자의본질에서가장깊은핵심은,서양역사의위대한인물들에게서본것과동일한것임을알아채기때문이다.처음에그로테스크한일그러짐처럼보이던것들이극히자연스러운것으로느껴지고,처음에는놀라뒤로물러서게했던것들이매력적이라고,심지어아름답다고느껴진다.(306~307)

짧게쓴서평이지만헤세의생각을읽을수있는글이기에마치그와소통하는것같다.내가읽은작품에대해서100년의간격을둔시간여행을통해헤세와접선하는느낌이다.작가들에대한이야기에서도거장에대한헤세식의사유를볼수있어서좋았다.동양문화와동양정신에대한괴테의찬사도곳곳에서만날수있어서흥미로웠다.

헤세가대단한애서가이자서평가임을처음알았다.기숙학교를나와서점에취직해서겸업으로한일이책을읽고서평쓰는일이었다니.헤세가쓴서평과에세이는3,000편이넘을정도인데,이책에서는73편의글만간추렸다고한다.100년의간격을두고헤세의서평을있는기쁨이란무엇으로표현할수있을까.대문호였던헤세가책을사랑하며서평을썼다는사실에서끈끈한동류의식을느끼게된다.매일서평을쓰는입장에서헤세의서평을접할기회를주는책이기에정말소중한책이다.헤세가더욱가까이와있는느낌이다.

우리가사랑한헤.세.헤세가사랑한책.들. 저자 헤르만헤세(HermannHesse) 출판사 김영사(2015년01월19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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