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원의 기도

간호원의기도(김상화씀)

어느해4월초순부터42일간모종합명원에입원했었다.내체구에어울리지않는고혈압성동맥경화때문이었다.하여간쪽팔다리가마비된다는병이었는데무슨은총이나에게내려졌는지너무말끔히완쾌되어퇴원이후줄곧팔도강산을누비며대자연의아름다움을만끽하고있었다.

그다음해팔월초순경주토함산에서아침해돋이를맞았을때내평생처음으로남을위해진정으로기도를했었다.입원하고있었을때잠들기전매일내병실에찾아와서팔목을꽉쥐고기도를해주던그간호원을위한기도이다.


이름도성도잊어버린간호원이지만,눈물을글썽이며「하나님아버지불쌍한당신의아들xxx씨를위해…」이렇게시작되던그녀의잔잔했던음성과,누워서쳐다본귀에서턱,그리고목으로흐르는하얀선(線)을마음으로더듬으며「만능의구세주하나님,당신의은총을나에게내리게이름모르는간호원에게제발행복과당신의영광이함께있게해주소서」라고진심으로기도했다.


업혀서중환자실로실려간내가불과40여일만에퇴원할수있었던것은,의사의각별한치료의덕이크겠지만,뭔가과학이아닌인간의진심과인간이상의어떤힘이반드시작용했었던게아닌가싶다.만인이불구자가것이라고걱정했던내가주치의자신마저기적이라고말했을정도로정상을되찾게된데는,나는무신론자이지만,매일밤기도를해준그간호원의진심이기독교인이말하는하느님과의응답이되어나에게전도된것이아닌가생각아니할수없다.

사실간호원의고충은중병으로입원해보지않고서는헤아릴수가없다.저속한소설의주인공이나영화따위에등장하는간호원으로생각한다면큰착각이다.특히야간근무를하는간호원은아무리훌륭한의학박사도해낼수가없는환자의심리변화,신경의변화까지체크하여적절한치료를하게끔의사에게권유한다.

사실은내어머니가독실한기독교신자이기때문에입원하고있는동안목사님을비롯하여교자몇분이수차례내병실에서예배를올려주었었다.그런데예배가끝나면반드시병이나으면꼭우리교회에나오세요.라는말을잊지않는다.물론전도가기독교의사명이겠지마는이끝맺음말이참으로부담스러웠다.그에비하면간호원양의기도는아무런부담을느끼게하지않음은물론한마다도자기가다니고있는교회이름을입밖에내지않았다.퇴원며칠전「댁이그쪽이면몇군데교회가있으니까가까운교회에나가시는게건강에좋을것같습니다」라고권유할뿐이었다.


퇴원후건강한모습으로간호원실에안사차들렸을때그간호원양이얼마나기뻐했는지지금도그웃는모습이떠오른다.그때도물론교회이야기는하지않았다.아무런대가도없이또한간호원의근무조건에도없는환자를위한기도.한편으로생각하면가얼마나불쌍하게보였으면마치임종시의기도같은태도로나에게적선을베풀었을까라고생각되지만,조건없는기도,베푸는기도,교인을많이모이게하는전도가아난순박한기도,병이나아서퇴원하면고맙다는한마다남기지않고영영가버리는게상식으로되어있는한환자를위해서진심으로기도를수있는간호원이각박하고냉담한서울한복판에존재하고있음을나는하나의발견이라여기고있다.


<구상김동리외몇분이쓴사랑이여빛일레라의책에서보고베낀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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