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징비록/조정우/세시] 임진왜란의 참회 기록을 소설로~
[소설징비록/조정우/세시]임진왜란의참회기록을소설로~

서애류성룡이쓴임진왜란을반성하고뉘우치는전쟁기록물인<징비록>의인기가몹시거세다.소설징비록,드라마징비록,완역본징비록등으로접하고있으니말이다.아무리읽어도지겹지않은<징비록>이다.400여년전의이야기이지만지금도비슷한상황같아서말이다.이기적이고사리사욕을채우려는지금의정치권,당쟁의소용돌이에민심을외면하는지금의정치권과임진왜란시절의지배세력이크게달라진것이없다는생각이들어서다.

같은역사적사건에대해작가의관점이다르다는사실은역시소설읽는맛을더한다.이전에읽은이재운의소설징비록에는작가의선대할아버지였고호종일기를쓴승지이효원과징비록을쓴류성룡의대면으로시작했다.이번에조정우작가의소설징비록은봉화대를관리하던봉수군이야기부터시작한다.같은제목이지만서로다른작가의시선을느낄수있다는점이소설을읽는내내색다른묘미였다.

소설은임진년(1592)413일새벽,아미산응봉봉화대의봉수군이봉화를올리는장면부터시작한다.봉화의개수는전쟁이시작된후가장아쉬운부분이아니었을까.

봉수군은새벽안개를뚫고보이는절영도앞바다의왜선의수적인압도감에놀란다.전시수준의아주심각한상황이었지만봉수군의책임자인오장은새까맣게몰린배를보고서도겨우2개의봉화를올리는데그친다.지난밤자리를이탈한상황이었기에직무유기에대한추궁이두려웠던것이다.제대로된봉화를올리지못한책임은이후조정의전략과전술에영향을미쳤을것이다.새까맣게몰려오는왜군을겨우1만이하로보게했으니대대적인전쟁이아니라소소한노략질정도로생각하게했을것이다.물론이후엔봉화의수를늘리지만그때는늦어도너무늦은뒤였다.처음부터봉화만제대로5개를올렸더라면어땠을까.역사에가정이무의미하지만아쉬운마음에자꾸가정을하게된다.

소설에서는전쟁에대처하는이들의서로다른자세가슬프고분통터지면서도흥미롭게전개된다.함께죽기살기로싸우자는송상현과도망갈빌미를대는이각의전쟁에대처하는자세는달라도너무다르기에어이가없을정도다왜장의싸우려면싸우고싸우지않으려면길을빌려달라.‘는팻말에대응한송상현의싸우다죽기는쉬우나길을빌려주기는어렵다.’는문장은보면볼수록명장의충정과패기,필력까지느껴진다.모든대장들이이와같았다면어땠을까.

책에서는의병들의이야기가집중적으로조명되었기에더욱흥미로웠다.전국에서일어난의병들의일화는그대로각각의위인전을보는것같았다.의병들은관군들이나관리들의무시를받으면서도자신의재산과목숨을내놓으며선조들이물려준땅을지키고자했다.고향의지리적이점을잘살리면서매복과공격,퇴각을거듭하며게릴라전을펼쳤다.이렇게전공을세운무명의의병들이없었다면조선의앞날은더욱어둡지않았을까.이땅을지키고자전국곳곳에서일어나게릴라전을펼친의병들은시민군의모범이었다.

조선팔도에서가장먼저의병을일으킨경남의령의홍의장군곽재우장군이왜적을물리치는장면,의병장고경명의활약,천하장사의병대장김덕령의괴력과충정,김천일,이원일등의의병이야기는아무리읽어도지겹지않은대목이었다.이들의지략과용맹,물러서지않는담대함,백성과관군의지원까지모으는능력,통쾌한승전보까지읽으면서흥미진진한시대극을보는듯했다.

조선최고의명장이라던신립장군이천혜의요새인조령을버리고탄금대에서기마전을준비하다가전사한이야기에서는그의전술없음에안타까웠고,자신의목숨을구걸하고자항복하고순왜가된조선군인들의이야기에서는답답함과분노가일기도했다.말을타고왜장을무찌르거나왜적을물리치며첫승전보를올렸던조선의조자룡인정기룡의쾌거에서는박진감에속이다후련할정도였다.해전에서의이순신장군의연전연승,진주목사김시민의활약,왜장을안고남강에몸을던진논개등나라를위해목숨을아끼지않았던이야기가많아서색다른소설징비록이었다.

당시토요토시히데요시가조선을침공하리라는소문이퍼져있던상황이었지만너무도무사안일한태도를보였던선조와조정,일본의분위기를감지하러보낸김성일의무책임한보고,자신의목숨을구걸하러명에망명하겠다던선조의이기주의근성,명의눈치만살폈지세계정세에는무지했던권력자들등은분명실망스런지도자의모습이었다.

십여년전,율곡이이가십만대군양병설을주장할때,‘나라가태평할때군사를양성하는것은호랑이를길러우환을남기는것과같다고반대했던류성룡의뒤늦은후회를보며미래를대비하는전략가의부재가조선의전란으로몰아넣었음을생각한다.김성일의거짓보고를알고서도같은동인이라는점때문에안일하게대처한류성룡을보며무모한당파싸움이국난을초래한다는생각도든다.지금도소모적인당쟁으로국고를낭비하거나국난을초래하진않는지,징비의시선으로지금의정치가들이읽었으면좋겠다.적극추천이다.

<소설징비록>은역사소설을주로쓰고있는조정우작가의작품이다.이소설은<장옥정>,<기황후>,<이순신불멸의신화>에이어네번째로만난그의소설이다.역사에관심이많기에역사소설을꾸준히읽을수있다는점은분명고맙고행복한일이다.개인적으로도이런역사소설이더많이나와야독자들이우리역사를좀더쉽고가깝게느낄수있으리라생각한다.그래서더욱반가운책이었다.

소설징비록 저자 조정우 출판사 세시(2015년03월1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