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에 대한 예의

살아가면서가장슬픈일은가족을잃는것이다.세상의버팀목이던부모님이홀연히이승을떠나고언제나같이있을것같던남편이나아내,그리고형제자매가하나둘세상을떠나면그참담하고비통한마음은이루다말할수가없다.자식이부모에앞서세상을등지는경우에는그슬픔이어떤경우보다크다.부모마음에한이맺혀죽는날까지고통을안고살아간다고한다.


사랑하는사람을떠나보낸슬픔은어떤말로도,어떤방식으로든쉽게위로되지않는다.그래도그슬픔을위로하고어루만져주어야한다.그것도상제(喪制)의입장이되어진정으로슬픔을같이나누어야한다.그래서죽은사람을편안히보내고살아있는사람을위로해야하는상례(喪禮)는어떤예법보다중요하다.


그런데요즘의상례는너무형식적이아닌가하는생각이든다.죽은자의명복을빌고남은가족을위로해야하는자리가너무나의례적이다.문상하러갈때에는우선복장에신경을써야한다.남녀를불문하고검정색옷을입는것이예의이다.남자라면넥타이도검정색의것을매야한다.아무옷이나입고문상하러오는사람에게서는고인의명복을빌고그가족을위로하려는정성스런마음이느껴지지않는다.


빈소에들면우선무릎을꿇고분향을하고,고인에게두번절한뒤에상제에게한번절을해야한다.상제에게는절을한후잠시꿇어앉아비통한심정을마음으로전한다.달리무슨말이필요없다.어떤말로도그슬픔을위로할수없기때문에아무말도하지않는것이오히려더욱깊이갚이조의를표하는것이된다.

물론경우에따라서는말로인사를할수도있다.이때에는"삼가조의를표합니다.,얼마나슬프십니까?",뭐라드릴말씀이없습니다."등과같은짤막한표현을쓴다.부모님이돌아가신경우라면특별히"얼마나망극하십니까?"를쓸수있다.그런데이런표현을쓰더라도큰소리로또박또박말해서는안된다.그저들릴듯말듯작은소리로말하고또끝을흐리는것이예의이다.


얼떨결에상제에게"참수고가많습니다","고생되겠네요"로인사할수도있는데,이런말은상제에게위로는커녕불쾌감을줄수도있으니조심해야한다.



문상객이아무말을하지않는것이예의이듯,상제도아무말을하지않는것이이예의이다.상제는죄인이어서말을할주제가되지못하기때문이다.문상객이굳이위로의말을전하면그저"고맙습니다","드릴말씀이없습니다"라고짤막하게,그것도작은목소리로답례한다."얼마나슬프십니까?"라는문상객의인사에상제가"천만의말씀입니다"라고답하기도하는데,이는있을수없는망발이다.

상제는어떤경우라도빈소를지켜야한다.상제가문상객을위한답시고빈소를떠나

이곳저곳다니며문상객과어울리기도하는데,이는볼쌍사나운꼴이다.문상온

사람의복장,그리고그언행만보아도그사람의됨됨이와품격을알수있다.

이울러상제의태도와하는말만보아도상제는물론이고그집안의내력까지평가할

수있다.그러니상사때에는문상객이든상제이든적절한예법에따라엄숙하게

장례에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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