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한마디가남을기쁘게한다
요즘은세미나니,학회니,간담회니하며모임도많다.이러저러한모임에자주나가다보면정식인사를하지는않았지만낯익은얼굴들을만나게된다.오래간만에만나니반갑지않을수가없다.그런데인사를나눈적이없어반가운표시도제대로못하고겸연쩍은웃음만짓고마는경우도있다.
물론서로모르는처지라도,누가먼저라할것도없이악수를청하며반갑게인사를하기도하고,한쪽에서먼저이는체를하며인사를나누기도한다.반가워서한사람이먼저악수를청하면다른쪽에서도기다렸다는듯이악수를하며기뻐하는것이보통이지만,처음보는것처럼"누구시더라?"하며맥빠진반응을보이는경우도있다.상대를뻔히알면서도공연히골탕을먹이는것이다.이런사람치고인격자는없다.
또한두사람을잘아는사람의소개로정식인사를나누기도한다."아니,두사람,
아직모르고있었어?","아니,같은일을하면서인사가없었다니,서로인사하게"
와같이누가중간에서서소개를하는것이다.
이경우,그동안충분히낯은익었으나여전히어색하여"처음뵙겠습니다."라는
의례적인인사말을주고받는것이보통이다.그러나센스있는사람은"사장님말씀은
많이들었습니다."나"선생님께서는저를잘모르시겠지만,저는선생님을글을
통해서잘알고있습니다."와같이성의껏인사를하기도한다.이러한인사는그저
"처음뵙겠습니다."로인사할때와전혀다른느낌을준다.
나를알아주고인정해주는인사말을들으니기분이좋지않겠는가.그래서이런
인사말을건넨사람은상대방에게특별한사람으로각인된다.센스있는인사말이
상대방의기분을좋게만들어주고,그마음까지사로잡은것이다."말한마디에
천냥빚도갚는다."는속담이이럴때잘어울린다.
자기주장을내세워상대를설득해야하는토론회나좌담회등에서도센스있는말솜씨가
힘을발휘한다.상대편이자기의견을무시하고공격하면자기도모르게흥분하여남의
말을가로막고자기말을늘어놓기일쑤다.이런경우내용의잘잘못을떠나서말하는
사람의인품이땅에떨어진다.
상대가나의주장을반박하면침착하게다듣고나서발언권을얻은뒤에차분하게
자기생각을말하는것이바람직하다.이때곧바로상대의말에응대하기보다는선생님의
말씀잘들었습니다."나"참으로좋은말씀잘들었습니다.“와같은식으로상대를
추어준다.
그러면상대는의외다싶은생각이들다가도자기를인정해주니기분이좋아
진다.기분이좋으니자기를심하게공격하더라도너그러운마음으로상대의의사를
존중해준다.자칫싸움판이되기쉬운토론회가상대를인정해주는센스있는말한마디
로품위를찾을수있다.
상대를인정해주는말은상대를기분좋게만들어줄뿐만아니라자기자신도한껏높여준다.남을배려하는말은남다른인품의소유자에게서나나온다는것을주변사람들은다알고있다.문제는남을인정하고배려하는일이그리쉽지않다는데있다.남을인정하고높이는것이결국내가인정받고나를높이는길임을잊지말아야겠다.