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오늘] 태평양 표류 92일 “구조 꿈만 같아요” (1994.06.18)

940618

 

“망망대해에서 3개월동안 표류할 때는 죽는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이렇게 생환하니 꿈만 같습니다. ” 요트로 태평양을 횡단하다 조난된 뒤 92일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일본인 무로이 기요지씨(56 오사카거주)는 17일 오전 8시쯤 부산 감천항에 도착, 가족들의 품에 안기며 눈물을 글썽였다. 무로이씨가 조난을 당한 것은 지난 2월11일 오사카 신국제공항 개항기념행사로 개최된 오사카~로스앤젤레스간 1인 요트레이스에 참가, 출발한지 한달이 채 못된 지난 3월8일 하와이북방 5백㎞ 해상. 거센 바람에 마스트가 부러지면서 통신장비가 망가져 통신이 두절되고 표류하기 시작했다.

“거센 풍랑을 만나 요트가 크게 부서지는 바람에 방향을 잃으면서 표류하기 시작했습니다. ” 식량과 물은 8개월치를 준비했지만 구조가 늦어질 것에 대비, 하루 1끼만 먹으면서 생활했다. 그동안 요트가 두차례 전복되고 배안에 바닷물이 1m씩 고이는 등 생사의 갈림길을 여러차례 넘겼다.

“표류하면서 12척의 배를 봤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 무로이씨는 엄습하는 절망감을 이겨내기 위해 노래도 부르고 기도도 했다. 가족의 얼굴을 떠올리며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매일매일의 심정과 상황을 일지로 남기며 약해지려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던 중 지난 6일 마침 부산을 향해가던 철광석 운반선 비엔나 우드호(1만7천1백61t 선장 마케이에프)에 구조됐다. 혼자서 태평양을 헤맨지 3개월만이었다.

그는 이번 고생에 질리지도 않았는지 “언젠가는 한번 더 태평양횡단을 시도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리로 몰려온 일본 취재진은 기다렸다는듯 이를 일본혼 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부산=박주영 기자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jsp?Y=1994&M=06&D=18&ID=940618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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