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가 불러온 행운

쿠키가불러온행운

유리창에흘러내리는비는내기분을그대로반영하는듯했다.병원에서새로운일자리는내게너무나꿈같은현실이었다.그러나오늘하루종일병원경영평가조치로각부서에서신입직원이해고될것이라는소문이나를괴롭혔다.이병원의교육부서에가장최근에고용된직원이바로나였다.

상사가내자리에와서내생각을끊으며말했다.

잠깐봅시다.마치그가내옷속에다얼음조각이라도넣은것처럼내목이움츠려졌다.

아마도그잠깐동안이“당신은방금해고되었어요.”라고말하는데필요한시간이전부일것이라고생각했다.

빗물이새는지붕과납부고지서따위를이야기해봤자아무소용이없었을것이다.

“지금감원중이라는건들어서알고있지요?”상사가물었다.

“집행부로부터우리교육부서에서해고예정인직원들을위해이력서작성방법과면접에서좋은인상을남기는법등에대해강의해달라는요청이왔습니다.”근심이내마음에뭉게구름처럼피어올랐다.

마치내가자신의목을자를도끼를갈아야하는사형집행관같다는생각이들었다.

“알겠습니다.”달리할말이없어서나는그렇게중얼거리듯대답했다.

상사가떠난후나는집에일찍가기로했다.누군가내눈의눈물을본다면아르러기때문이라고말해야지생각했다뿌였케흐려진눈에사무실비서책상위에줄무늬가그려진땅콩버터쿠키가한접시들어왔다.

“이쿠기누가가져왔어요?”

내가물었다.

“매주금요일이면어떤부인이갖다놓아요.”비서가대답했다

“드시고싶은만큼가져가세요.”

손등으로눈물을흠치고쿠키두개들집어들며이런생각을했다

“인생은참희한해.나는자신이해고당하기직전에다른이들이직장을찾을수있도록강의를해야하는데돈많은부인은쿠키나구워갖다주는봉사로자신이놀고먹는것에대한죄책감을덜어보려고하다니.아마이쿠키도가정부를시켜서구웠을거야”

“내일봐요”

앞으로몇번이나이말을더할수있을까?생각하며나는사무실을나왔다.

복도에나오니엘리베터가마침열려있었고그안에는초등학교3학년정도의짤막한키의머리가하얀부인이타고있었다.청소도구를가득실은수래위로부인의머리와

앞치마의가슴만보였다.

‘그래도저부인은일자리라도있지않은가?’

집으로오는동안내내자기연민과싸우다가집앞에도착한나는결국나는울음을터트렸다

그렇게도외로울수가없었다.두렵기도했다.

다음날아침그런강의라면직접하라고상사에게말하려고마음을먹었지만차마용기가나질않아강의자료를준비를찾으러도서관으로향하였다.


오후병원에서는내가병원을떠나게되었다는이야기가나오자,나는아무렇지도않은듯조기퇴직을하고아버지일을도우며지낼것이라고농담까지했다

그다음2주내내나는괜찮은척했고,마침내병원을떠나가는사람들의마지막근무일금요일이었다.

인사과사람들이와서마지막월급봉투를사람들에게나누워주고사무실열쇠를돌려받는동안나는직장을찾기위한재교육을위해강의시간표를준비하고테이불에서기다렸다

막해고된사람들은문앞에서일렬로줄을서있었고대부분울고있었다.

‘몇주후면나도똑같은신세가되겠구나.’라고생각했다.

내옆에는병원목사님이앉아계셨다.위로가필요한사람들을위해이야기를하려고와계신것이다.

목사님은노란색형광펜으로줄을그어진손때가묻은성경책을펴놓고계셨다.

그때초록색옷을입은한부인이테이불를향해천천히걸어오는것이보였다.

목사님이내쪽으로몸을기울이며속삭였다.

“맙소사!우리쿠키부인까지정리해고를당하다니…쿠키부인과부인의땅콩버터쿠키가많이그립게되었군요.”

‘쿠키부인이라니?’

관절염으로구부러진손가락을한부인을바라보았다.내가상상하던부유하던한자원봉사자의모습과는거리가멀었다.

우리테이불앞에앉으며부인은마치지시를기다리는얌전한아이처럼무릅위에손을

가지런히모았다.목사님이부인에게스페인어로말을했고,나는내가준비한수업이그녀에게아무런도움이되지못함을알았다.

부인은미소를띠운체앞치마주머니에서종이에싼쿠키를꺼내우리에게주었다.

“고맙습니다.”스페인어로그말밖에할수없는자신을안타까워하며나는대답했다.

불현듯내자신에대한자기연민의감정이부끄러움으로바뀌었다.

‘나보다도더어려운형편에처해있음에도불구하고이부인은여전히자신보다남을더생각하고있지않은가?’

나자신을위해신문구직난을뒤적거리기이전에이부인을위해뭔가해야겠다는생각이들었다.

정오가되자마지막사람들이우리테이불을거쳐서나가고나는부인의쿠키로점심을때워야겠다고생각하며내책상으로돌아왔다.

점심시간의고요함을감사하며나는글을쓰기시작했다.

새일자리가필요한쿠키부인의헌신적인마음에얼마나감동을받았는지제대로표현될때까지고치고또고쳤다.

마침내다쓴글을봉투에넣고는상사에게잠시자리를비운다는허락을받고누구에게도알이지않고신문사로향했다.

내가하는노력에아무런결실이없다손치더라도최소한나는나의노력은한셈이다.

‘이것이내가부인에게돌려주는쿠키야’

신문사주차장에차를세우며생각했다.

관련부서를가까스로찾아가자마감시간에쫓기는편집장이단2분만의면담시간을허락했다.

“특별기고문을신문에실어주실지는모르지만…”내가말했다.“그리고투고료는받을생각일랑전혀없으니그냥실어만주시면고맙겠습니다.”

“나중에읽어보지요”편집장은이렇게말하며일어섰다.

네게주어진시간이벌써다된것이다.

몇일이지났고신문에는내글이보이지않았다.다른사람들의기고문이산더밀처럼있을터인데나는내글이편집장에게관심을끌것이라고확신을했을까?몇번이나신문사에게전화를걸려고수화기를들었다가는내려놓았다.

매일나는구직난을뒤적거렸지만내게알맞는자리는눈에띄지않았다.

그러든어느날내글이신문에실리지않을것이라고체념하고있을즈음신문에서우연히내글을보았다.내글을본사람이나뿐만이아닌것이분명했다.사무실비서의책상위에내앞으로온메시지쪽지가쌓이기시작했다.그중에하나는시내모제과점에서온것이다.긴장한채나는제과점에전화를걸었다.쿠키부인을위한일자리가있음을직감적으로느꼈다.몇분후나는쿠키부인을그제과점주인에게소개하기로약속했다.

흥분이갈아앉자내가혹주재넘은약속을한것은아닌가걱정이되었다.

그런데갑자기발자국소리가나더니손에신문을움켜진목사님이내책상앞에있었고그뒤에는쿠키부인이서있는것이아닌가.

“글잘읽었습니다.”목사님이말씀하셨다.

“직업소개소에신청하러가기전에그말씀을드리려고들렸서요.”

“거기가실필요가없서요”내가웃으며말했다.“시내제과점에일자리가있대요제가통역을할수없으니까목사님이제대신부인을모시고가주시겠어요?”

목사님도웃으셨다.

“물론부인을모셔다드리겠지만통역을할ㄹ필요는없을것같습니다.그집주인부부가멕시코사람들이라부인은금방적응할수있을겁니다.”

목사님과쿠키부인이떠난후나는구직난이눈에들어오지않았다.쿠키부인의일자리가확정되었는지궁금해서견딜수가없어서였다.

자신보다다른사람을생각하는쿠키부인에게서남을먼저염려하려는것을나도배우지않았던가.

나는호주머니에넣어둔다른쪽지들을꺼내읽었다.회사를떠나기전에메시지를남긴사람들에게전화를다하고가야지생각했다.그쪽지중하나는내눈을의심하게한글이적혀있었다.나는그메세지를몇번이나읽었다.

“한잡지사에서귀하의기사를읽고연락했음.혹시잡지사같은데서일호싶을때는언제든지전화하기바람.”

그리고그잡지사편집장의이름과전화번호가적혀있었다.


—-사랑라는사람에게주는25가지이야책에서보고베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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