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미주의 선언/문광훈/김영사] 마음의 아름다움과 좋은 삶에 대한 인문학…

[심미주의선언/문광훈/김영사]마음의아름다움과좋은삶에대한인문학

예술과삶은어떤형태로든유기적으로얽혀있다.떼려야뗄수없는,원시사회부터이어져온유구한문화가예술이다.하지만예술은멀고삶은가깝다고여기는게현실이다.그런삶에단비처럼예술적감수성으로촉촉이채워줄심미적인문학자문광훈교수의이야기가현실과예술의접점을돌아보게한다.

예술의마음밭을가는일(심전경작)은기품있는자유의즐거운길이다.미에대한탐구는필요하고,심미적인것의가능성은유효하다.이가능성이란줄이면자기를만드는데즉자아의형성에있다.그점에서이책은인격의심미적형성론이다.(11)

처음에나오는미켈란젤로의<최후의심판>에담긴미켈란젤로의자화상이야기가강렬하다.<최후의심판>은로마시스티나예배당의프레스코화인데,땅과하늘의다양한인간군상들이들어있다.

성바돌로메는산채로살가죽이벗겨져순교한예수의제자다.그림에서는미켈란젤로의얼굴에가죽이벗겨진채바돌로메의손에매달려있다.알맹이는없고허물인채심판을기다리는얼굴이미켈란젤로로밝혀졌다니.결국심판을기다리는순간의모습을그린자화상인셈이다.1923년이태리의의사인카바가밝혀냈다는미켈란젤로의모습에서자신의허물을그려낸미켈란젤로의재치가돋보인다.빈손으로왔다가빈손으로가는인생이기에결국남는건껍데기가아닐까.가장자연스런모습,가장현실적인모습이아닐까.과연인간이심판을기다리는모습은어떨지궁금해진다.

미켈란젤로의자화상이자기직시의자기성찰의표현이라면,이자기성찰이란삶의진실을위한성찰이고,그진실을감당하기위해어떤수난도불사하겠다는의지다.이의지의표현으로그는자기가껍질로내걸리는수모도견딘다.(19)

현재의자신의실체를제대로보는예술가로서의용기있는표현이아닐까.대대로전해질자신의굴욕스런모습마저도수용하는대인의포스도보인다.

저자는죠르죠네의<자화상>을통해화가의눈빛이세상을내려다보는오만함을이야기한다.바른자세로정면을응시하는뒤러의<자화상>가실제보다미화된그림이기에화가가추구하던균형과조화,완결미에대해서이야기한다.살바토르의<자화상>에서는눈빛과꽉다문입매보다서판에쓰인문구인침묵하거나,침묵보다더나은것을말하라를강조하고픈화가의의지를전한다.앙소르의<자화상>에서는화가를둘러싼무수한가면,다중적인면을지녔음을보여준다.

거울은속이지않는법이다마찬가지로자화상은예술가의자기직시,자기성찰의표현이다.세상의모든화가는자화상을통해자신의내적세계를드러내고미적자아를보여주며세상에대한시선도보여주고자할것이다.여러자화상을보며너자신을알고무지를깨쳐라고외치던그리스의철학자소크라테스가떠오른다.그렇게자의식,예술적자아,사회적자아,가면의세계와진실의세계를표현한자화상을보며나의내면의모습도돌아보게된다.

음악이나미술,문학등에서도자화상이나자서전은작가들이흔히다루는소재다.먼저자신에대한성찰의지난한과정을거쳐야남에게감동을줄수있는작품을내놓을수있기때문일까.관상학은아니지만한점의자화상을통해서도작가의개성,인생관,예술관을볼수있다니,재미있는경험이다.

허물을벗기는일은누구나필요한과정일것이다.페르소나를쓰고살았던일생에대한자기반성,자기표현이자화상이라니,무심코스쳤던자화상들이이젠새롭게보인다.

책에서는안드레아만테냐의<이태리정원에서야만과무지를내쫓는미네르바>,라파엘로산치오의<아테네학당>,플라톤의영혼의아름다움,아리스토텔레스의성격과습관의실천문제,롤란드사베리의<오르페우스>,푸코의자기로돌아가기,공재윤두서의고요가운데자신을지키는예술,카라바조,백석,바를라흐등의예술과삶에대한통찰이가득하다.

시와산문,그림과사진,조각과철학이있는심미적인문학이다.실제적이고생활중심의심미적체험을제공하는심오한이야기다.마음의아름다움과좋은삶에대한인문학이랄까.무심코펼쳤다가쏙빠져드는깊이있는예술적삶에대한이야기다.

심미주의선언 저자 문광훈 출판사 김영사(2015년02월04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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