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 무렵/황석영/인생의 황혼이나 하루의 황혼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소설~

해질무렵/황석영/인생의황혼이나하루의황혼에대해생각하게하는소설~

고교재학중단편소설「입석부근」으로『사상계』신인문학상을수상했다는소설가황석영의작품들은읽을때마다묵직한울림을준다.『개밥바라기별』,『바리데기』,『여울물소리』,『모랫말아이들』,『낯익은세상』,『강남몽』,『오래된정원』,『삼포가는길』등그의소설속에는주로한국의과거와현재를잔잔하고세심하게그리면서도오늘의나를되돌아보게하는힘이있기에깊은사유를끌어내기도한다.

이번에는인생의황혼에선사회적으로성공한남자와그의과거의인연들이꼬리에꼬리를물고이십대후반의88만원세대의여자와스치는인연의이야기다.여전히과거와현재의한국인의삶을그리기에어딘가에서볼수있는이웃의풍경들이다.

해질무렵하늘을보고있으면노을이주는변화무쌍한빛깔이몹시곱다.붉은기운이가득한아침의노을과는다르게주황색이가득한저녁의노을은하루를열심히살았다는편안한아름다움이있다.더불어기운을다한듯한바랜빛깔이주는아쉬움이있고,이미과거가되어버린몇분전에대한그리움도있다.인생의황혼기에서면어떤느낌일까?곱상한노을빛처럼아름답게감상할수있을까?아니면후회와회한이가득한아쉬움과그리움만가득할까?소설을통해대리체험한황혼에는성공한남자의그림자엔나즈막한회한이깔려있다.

소설속두주인공은명문대를나오고건축계에서성공한겉보기엔남부럽지않은60대의가장과이십후반이되도록생계가힘들지만꿈을쫓는힘겨운여자다.서로다른환경이기에전혀만날일이없는두사람이인연에인연이꼬리를물면서스치는인연이되어가는과정이우리의일상같다.옷깃도스치면인연이라는말이생각나는소설이다.

60년을살아온건축가박민우의삶과29년을산연극연출가정우희의삶이주변인연들과서로교차하면서대비되는풍경도해질무렵에거리를스치는사람들모습과흡사하다.

박민우의이야기속에는어린시절한동네살던탄고구마윤병구,대학선배김기영,서울에서같은달동네에옛사랑차순아,차순아를둘러싼동네아이들의사랑싸움,명문대를다니게되고유학과결혼,유명건축가의길을살아온박민우의이야기가있다.그리고그와동시에개발붐을타고온세상의정겨운고향을사라지게한주범인건축가들의이야기도있다.

정우희는스물아홉살이되도록고달픈인생을살고있는88만원세대다.그래도그녀는편의점알바,음식점알바등알바인생이지만예술대학을나와연극연출가의꿈으로살아간다.알바로생계를유지하고연극연출가의꿈을꾸기에그녀에게사랑은사치인셈이다.그녀는평소사촌오빠처럼살갑게대해주던김민우의죽음을계기로김민우의어머니차순아의삶과조우하게된다.그리고차순아의죽음으로우희는어린시절의옛사랑이었던박민우를찾아차순아가못다한만남을시도하고자한다.

나는왜여기에서있나?

황혼이되면누구나지나온시간에대한회한을갖게될까?첫사랑을못잊은여자와사느라바빠첫사랑을생각할시간이없었던남자를보며서로엇갈린인생의회한을보게된다.만나고헤어지는과정들이현실에서는일상적이기에작가가던진물음을나도다시던져보게된다.

석양을바라보며필름을돌려과거를회상하는인생의저녁무렵풍경이다.회한과추억가득한이야기,황혼의나이대에공감가득한소소한풍경들이다.등장인물하나하나가마치해질녘의거리를스치는수많은인파들을보는듯한잔잔한풍경화같다.인생의황혼이나하루의황혼에대해생각하게하는소설이다.각자의애달픈스토리를가진사람들의이야기이기에누군가에겐추억을선물할것이고,누군가에겐위로를선물할책이다.

해질무렵 저자 황석영(HwangSok-yong) 출판사 문학동네(2015년11월04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