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아껴서 하라

자금(子禽)이라는사람이묵자를찾아와서물었다.
저는말을잘하는사람만보면존경스럽습니다.그사람들이말을할때면발음이정확하고태도또한자연스러우며한마디한마디가모두이치에닿고논리가정연하지요.그런데저는어찌된일인지사람들앞에서기만하면다리가후들거리고입이떨어지지가않습니다.설사입을열었다해도생각과는너무다르게표현되니어쩌면좋습니까?제가말을잘할수있는무슨뾰족한방법이없을까요?


그러자말없이듣고만있던묵자가대답했다.말이라는것은그다지중요한것이안이요.세상천지에있는만물들이말하고사는것을보았소?해와달이세상천지를다비취어도그들은늘말없이제할일만할뿐이요어여쁜화초가비록말을안해도아름답기만하지않소?사람이아무리구변이좋다하더라도하얀말이검은말이될수는없는법이요.


묵자의말을듣고난자금은고개를끄덕였다.하지만그래도말을잘하는방법을알고싶었다.당신말이옳습니다.그런데말을잘하는능력이있으면유용하게쓰이지않습니까?제가어떻게하면이방면에서뛰어날수있는지요?

그대가굳이요청하니내가예를들어설명해주겠소.저기청개구리가보이지요?청개구리가하루종일쉬지않고울기만합니다.그런데사람들이아름답게여기든가요?이들의언어는아무런작용도하지않소.오히려사람들을괴롭힐뿐이요.반대로수탉이아무때나울던가요?날이밝기시작할때여러번반복해우는것을그대도알고있잖소?그런데그닭이우는소리를듣고사람들이잠에서깨어나하루의활동을시작하지않습니까?

자금은묵자의이야기를듣고무릎을탁쳤다.

“아,이제야알겠습니다.그러니까말하려고할땐다시한번생각해보고말할필요가없을때는입을열필요가없다는말씀을하시려는것이군요.”그러자묵자가빙그레웃으며고개를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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