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채와 물고기

한유원지에화창한봄을맞이하여나들이를나온사람들로가득찼습니다.

“싱싱하게살아있는고기를직접잡아보세요.뜰채를빌려드립니다.“

유원지한쪽에서한노인이뜰채를들어보이며외쳐대고있었습니다.

청년이호기심어린얼굴로옆에있던여자친구에게말했습니다.

“우리도한번해볼까?내가아주큰물고기를잡아줄께!

수조안에는물고기들이가득했는데몇몇사람들이각자뜰채를이용해잡고있었습니다.

이때한사람이어른팔뚝만한물고기를막뜰채로건져올렸습니다.

그것을보고기대에찬청년이들뜬목소리로물었습니다.

“할아버지,그뜰채를빌리는데얼마입니까?”노인앞에놓인세개의뜰채를가리키며말했습니다.

여기서부터오천원,만원,만오천원입니다.

청년은수조속의물고기라면맨손으로도잡을수있을것이라생각하고가장싼뜰채를빌렸습니다.

청년이뜰채를수조안에넣자마자구석에있던커다란물고기한마리를낚아챘습니다.

“와정말커다란물고기다!”청년은소리를뜰채를힘껏들어올렸습니다.

그런데순간뜰채가찢어지면서팔딱거리던물고기가다시수안으로떨어졌습니다.

청년은다시오천원을내고다시뜰채를빌렸습니다.

“이번에는꼭성공할터이니잘보라고!”

그청년은여자친구에게자신있게말하고뜰채를수조안으로집어넣었습니다.

그러나이번에도결과는마찬가지였습니다.무려네개의뜰채가그렇게허망하게망가지고

청년은아주작은물고기한마리도잡지를못했습니다.


청년은화가치밀어노인에게거칠게말했습니다.

“아니할아버지이뜰채가너무약해서자꾸찢어지어서

물고기를잡아도뜰채가약해서낚을수가없으니이제뭐예요?”

그러자노인이허허웃으며대답했습니다.“아주간단한이치가아니겠나?

자네는가장싼뜰채로큰물고기만잡으려고하지않았나?

그뜰채가얼마나견뎌낼지를생각하지도않고무조건큰고기만노리지않았는가?

몰론보다좋은큰고기를원하는것은나쁘다는말은아닐세!

그러나자기의조건이어떤지를생각해봐야하지않나?

큰물고기를잡으려면그것을견뎌낼수있고

더크고튼튼한뜰채를먼저선택해야하지않는가?안그런가?“


노인의말에청년은다시발끈했습니다.

“하지만뜰채가약하고형편없던것은사실이잖아요?”

“그러니까내말은큰물고기를잡고싶으면그에맞는비싸고튼튼한뜰채를고르라는것일세!

아니면그냥작은물고기로만족을하던가!“안그런가?

2007년8월13일“참행복한세상”책에서보고옮겨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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