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비례대표선정의적절성에대한논란이일고있다.국가기관인사에대한논란도거세다.사람을등용한다는것은어떤과제보다도중요하며,조직의성패가인사에달려있다는것은누구도부인하지못할일이다.그래서옛날부터인사(人事)는만사(萬事)라고했다.
은(殷)나라를전복시키고새로운정권을창출한주(周)나라의승리뒤에는뛰어난인사검증시스템이있었다.문왕(文王)을도와혁명에선봉장으로활약하였던여상(呂尙)강태공(姜太公)은’육도(六韜)’라는병법서에주(周)나라인사시스템을’팔징지법(八徵之法)’이라는말로설명하고있다.인재를발탁(徵)하는여덟가지검증항목이다.
첫째,탁월한전문능력(詳)이다.’그분야에대한질문을던져그사람이그일에대하여어느정도상세한지식을가지고있는지관찰하라(問之以言以觀其詳)!’둘째위기관리(變)능력이다.’위기상황에그사람의대처능력을살펴보라(窮之以辭觀其變)!’셋째성실성(誠)이다.’주변사람을통해그사람의성실함을관찰하라(與之間諜以觀其誠)!’넷째도덕성(德)이다.’명백하고단순한질문으로그사람의인격을관찰하라(明白顯問以觀其德)!’다섯째청렴함(廉)이다.’재무관리를맡겨보아그사람의청렴함을관찰하라(使之以財以觀其廉)!’여섯째정조(貞)다.’여색으로시험해서그사람의정조를관찰하라(試之以色以觀其貞)!’일곱째용기(勇)다.’어려운상황에서그사람의용기를관찰하라(告之以難以觀其勇)!’여덟째술취했을때의태도(態)다.’술로취하게하여그사람의자세를살펴라(醉之以酒以觀其態)!’
주(周)나라는은나라에비하면도저히상대가되지않는소국이었다.그러나철저한인재검증정책이결국은나라를꺾고최후의승자로남게하였다.
오(吳)나라장군이었던손무(孫武)의’손자병법(孫子兵法)’에는장군을임명하는인사기준에대하여자세히적고있다.
장군은우선’보민(保民)’과’보국(保國)’의정신으로무장되어있어야한다.자신의명예와출세가아니라병사들을끝까지보호해야한다는’보민(保民)’과나를보낸조국을마지막까지지켜야한다는’보국(保國)’의정신으로현장에나서야한다.’진격을명령함에명예를구하고자하지마라!(進不求名)후퇴를명령함에죄를피하려하지마라(退不避罪)!이런장군은나라의보배(國之寶也)라고한다.’
리더는개인의문제를넘어서조직의생존을고민하는사람이다.다른사람의칭찬과비난에연연하여진퇴(進退)를결정한다면위대한리더라할수없을것이다.
손자는다음과같은5가지인사발탁세부항목을제시한다.첫째실력(智)이다.이때실력은병법이나줄줄외는머릿속의지식이아니라현장을읽어낼줄아는안목이다.둘째신념(信)이다.장군의신념은상생(相生)이다.그리하여병사들에게신뢰(信)를얻는것이다.셋째인격(仁)이다.인(仁)은배려와존중이다.그리하여병사들의마음을얻어내는것이다.넷째용기(勇)다.용기는모든것을책임질줄아는자세다.용장(勇將)밑에약졸(弱卒)이있을수없다.다섯째엄격함(嚴)이다.조직시스템을공평하게운용하고자하는노력이리더의엄격함이다.
진(秦)나라가춘추전국시대최후의생존자로남을수있었던것도고도의인사정책이있었기때문이었다.출신과성분,배경을가리지않는객경(客卿)이라는개방형인사시스템이바로진나라를강하게만든힘이었다.목공(穆公)에서진시황(秦始皇)에이르는5명의강력한CEO들은이원칙을고수하였다.
한때국내귀족들의반발에의하여이인사개방원칙이흔들리기도하였다.초나라객경출신이었던이사(李斯)는진나라황제에게외부출신인재를축출해야한다는’축객(逐客)’에대해반대하는상소문’상진황축객서(上秦皇逐客書)’를올렸다.
그는축객의부당성을알리는다음과같은명문을남겼다.’태산은한줌흙이라도사양하지않습니다.그래서태산같이큰산이될수있는것입니다(秦山不辭土壤故能成其大).황하와바다는조그만물줄기라도가리지않습니다.그래서깊은물이될수있는것입니다(河海不擇細流故能就其深).군왕도백성들을차별해서는안됩니다.그래야군왕의덕을천하에밝힐수있는것입니다(王者不?衆庶故能明其德).’
태산이큰이유는모든흙을받아들였기때문이요,바다가깊은이유는모든물줄기를받아들였기때문이다.천하의강한나라가되려면모든인재를받아들일준비가되어있어야한다는이구절은역사속에서증명된개방인사원칙이다.
‘한비자(韓非子)’에는’맹구지환(猛狗之患)’이라는고사가나온다.사나운개가있는가게에는손님이오지않는다는이야기다.조직에도사나운개(猛狗)가있다면인재는오지않는다.전국시대정치가였던순자(荀子)의말중에도이런말이있다.’선비에게질투하는친구가있으면주변에좋은친구가모여들지않는다(士有妬友則賢交不親).군주에게도질투하는신하가있으면그주변에뛰어난인재들이모여들지않을것이다(君有妬臣則賢人不至).’
인사(人事)는만사(萬事)라고한다.공평한인사시스템과관리는조직의힘을더욱배가시키고,무한경쟁의시대에더욱강한조직으로태어나게한다.인사에실패한조직은생존이위협받게된다는것은역사가늘우리에게가르쳐주는교훈이다.
<조선일보2008년4월19일자C10면박재희의손자병법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