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서 엇갈린 운명

농사만짓고살던두청년이각각상해와북경으로가기위해버스터미날에앉아있습니다.

그때옆에서두사람의대화를듣던한사내가끼어들었습니다.

“보아하니두사람모두가는곳이초행길인가본데아무런정보도없이함부로덤벼들면안됩니다.내가알고있기로는상해사람들은아주영특해서외지인이길을물어도돈을받는다고합니다.그리고북경사람들은순박해서끼니를굶는사람들을보면선뜻밥을주고입던옷까지벗어준다고들었어요.”


그말을들은두청년은잠시고민에빠졌습니다.상해로가려던청년은생각했습니다.

상해가그렇게삭막한곳이라면괜이갔다가거지가돼서돌아올지도모른다.차라리돈을못벌더라도굶어죽을염려가없는북경으로가는것이좋겠어!그렇게생각한청년은그나마아직타려던상해행버스가도착하지않은것이천만다행이라고여겼습니다.


반면에북경에가려고했던청년도나름대로깊은생각에잠겼습니다.상해가그런곳이라면길만가르쳐줘도돈을벌수있다면말그대로기회의땅이아닌가?노력만하면얼마든지부자가될수있는곳이야무엇이든지열심이일하가나하면그만한대가가충분히돌아온다는소리니상해로가야겠군!그는돈을벌수있는기회를놓칠뻔했다며혼자가슴을쓸어내렸다.두사람은기꺼이각자갖고있던버스표를바꿨습니다.그리고서로언젠가부자가되어다시만나자며각자떠낫습니다.

북경에도착한청년은정말대만족이었습니다.벌써한달이넘도록아무런일도하지않고빈둥빈둥거리를돌아다녔지만별탈없이지낼수있었습니다.굶기는커녕구걸을할때도많고사람들이인심도소문대로좋아서어려움없이지낼수가있었습니다.그는일자리를구하기보다는자유롭게거리를쏘다니며구걸해서얻는것으로하루하루를보냈습니다.


한편상해로간청년은첫날부터잔뜩긴장한채자신을다그쳤습니다.길을묻고화장실을갈때도돈을내야하는곳이라처음부터절약하지않으면안되는상황이었습니다.그리고자신도조금만부지런을떨고머리를써서노력하면돈을벌수있는곳이라고다시한번생각을굳혔습니다.그가가장먼저한일은흙과마른잎을석어만든걸름흙을파는일이었습니다.화분을가꾸는사람들에게필요한흙이었는데상해사람들이유난히꽃을좋아한다는사실을파악하고시작한일이었기에성과가좋았습니다.그는일년후화분용흙을파는전문가게를열정도로급성장할수있었습니다.

그는그것으로만족하지않았습니다.그는거리를걷다가우연히발견한더러운간판에서새로운사업을구상해서간판전문청소용역업체를설립했는데그것역시반응이좋아그의사업은날로번창하게되었습니다.그는그렇다고거만하게책상에앉아명령만내리는성격은아니었습니다.작은일에도직접나서파악하고해결하는적극적인자세를잊지않았습니다.


얼마후그는시장조사를위해북경으로가게되었습니다.기차에오른그는그동안구상한새로운사업에대한기대에부풀어있었습니다.북경에도착한그가가방을챙기고자리에서일어나는순간허리를굽히며힘없는소리로구걸하는사람을보았습니다.

“혹시여유가있으시면제게자선을베풀어주십시요.”

그순간두사람은서로의얼굴을보고깜짝놀랐습니다.두사람은세월이흘러지나갔지만5년전버스표를바꾸었던서로의모습을똑똑히기억하고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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